마지정 씨는 IRP를 가입한 금융회사로부터 디폴트옵션 상품을 정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도대체 디폴트옵션이 무엇이며, 디폴트옵션 상품에는 어떤 것이 있는 걸까? 그리고 디폴트옵션 상품을 정하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는 걸까?

2022년 7월 12일부터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됐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동안 적립금에 대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가입자가 사전에 정해 둔 상품으로 적립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관련 법에서 디폴트옵션을 ‘사전지정운용제도’라 한다. 

IRP 가입자도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해야 하나?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과 IRP 가입자에게 적용된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와 IRP 가입자는 모두 자신의 퇴직계좌에 적립된 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 방법을 정하지 않고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적립금은 대기성 자금으로 남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익률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입자가 장기간 적립금을 방치하면 사전에 정해 둔 방법으로 운용하도록 한 것이 디폴트옵션 제도다. 

적립금을 전부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데, 디폴트옵션을 정해야 하나?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상품은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렇다면 적립금을 전부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가입자는 디폴트옵션을 정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어차피 만기가 없으니 디폴트옵션을 적용할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디폴트옵션 설정은 법적 의무 사항이기도 하고, 나중에라도 적립금을 만기가 있는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폴트옵션 상품에는 어떤 것이 있나?

IRP 가입자는 연금사업자가 제시하는 디폴트옵션 상품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 연금사업자가 제시할 수 있는 사전 지정 운용 방법은 크게 원리금이 보장되는 유형과 펀드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펀드 유형은 다시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드펀드(BF), 단기금융펀드(SVF), SOC펀드로 분류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은 어떻게 작동하나? 

디폴트옵션 상품을 정했다고 바로 적립금이 해당 상품으로 운용되는 것은 아니다. 디폴트옵션이 작동하려면 일정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먼저 신규로 IRP에 가입한 경우부터 살펴보자. 이때는 가입자가 부담금을 납입하고 나서 2주 넘게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디폴트옵션이 작동한다. 

기존에 IRP에 가입되어 있던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에는 먼저 IRP에서 운용하고 있던 금융상품의 만기가 도래하고 4주가 지났을 때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은 상태라면, 금융회사에서 가입자에게 2주 후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통지한다. 그러고 나서 2주가 지날 때까지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적립금을 사전에 정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운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디폴트옵션이 적용되기까지 6주 동안 만기 금액은 어떻게 운용될까? 만약 만기 후 일정한 금리를 약속하는 상품에 가입했다면 6주간의 대기 기간 동안 약정 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약관 또는 계약 사항을 따르는 상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낮은 수익률의 대기성 자금으로 운용된다. 

가입자는 디폴트옵션이 적용되기 전에 언제든지 스스로 운용 지시를 할 수 있다. 이때 가입자가 만기 자금 중 일부에 대해서만 운용 지시를 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운용 지시를 받지 않은 나머지 금액에만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 가입자가 원하면 만기 금액을 디폴트옵션으로 운용하지 않고 대기성 자금으로 남겨둘 수도 있다.

디폴트옵션이 적용된 이후 다른 금융상품으로 바꿀 수 있나?

디폴트옵션은 언제까지나 가입자가 스스로 운용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을 때 적용되는 제도이다. 따라서 가입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운용하던 적립금을 다른 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다. 다만 디폴트옵션 상품이 정기예금처럼 만기가 정해져 있는 금융상품이면 중도에 해지했을 때 약정한 금리를 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