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로 변신한 트위터의 방어전
글 : 김인순 / 인사이트아웃 대표 2023-10-24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는 2022년 10월,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했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가 경영을 시작한 이래 트위터에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직원 절반 이상을 해고한 것은 물론, 광고 외에 수입원을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월 8달러를 받는 유료 인증 제도(Twitter Blue)를 도입한 것도 논란을 일으켰다. 차단됐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도 복구시켰다. 크고 작은 트위터의 변화로 인해 사용자와 광고주는 많은 고충을 겪어야 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불안한 경영이 이어지자 많은 광고주가 플랫폼을 떠났다.
2023년 7월 1일 일론 머스크는 사용자가 하루에 볼 수 있는 트윗을 제한했다. 물론 일론 머스크는 봇(프로그램을 이용해 자동으로 글을 올리고 이용자가 가상의 인물이나 대상인 것처럼 운영하는 계정. 익명인 경우가 많아 욕설, 음란물 유포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을 막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라고 했지만 사용자는 불편함을 호소했다.
제한 규정에 따르면 유료 구독 모델인 인증 계정(verified accounts)은 하루에 1만 포스트까지 읽을 수 있다. 이에 반해 무료 계정(unverified accounts)은 읽을 수 있는 글이 하루 1천 개로 제한됐다. 트위터에 새로 가입한 무료 사용자는 하루 500개까지만 포스트를 볼 수 있다. 기습적으로 이뤄진 이 변화는 사용자의 많은 반발을 샀다.
이에 앞서 머스크는 로그인을 하지 않는 사용자는 트위터를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제 3자가 사용자 데이터만 긁어서 영업에 활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트위터는 자신들의 콘텐츠를 허락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AI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실제, 챗GPT등과 같은 생성AI는 대부분 뉴스 등 인터넷에서 훈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트위터는 더 이상 사용자 수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떠났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트위터 계정을 활발히 사용하던 유명인들이 2022년 말 이후 많이 사라졌다.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엘튼 존 등이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사용을 중단했다.
이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타가 돌연 트위터와 유사한 마이크로블로깅 소셜 미디어 스레드를 출시했다. 스레드는 서비스 시작 후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용자가 3천만 명을 돌파하는 등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언론에서는 스레드가 트위터의 자리를 빼앗는 것은 아닌지 연신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2023년 4월 트위터는 사명을 X(엑스)로 바꿨다. 7월 22일에는 트위터 서비스에 파란색 새를 대신해 X 로고를 전면에 내세웠다. X는 연결에 제한이 없다는 의미다. 이에 걸맞게 기존 기업과의 시너지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트위터의 새로운 CEO인 린다 야카리노는 “X는 오디오, 비디오, 메시징, 결제, 뱅킹을 중심으로 무한한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미래의 모습”이라면서 “아이디어, 상품, 서비스, 기회를 위한 글로벌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 AI를 기반으로 모두를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는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을 바꿨다. (뒤이은) X는 글로벌 타운스퀘어(공론장)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지출을 줄여 2023년 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단문 메시지를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에서 쇼핑과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슈퍼앱 X’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공격적인 비용 절감과 콘텐츠 이용 약관 변경이 과연 이탈한 광고주를 복귀시킬 수 있을지, 머스크가 꿈꾸는 슈퍼앱 전략이 고객의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틱톡도 단문 텍스트 포맷 서비스 내놔
숏폼 동영상으로 소셜 미디어 시장에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한 틱톡도 단문 텍스트 포맷 서비스를 내놨다. 틱톡은 Z세대가 주요 계층이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0억 명에 달한다.
틱톡은 지난 7월 24일 단문 텍스트 서비스 추가를 발표했다. 사실 이 서비스는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6월부터 테스트하고 있었다. 틱톡은 블로그 포스트에서 “텍스트 포스팅을 통해 틱톡 콘텐츠 창작의 경계를 확장할 것”이라며 “댓글, 캡션, 비디오에서 텍스트의 창의성을 뽐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틱톡의 텍스트 포스트는 음악이나 백그라운드 컬러, 스티커 등을 이용하면서 비디오와 사진 포스트처럼 개인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다. 다른 사용자를 태그하고 해시태그로 관련 주제어를 연결할 수도 있다.
틱톡은 미국에서 e커머스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주로 의류나, 가전제품, 주방기기 등이 대상으로 중국에서 생산, 유통되는,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상품을 미국에 판매하는 서비스이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틱톡이 직접 마케팅과 거래, 유통, AS 등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이 단문이나 e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숏폼 영상의 광고 매출을 넘어 ‘수익원’을 다양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른 소셜 미디어 서비스도 숏폼 시장을 계속 넘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도 도전장
트위터의 설립자 잭 도시가 이사로 활동 중인 소셜 미디어 스타트업도 최근 존재감을 더해가고 있다. 바로 ‘블루스카이’(Bluesky)이다. 이 회사는 7월 800만 달러(약 10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블루스카이는 “지속 가능한 개방형 소셜 네트워크(Sustainably Open SocialNetwork)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8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블루스카이는 다른 어떤 소셜 미디어보다도 트위터와 가장 유사한 서비스다. 초기 트위터의 지원을 받아 탈중앙화(decentralized) 프로젝트로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트위터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다 일론 머스크로 트위터의 주인이 바뀌며 관계가 종료됐다.
블루스카이는 현재 ‘베타 버전’을 테스트 중이다. 초대를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에이아이의 추산에 따르면 블루스카이 앱은 백만 건 이상 설치됐다. 심지어 이베이에서 블루스카이 초대장이 거래된다.
블루스카이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블록체인 프로토콜처럼 특정 집단이 통제하지 않는 개방형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가 아니라 유료 구독 모델을 수익 창출의 기반으로 삼았다.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탈퇴할 수 있는 프로토콜이다. 블루스카이는 고유한 도메인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내놨다.
블루스카이는 아직 다이렉트 메시지 기능은 없지만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트위터에 친숙한 사람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블루스카이는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 모두에서 접속해 게시물을 올리고 읽을 수 있다. 매력적인 게시물을 표시하는 ‘what’s hot’ 타임라인도 있다.
또 다른 스타트업 스필(Spill), 마스토돈(Mastodon) 등도 트위터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트위터 전 직원들이 만든 스필은 안전하고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 서비스다. 스필 역시 베타 서비스 중으로, 참여하려면 초대코드를 받거나 대기자 명단에 등록해야 한다. 스필은 흑인과 성소수자 등 소외된 그룹이 모이는 소셜 미디어로 성장하고 있다. 소외된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차별 없이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마스토돈은 2016년 출시됐는데 2022년 수백만 명의 신규 사용자가 유입되었다. 마스토돈은 분산형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신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호스팅할 수 있다. 사용자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있는 서버를 검색한다.
소셜 미디어 시장의 새 바람
2023년 1분기 기준 세계 49억 명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한다. 이 수치는 2027년까지 58억 5천만 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들은 단일 플랫폼에 묶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사용자는 6~7개의 플랫폼에서 네트워킹을 한다.
포브스 어드바이저에 따르면 2022년 소셜 미디어 앱은 490억 9천만 달러 시장을 형성했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소셜 미디어 앱 시장은 연평균 26.2%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디지털화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고객에게 접근한다. 소셜 미디어는 브랜드 인지도 구축과 매출 확보를 위한, 더없이 효과적인 수단이기 떄문이다. 실제 소셜 미디어 사용자의 76%가 노출된 광고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50%는 소셜 미디어의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제품을 신뢰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이 팔로우하는 인플루언서가 가진 진정성을 신뢰하고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가 단순한 앱과 플랫폼을 넘어서는 시대가 도래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 트위터가 장악했던 마이크로블로깅 소셜 미디어 시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마이크로블로깅의 새로운 절대 강자는 누가 될 것인가? 기존 기업과 스타트업 간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인순 인사이트아웃 대표
전자신문 ICT융합부 데스크 출신으로 20년간 보안 소프트웨어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재했다. 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실리콘밸리 혁신기업을 취재한 ‘파괴자들 ANTI의 역습’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