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받는 ETF 전성시대, 분배금 재투자하고 싶다면
글 : 오은미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지식콘텐츠팀 팀장 2023-10-16
지난해 6월 처음 나온 월분배형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올 8월 기준 총 31개 종목, 2조8104억원 규모로 커지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월분배형 EFT 성장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예상 가능한 현금흐름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현실화되면서 자산관리의 중심축이 적립에서 인출로 이동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매월 월급처럼 현금이 발생하는 월분배형 ETF가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월분배형 ETF는 짧은 배당 주기로 인해 재투자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경우 매월 발생하는 배당을 자신들의 필요와 생애주기, 스타일에 맞게 재투자함으로써 장기적인 복리효과를 추구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월분배 ETF가 변동성 관리에 유용하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금리 인상이나 인플레이션 등 증시의 불확실성이 쉽게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월분배형 ETF에 투자하면 매매와 상관없이 매월 일정수준의 현금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도 해외 우량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월분배 ETF나 다양한 전략을 기반으로 한 월분배 ETF들이 다수 상장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월분배금 사용 목적은?
매월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월분배 ETF의 큰 매력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월분배금 사용은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구분한다.
우선 생활비 등에 대한 지출이다.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가 오면서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금융 상품들을 통해 은퇴 후 제2의 월급을 만들려는 니즈들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월분배형 ETF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실적 배당형 상품 중 하나다.
'노후의 암살자'라고까지 불리는 인플레이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 노후 자산의 가치를 갉아먹지만 그 감가상각만큼 또는 그 이상을 분배금을 통해 충당할 수 있다.
매월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어느 정도인지 조금 더 와 닿을 수 있도록 예를 들어 보자. 연간 분배율 6%의 월배당 ETF에 1억원 투자해 ETF 가치의 변동이 없다고 가정해 보면 연간 600만원의 세전 분배금이 나온다. 여기에 발생하는 세금(15.4%)을 제외하면 세후 분배금은 약 507만6000원이 된다. 이를 12개월로 나누면 1개월마다 약 42만3000원이 실제 ETF를 투자한 계좌로 들어오게 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ETF의 가치가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의 계산이다. 실제로 분배금은 매수 시점의 과거 분배율이 아닌, 분배시점의 순자산가치와 분배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때 연금 계좌를 활용해 55세 이후 인출을 하게 되면 15.4% 배당소득세 대신, 3.3~5.5% 연금소득세만 부과되는 만큼 월 현금 흐름은 더 커질 수 있다.
분배금은 분배금을 재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한다. 젊은 투자자들은 투자 기간이 길게 남아있는 만큼 분배금을 재투자할 경우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복리효과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여기서 배당금 재투자가 지닌 효과를 한번 검증하고 넘어가 보자. 매월 받는 배당금을 2000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S&P 500지수에 투자한다고 할 때 투자 시기가 길어질수록 시장 하락기를 지나 시장이 다시 상승기에 접어들수록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재투자를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수익률은 각각 380%, 207%로 173%포인트(p)의 차이를 보였다.
물론 분배금을 재투자하고 싶을 경우, 배당금을 해당 종목에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TR 상품들을 선택하거나 분기나 반기마다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방법도 선택가능하다. 하지만 TR ETF의 경우,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 전체 ETF대비 10%가 안되는 수준이기에 (배당이 지급된 경우나 액티브형 제외시) 다양한 상품에 전략적으로 재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선택의 폭이 제한될 수는 있다. 또한 매월 분배금을 받는다고 하여 분기나 반기에 비해 수익률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분기나 반기, 또는 연 단위로 분배금이 지급되는 경우 분배금들이 ETF안에서 지급전까지 단기 채권 등 현금 등가물로 운용되는 경우들도 존재한다. 따라서 분배금이 지급되기를 기다리기 보다, 미리 받아 이를 적극적으로 운용해 보고 싶은 투자자라면 월분배형 ETF상품을 활용하면 된다.
분배금 재투자 전략은?
분배금을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재투자하고자 할 경우 크게 ▲대표지수 ▲ 혁신 성장 등 테마형 상품 ▲ 금리 추종형 ETF 세 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우선 대표지수형은 발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국가의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미국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 미국을 대표하는 지수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S&P 500 지수로 글로벌 시가총액의 60%를 차지하는 미국 우량 기업 500개를 모은 미국 대표 지수다.
나스닥 100지수도 있다. 나스닥 100지수는 세계 기술 주권 중심에 있는 미국 최고의 혁신 기업 100개로 구성된 지수로 적극적인 R&D(연구개발)와 특허 개발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지수다.
장기 투자가 가능한 상황에서 시장 초과 성과를 원하는 경우 '혁신 성장 테마' 상품을 선택지로 삼을 수 있다.
시장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을 수 있으나 산업 초기부터 모아가는 방식의 투자를 한다면 장기적으로 해당 산업의 성장을 수익으로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리추종형이 있다. ETF가 추종하는 금리의 일할 수익률이 ETF 가격에 반영되는 형태다. 추종하는 금리가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 경우 손실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은퇴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아 분배금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싶은 투자자, 그리고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위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금리 추종형 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오은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지식콘텐츠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