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들어갈 목돈, 시기에 맞춰서 준비하려면?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자녀에게 들어갈 목돈, 시기에 맞춰서 준비하려면?

글 : 송수열 /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팀 팀장 2023-09-04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저 (0.78명)수준이다. 게다가 OECD Economic Survey (Korea, 2022)에 따르면 한국의 첫 자녀 출산 연령은 32.3(세)이며 이는 주요국 대비 초산 연령이 높은 편이다. 즉, 늦게, 적게 낮는 트렌드이다. 저출산 주요 원인으로 취직난, 높은 주택가격이 꼽히는데 이와 더불어, 자녀 양육비 부담도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에서 양육비 부담이 가장 큰 나라로 알려지고 있다. 2021년 한국의 1인당 GDP는 약 4700만 원인데, 자녀를 만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은 약 3억6500만 원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한국 직장인의 주된 일자리 퇴직연령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미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2022년 기준 49.3세로 전년 보다 3.7년 줄어들었다. 말하자면, 부모는 일자리의 안정성이 줄어든 상태에서 자녀의 높은 양육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자녀의 양육이 단순히 학비지원에 그치지 않고 결혼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자녀를 위한 목적자금 마련은 건실한 계획과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면, 어떤 금융상품을 활용하여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좋을까? 크게 예적금, 주식, 펀드 3가지로 나누어 하나씩 따져보자. 





1. 예적금 : 원금 보장이라 리스크가 없을까?  


예적금의 가장 큰 특징은 원금 보장과 예금자 보호(최대 5,000만원)가 된다는 점이다. 가장 안정적이고 일반적인 목돈마련 방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충분한 목적자금을 마련을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금리수준이 장기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복리효과(복리의 마법)가 작동 할 수 있다.

예적금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 수준이 하락할 가능성과 물가상승률 수준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질금리 = 명목금리 – Inflation’ 이기 때문에 높은 금리 또는 낮은 물가상승률 상황에서 예적금이 보다 유리한 목돈마련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투자기간 동안의 금리 수준, 물가상승률의 수준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측면에서 실질금리가 낮아지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예적금으로 자녀를 위한 목적자금을 마련할 때 유의해야 또 한가지 할 부분은 투자 기간이다. 자녀의 목적자금은 보통 직장생활 말미에 발생할 수 있는 자녀의 대학입학이나 유학, 결혼 자금 등이 대표적이다. 자녀의 학령주기 12년 (초6, 중3, 고3) 및 취학 전 6년 정도를 더한 최대 18년을 감안하였을 때 예적금의 가입기간은 3년 또는 5년으로 상대적으로 짧다. 이런 경우 예적금 만기 시 금리변동도 있을 것이고, 다른 사용처가 생길 수도 있으며, 다른 목돈을 소비해야하는 유혹(?) 또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양육비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2. 주식 :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주변에서 종종 자녀를 위해 국내 S전자, 해외 A사(애플), D사(디즈니) 등을 꾸준히 사주는 등 자녀 경제 교육과 목적자금 마련을 준비하는 분들을 볼 수 있다.

주식은 장기투자 시 높은 기대수익률을 예상하고 투자하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 자녀의 경제관념 정립을 위한 교육 목적으로도 훌륭한 목돈 마련 수단임은 분명한 반면 주식투자 시 높은 수익률 만큼 높은 변동성 및 원금 손실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주식 투자는 자동 적립식 투자가 불가 하기 때문에,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한달에 한번 이든 분기이든 직접 매수를 해주어야 한다. 저축의 개념 중 매우 중요한 꾸준함이라는 필수요건을 스스로 정립하고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꾸준한 실천과 더불어 10년 이상 높은 성장성을 확신하는 종목을 선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10년 전 주식시장을 대표하던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트렌드의 변화 및 다양한 기업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에 의해 그 순위가 바뀐다. 과거의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 것처럼 지금의 기업이익, 기업가치 등이 업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변동성에 노출되게 된다. 

변동성이란 결국 주식 가격의 높고 낮음을 나타내는데, 개별주식의 경우 높은 변동성에 노출 될 수 있으며 매수, 매도 타이밍에 따라 수익률에도 큰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즉 주식을 통해 자녀 목적자금을 마련할 경우 단순 기대수익률은 높아질 수 있지만 높은 변동성을 꼭 기억해야 한다. 특히 자녀의 목적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주식가격의 높고 낮음이 심화된다면 매도 타이밍에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식투자는 굉장히 많은 종목에서 선택해야하기에 부모의 투자경험, 시간적 여유, 금융지식 등에 따라 자녀 목돈마련을 위한 일반적인 방법론으로 추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3. 펀드 : 위험의 분산, 그러나 여전히 남는 선택의 문제  


장기 투자에 있어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은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핵심 투자처 이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높다. 다만 개별 종목들을 개인이 연구하고 투자할 여유가 없는 현실 속에서 쉽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알아서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를 하는 펀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펀드는 우선 주식과 달리 적립식 자동 투자가 가능하여 미루기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전문가에게 위탁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마음 편한 투자가 가능하며, 일정 금액을 꾸준히 자동 적립식 투자로 이루어지게 하여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펀드도 그 유형과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선택의 문제가 발생한다. 

과거 성과가 우수한 펀드에 가입해야 할지,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펀드에 가입해야 될 지 등 주식 만큼은 아니지만 이러한 의사결정은 시간적 여유 또는 투자경험이 부족한 부모님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과거 자녀용 투자 컨셉으로 만들어졌던 주식형 펀드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대체로 성장성이 높은 국가 및 섹터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었다. 시황에 따라 기대수익률이 높은 것이 장점이었으나, 대신 수익률의 편차가 커지는 변동성에 노출되어 있는 부분이 약점이기도 했다. 변동성이 클 경우, 목적자금을 인출하려는 시점에 목표로 했던 자금이 손실이 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다면, 목표시점까지 기대수익률을 줄이는 대신 변동성도 줄이면서 투자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 글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바로 연금 투자 시 많이 선택하는 펀드인 TDF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다. 


TDF, 연금만 굴릴 필요 있나? 


TDF는 Target Date Fund의 줄임말로서 목표시점(Target Date) 까지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라는 자산배분 곡선에 따라 위험자산을 줄여주고 안전자산을 늘려주는 펀드이다. 

즉, 목표시점까지 글로벌 우량자산 분산투자, 시황에 따른 리밸런싱, 위험관리 (위험자산 축소 및 안전자산 확대)를 펀드가 스스로 다 해주기 때문에 장기 투자 목적인 연금에서 주요 펀드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타겟데이트가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손실확률 및 변동성이 낮아지는 구조이다. TDF가 국내 출시 7년만에 운용자산이10조원으로 성장한 데에는 투자자의 종목 선택 고민을 덜어주는 점, 생애주기에 따른 자동 자산배분이 가능한 편리함의 덕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TDF의 특성을 내 노후를 위한 목적자금 뿐만 아니라 자녀를 위한 목적자금 용도로 활용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2035년 대학을 간다고 가정하면 기존에 연금용으로 출시되어 있는 TDF 2035(2035년을 목표로 운용되는 TDF)에 가입하거나, 혹은 아예 자녀의 학령주기에 맞추어 설계되어 출시된 자녀용 TDF에 가입하는 것이다. 


연금용TDF vs 자녀용 TDF, 어떻게 다를까


글라이드 패스란 투자시점부터 목표시점까지의 자산배분 곡선을 의미한다. 연금용 TDF는 25~30년 정도의 취업 후 은퇴까지의 생애주기를 고려하여 설계되었다면, 자녀의 목적자금을 위한 TDF는 학령주기(최대 18년 =미취학6+ 초6 +중3 +고3)를 고려하여 12년 뒤를 타겟데이트로 하는 글라이드 패스 하에 운용된다. 연금용 TDF는 그 기간을 25~30년으로 잡아서 목표시점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을 때는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다가 목표시점이 다가올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늘린다면, 자녀용 TDF는 학령주기 12~18년을 기준으로 글라이드 패스를 설계하였다.

즉, 자산배분 곡선이 다르기 때문에 기간별 위험자산 비중 및 위험자산 비중이 줄어드는 속도 등도 다르게 된다.



자녀용 TDF 글라이드 패스 예시



연금용TDF vs 자녀용 TDF, 만기 차이는? 


연금용 TDF는 타겟 데이트 이후에도 연금투자자가 운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만기를 두지 않았다. (가입자와 수익자가 일치) 반면, 자녀용TDF는 상대적으로 투자기간이 짧고, 부모가 대신 가입해 납입하는 경우가 많다. (가입자와 수익자가 불일치) 따라서 만기이후 다양한 활용처의 특성을 반영하여 타겟데이트가 되면 펀드가 환매 되도록 설계되었다. 성년 자녀는 이 환매 자금의 운용주체가 되어 대학, 유학, 결혼 등 자립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자녀용 2035년 TDF 만기 상품 가입을 가정하였을 때, 현재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대학자금, 중학생이라면 유학자금, 고등학생이라면 결혼자금 등 다양한 목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이는, 앞서 살펴보았던 예적금의 성격 중 상대적으로 짧은 만기에 따른 목적자금 시점이 불일치했던 부분을 만기가 있는 펀드를 통해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 그 시사점이 있다.


TDF도 위험은 있다 


다만 예금과 달리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아니기 때문에 만기가 가까이 되어 손실이 날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TDF또한 펀드, 즉 실적배당상품이기 때문에 예금자보호법에 적용을 받지 않으며 손실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목적자금 달성에 적합하도록 손실 확률은 최소화하면서 평균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이는 TDF의 특징인 글로벌 분산투자 및 위험관리로 설명될 수 있다. 주식형 펀드는 만기에 높은 변동성에 노출되지만 TDF는 글라이드 패스(자산배분곡선) 상 목표시점이 가까워올수록 안전자산비중이 증가하는 위험관리가 되는 펀드이다. 즉, 목표시점이 많이 남아있을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적립금 성장에 중점을 두고, 목표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비중을 높여 적립금의 안정적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TDF의 특징은 주식이나 주식형펀드 대비 변동성 및 손실확률이 낮아지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비대면 미성년 자녀계좌 만들기로 첫걸음 


최근 비대면으로 미성년자 자녀명의 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자녀명의로 좋은 펀드나 주식을 사주기가 과거에 비해 매우 용이해졌다. 본 글에서는 연금용 펀드로만 생각했던TDF를 새로운 관점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해 보았지만, 누구에게나 적합한 방법이라 할 수는 없다. 부모가 여러 선택지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감내할 수 있는 위험 수준에서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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