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미래를 위해서는 재정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학자금 마련을 위해 예적금과 같은 금융상품을 들거나, 자녀 명의 금융계좌를 개설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자녀들에게 어린 나이부터 자신 명의의 투자 계좌를 가지게 함으로써 조기에 금융교육을 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및 복리효과를 바탕으로 이른 시기부터 자녀의 자산 형성을 효과적으로 돕고자 하는 목적이 우선일 것이다. 특히 미성년 자녀에 대한 증여세 감면 혜택을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인 자산 형성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니즈를 반영하여, 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미성년 자녀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장기투자와 절세효과를 결합해 자녀의 자산 축적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연금저축 계좌를 활용하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연금저축은 2013년 세법 개정 이후 가입연령제한 요건이 폐지되면서 갓 태어난 아기를 포함해 미성년 자녀 누구라도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성년 자녀에게 연금저축 계좌로 자금을 증여하고 운용할 경우 어떤 장점을 누릴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해 보자.

01. 과세이연 기능으로 재투자 복리효과 극대화한다

펀드 및 ETF(상장주식펀드)에 투자하면, 매매차익과 분배금을 포함한 수익금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낸다. 하지만 연금저축 계좌를 이용하면 당장의 세금 부담이 사라진다. 연금저축계좌에서 펀드나 ETF에 투자할 경우 수익금에 대해 원천징수하지 않고 과세를 미뤄주기 때문이다. 

과세가 미뤄진 수익금 중 분배금은 고스란히 재투자에 사용될 수 있다. 재투자는 복리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유용하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 원리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준수한 수익률이 뒷받침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때 이자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분배금을 추가로 투자함으로써 복리효과를 더 키울 수 있다. 자녀 명의의 연금 계좌의 경우, 투자기간이 긴 만큼 상당한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성공적으로 연금자산을 모은 후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인출할 때는 3.3~5.5%의 낮은 연금소득세만 내면 된다.

02. 기존 납입금에 대한 세액공제를 소급 적용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의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가 세액공제다. 하지만 직장이 없는 미성년 자녀는 내야 할 세금도 없어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수 없다. 그렇다면 나중에 자녀가 취업을 하고 내야할 세금이 발생했을 때, 과거 미성년 시기에 연금저축에 납입한 돈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을까? 가능하다. 과세제외금에 대한 ‘세액공제 전환특례’ 제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여한 자녀 명의 연금저축에 세액공제 받지 않은 납입금액이 2000만원 있다고 해보자. 시간이 흘러 자녀가 소득활동을 하면서 세금이 발생하게 되면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때 세액공제 전환특례를 신청하면 된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해당 금액 중 매해 600만원(세액공제 한도) 내에서 원하는 금액만큼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의 가정으로 돌아가보자. 어떤 한 해에 자녀가 직접 벌어들인 소득으로 연금저축에 300만원을 납입했다면 그해 600만원 한도 중 나머지 300만원을 기존에 증여했던 연금저축 납입금액 2000만원 중에서 적용받을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나머지 1700만원 역시 다음 해 또는 그 이후에 세액공제 전환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03. 적립식 장기투자로 자산증식 가능성을 높인다

기본적으로 과세이연 및 저율과세 등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연금저축 계좌는 적립식 장기투자를 적용해 운용하기에 적절하다. 적립식 투자는 소위 코스트 애버리지(Cost Average)라고 하는 평균매입단가 할인 방식을 이용해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코스트 애버리지란 정기적으로 저축하듯 투자하는 방식으로, 주식 등의 자산가격 하락 시 가격이 싸지니 매수하고, 그 반대의 경우 적게 매수해 투자자산의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이다. 이는 많은 금액을 일시에 투자한 후 유지하는 것에 비해, 글로벌 금융위기 등 자산가격 폭락 시기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약세장을 매수 기회로 삼아 누적 수익률을 제고할 수도 있다. 코스트 애버리지 방식을 활용한 적립식 투자가 장기간 이뤄진다면 자산증식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장기투자를 하면 자산가격 폭락장세에서의 손실을 만회함은 물론, 자산배분 및 재조정을 통해 위험관리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적립과 운용을 시작한다면 적립식 장기투자는 그만큼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04. 적립식 증여를 미리 신고하면 증여세 절감 혜택을 늘릴 수 있다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할 때 증여재산공제 금액은 10년 통산 최대 2000만원이다. 연금저축 계좌에 10년 통산 공제한도인 2000만원까지 증여하기로 하고, 이를 10년간 매월 나눠 적립한다면 월 16만원 정도씩 납입하면 된다. 

하지만 세금을 더 내지 않더라도 연금저축 증여 금액을 비과세 범위에서 2000만원보다 더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유기정기금 평가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적금, 적립식 펀드 등

과 같은 금융상품에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증여하고 싶은 경우, 이를 합쳐 미리 한번에 증여세 신고를 할 수 있다. 이때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정기적으로 미래에 발생할 증여액에 대해서는 현재가치로 환산(할인)해 계산하기 때문에 납세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세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 역시 이러한 규정이 적용된다. 홈택스를 이용해 비교적 간편히 신고할 수 있으며 유기정기금으로 증여계약서를 작성하고 필요한 서류들과 함께 신고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자녀 명의의 연금저축 계좌에 적립식으로 납입할 경우 연금저축 적립금은 연 3%(2023년 6월 현재 기준)로 할인한 현재가치로 평가되기 때문에 실제 증여 금액은 증여세 공제한도인 2000만원 이상까지도 가능하다. 

계산을 해보자. 현재가치가 2000만원으로 평가될 수 있는 향후 10년간의 납입총액은 실제로 2276만3160원으로 산출되며, 이를 월 단위로 쪼개면 18만9693원씩이 된다. 다시 말해 미성년 

자녀에게 10년간 적립식으로 월 18만원씩 연금저축에 납입하고 이를 증여하면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연금저축 적립식 납입 방법을 활용해 미리 증여 신고를 하면, 증여세를 내지 않고도 월 2만원씩을 더 증여할 수 있는 것이다. 

연금저축 계좌를 통한 증여가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꺼려지는 게 하나 있다면 자금이 묶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일 것이다. 만약 미성년 시기에 증여한 연금저축 납입금이 세액공제 받지 않은 돈이라면 이에 대해서는 세금 없이 자유로운 인출이 가능하다. 즉 목돈이 필요한 상황에 맞춰 중도인출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단, 중도 해지시에는 원금은 비과세이나 발생한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세(16.5%)가 부과된다. 

출처: 투자와연금1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