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전직 대기업 임원, 왜 사업하면 망할까?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유능한 전직 대기업 임원, 왜 사업하면 망할까?

글 : 김용전 / 작가 2023-07-14





이분에게는 두 가지를 알라고 권한다. 첫째,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오너 본능과 참모 본능의 구별이다. 40대에 대기업에서 직장인의 꽃이라는 이사까지 단 걸 보면 상당히 유능한 분인데, 이처럼 회사에서 눈부신 실적을 자랑하던 사람이 퇴직한 뒤에 자기 사업을 하다 실패하는 경우는 이분만이 아니라 상당히 많다 왜 그럴까? 회사에서 아무리 날고 기는 인재였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조직에 기대어서 일하는 참모 본능을 지닌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즉 회사에서 승승장구 일을 잘한 것은 본인만의 능력이 아니라 조직의 힘에 덕을 본 것인데 그걸 오너 본능이 있다고 착각해서 호기롭게 홀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으니 일이 잘 안 풀릴 것은 뻔한 일이다. 왜? 회사라는 조직의 배경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드물게는 참모 본능과 오너 본능을 겸비해서 자기 사업을 성공시키는 사람도 있지만, 이분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회사에서 발휘했던 자신의 능력만 믿고 섣불리 사업에 뛰어들 게 아니라 과연 나에게 오너 본능이 있는지를 잘 확인해야 한다. 왜냐면 타고난 오너 밑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서 일을 성공시키는 것과 자신이 직접 오너가 되어서 일을 성공시키는 것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예로 우리가 잘 아는 체 게바라 이야기를 해보자. 그는 카스트로라는 오너를 모시고 1959년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 정말 유능한 혁명가이다. 그리고 성공의 열매로 쿠바의 고위직을 역임하던 그가 다른 나라에도 혁명을 전파한다고 모든 자리를 내던지고 볼리비아로 떠난 것은 1966년의 일이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 1년 뒤인 1967년 볼리비아의 밀림 속에서 정부군에게 사살되는 운명을 맞이해서 그가 추진했던 혁명은 실패로 끝나버린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는 오너 본능을 지닌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쿠바에서처럼 혁명을 성공시키고자 했다면 카스트로 같은 오너가 있어야 했던 것인데 게바라는 ‘나도 오너 할 수 있다’라고 착각한 것이다.


그럼 오너 본능의 핵심은 무엇일까? 남들한테 욕먹어 가면서도 ‘내 것을 챙기는 처절한 소유욕’이다. 이분이 질문에서 ‘나도 사업을 해봤기 때문에 오너 본능이 발동해서 내 일처럼 열심히 했더니 오너가 잡는다’라고 했는데 착각이다. 오너 본능의 과점으로 본다면, 이분이 지금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내 일, 즉 마지막 희망을 건 이민 준비이다. 신생 중소기업 오너의 칭찬 한마디에 내 일을 제쳐놓고 남의 일부터 먼저 걱정하는 속성은 참모 본능의 전형이다. 물론 유능한 참모 본능을 타고난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그러나 참모 본능을 오너 본능으로 착각해서 일을 벌이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이분이 두 번째로 알아야 할 것은 ‘초심의 효용성’이다. 이는 비유하자면 시험과 비슷한데 우리가 객관식 시험을 칠 때 답이 애매한 문항이 있다면 처음 고른 답이 정답일 확률이 높다는 진리이다. 그래서 아리송한 답을 고쳤다가 ‘아 그냥 둘 걸’ 하고 후회하는 일이 많은데 왜 그럴까? 무엇이든지 초심이 가장 순수하고 완전히 집중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 ‘아, 이게 아니다’라는 분명한 확신이 섰다면 그건 고쳐도 된다. 그게 아니라 ‘이것일까 저것일까’라는 상태는 마찬가지인데 무언가 혼돈이 와서 다시 답을 고치면 그나마 초심의 효과는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시절이 하 수상하니 이분처럼 사업 실패를 겪고 인생의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이것일까 저것일까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때 다시 사업을 꿈꾼다면 나에게 오너 본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잘 판단하라. 남들한테 욕먹어 가면서도 내 것만을 챙길 치사 찬란한 소유욕이 없다면 사업은 재고하라. 그리고 고민을 거듭해서 어떤 결론을 내렸다면 주변의 살랑거림에 흔들리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그리로 나아가라. 왜? 나만큼 나를 위해서 고민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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