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윅>의 키아누 리브스가 <탑건>의 톰 크루즈보다 멋진 이유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존윅>의 키아누 리브스가 <탑건>의 톰 크루즈보다 멋진 이유

글 : 김봉석 / 작가 2023-06-28



지난 4월 개봉한 <존 윅4>는 2시간 49분의 상영 시간 내내 오사카와 파리 등을 오가며 칼로 찌르고, 총으로 쏘아대는 존 윅의 액션을 보여준다. 칼에 베이고, 몽둥이에 맞고, 아스팔트 바닥에 내던져지고, 202개의 계단 위에서 아래까지 몇 번이나 구르고 또 구른다. 처절하게 싸우는 존 윅을 연기하는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나이는 58세, 1964년생이다. 


2015년, 데이빗 레이치 감독의 <존 윅>이 개봉했다. 한때 전설적인 킬러였지만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리고 은퇴한 킬러 존 윅. 아내가 병으로 죽은 후 쓸쓸한 인생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존 윅의 클래식 카를 탐낸 강도가 들어와서 아내가 아끼던 애견을 죽여버린다. 그깟 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존 윅에게는 아내와의 추억을 공유한 가족이었다. 존 윅은 잊고 있던 킬러로서의 기억과 감각을 되살려, 갱단 두목의 아들인 강도를 찾아간다. 그리고 막아서는 모든 이들을 죽여버린다.




당시 50대 초반이었던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 연기는 우아하고 강렬했다. <폭풍 속으로>, <스피드> 그리고 <매트릭스> 등에서 멋진 액션을 보여준 키아누 리브스이기에 <존 윅>의 몸으로 치고받는 연기도 잘 어울렸다. 하지만 2편, 3편을 거치고 4편을 보고 있자니 짠한 기분이 들었다. 거의 60이 된 나이에 온몸을 내던지는 연기를 하는 키아누 리브스를 보는 것은 감탄스러우면서도 안타깝다.


1962년생의 톰 크루즈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위험한 스턴트까지 직접 하고 있지만, 키아누 리브스와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지난해 개봉하여 성공을 거둔 <탑건:매버릭>의 톰 크루즈는 영화 내내 젊은 배우들과 육체미를 겨루고 있다. 그리고 승리했다. 톰 크루즈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영화로서 <탑건:매버릭>은 탁월한 선전영화였다. ’나는 아직 늙지 않았고, 나의 육체는 젊은이들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아.‘ 톰 크루즈가 영화 내내 외치는 것 같았다.





상의를 벗지 않아 적집 비교는 힘들지만, 키아누 리브스의 몸매도 일급 배우로서 손색이 없다. 톰 크루즈처럼 강력한 근육으로 채워지지 않았어도, 충분히 건강하고 멋진 몸이다. 다만 과시하지 않는다. ’존 윅‘ 시리즈는 액션으로 승부하는 영화지만, 우아하고 세련된 설정이다. 존 윅은 고요한 내면과 개인적인 윤리를 가진 킬러다. 친구와의 우정, 주고받은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도덕과 인정이 없는 싸구려 킬러들도 많지만, 존 윅과 <존 윅4>에 등장한 그의 친구들 케인과 코지는 명예와 신의를 중시하는 중세의 기사 같은 존재다.


<존 윅4>는 우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킬러였던 존 윅이 우정을 나눈 친구는 중국인 케인과 일본인 코지다. 코지를 연기한 배우는 할리우드 영화에 많이 나오는 사나다 히로유키이고, 케인 역의 배우는 견자단이다. 코지는 전반부에 등장하고 사라지지만, 케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존 윅의 친구인 동시에 마지막 승부를 겨뤄야 하는 적으로 나온다. 맹인이지만 최고의 실력을 가진 케인은, 한국에도 개봉했던 일본영화 <자토이치>의 맹인 검객을 연상시킨다. 견자단은 키아누 리브스보다 한 살 많은, 1963년생이다. 지금 중화권 최고의 무술 배우다. 리얼한 액션이 필요할 때, 카리스마 넘치는 무술 연기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캐스팅 순위에 오르는 배우가 견자단이다. 최근 한국에서 개봉한 김용 원작 <천룡팔부:교봉전>의 주연도 견자단이다.


키아누 리브스와 견자단이 한 장면에 등장하여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감격스러웠다. 키아누 리브스는 일반적인 스타의 길을 걸은 배우는 아니다. 히트작이 많기는 하지만, 신인이나 인디 감독들의 독특한 영화에도 많이 출연했다. 불우한 성장 과정을 지냈고, 여동생이 암에 걸려 힘들었고, 여자친구가 유산하고 사고로 죽는 등 어려운 일도 많았다. 키아누 리브스는 힘든 과정을 거치며 스타로서의 자의식보다는 소탈하게 자신을 드러내며 방랑자 혹은 구도자 같은 모습을 주로 보여왔다.




견자단은 한때 최고의 액션 스타였던 이연걸과 동갑이다. 같은 학교에서 무술을 배운 친구다. 하지만 이연걸이 <소림사>부터 주연으로 성공을 거두고 <황비홍>, <동방불패> 등 최고의 자리에 올라 할리우드까지 진출하는 동안 견자단은 주로 조연에 머물렀다.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들이 호평을 받았지만 스타가 되지 못했다. 둘 다 액션을 잘 하지만, 견자단의 액션은 좀 더 리얼하게 보인다. 종합격투기 등의 기술도 도입했다. 무술감독과 주연을 맡은 <살파랑>, <도화선>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이연걸이 개인 사정으로 영화를 찍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견자단이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엽문‘ 시리즈가 대성공을 거두었고, <스타워즈:로그 원> 등에도 출연하는 등 중화권 최고의 액션 스타는 견자단에게 넘어갔다. 오랜 시간을 견뎌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키아누 리브스와 견자단은 보통의 스타 배우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으면서,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존 윅4>에서는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두 배우를 존경한다. 둘의 공통점이라면 꾸준함이 아닐까. 쉽게 타협하지 않고, 자신이 잘하는 것을 꾸준히 갈고닦는 것. 나이가 들어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이다.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 연기는 얼마 안 남았겠지만, 견자단의 액션은 좀 더 많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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