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의 천직을 찾기 위한 5가지 조건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인생 후반의 천직을 찾기 위한 5가지 조건

글 : 이제경 /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2023-05-12

은퇴설계 강의를 하다 보면 은퇴 시점과 관련해서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한쪽은 “죽을 때까지 일하고 싶다. 내 사전에 은퇴는 없다”는 입장이고, 다른 쪽은 “정년(60세)을 채우면 그만이지 더 이상은 일하고 싶지 않다. 되도록 빨리 은퇴하고 싶다”는 반응이다. 언제 은퇴할지를 놓고 이처럼 상반된 시각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일을 바라보는 오해에서 비롯되는 면도 없지 않다. 조기은퇴를 바라는 이들은 생활비가 부족하면 허리띠를 조금 더 졸라매면 되지, 더 이상 남 눈치 보면서 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일 것 같다. 반면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쪽은 일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일을 손에 놓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조기은퇴를 외쳤던 상당수가 은퇴 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사는 재미가 없다며 다시 일하기를 원한다. 물론 그 반대도 있다.  


과연 삶의 의미를 느끼면서도 일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인생 후반전에 일자리를 선택할 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다섯가지 조건을 제시해 본다. 




첫째는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일이어야 한다. 밥벌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노동 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면 몰라도 특히 인생 후반전에는 고려 1순위가 건강이다.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인간관계를 포함하는 ‘사회적인 건강’도 감안해야 한다. 은퇴 걱정 없는 자기 사업을 꿈꾸더라도 건강을 고려해서 업종과 비즈니스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둘째는 잘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물론 시대 흐름을 쫓아가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뛰어넘는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려고 든다면 성공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능력발휘를 할 수 있다.  


셋째는 좋아하는 일이어야 한다. 건강이 뒷받침되고, 실력발휘 할 수 있는 분야라도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일이라면 재고하는 게 좋다. 일찍부터 100세 인생을 디자인해야 하는 이유는 인생 후반전에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어려운 가정살림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넷째는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한다.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만약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일이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다섯째는 사회에 도움이 되면서 어느 정도의 보수가 뒤따르는 일이라면 금상첨화다. 그렇지 않다면 일이 아닌, 무료봉사일 뿐이다.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도 보수가 전혀 없다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기 쉽지 않다. 물론 자신만의 긍지를 가지고 봉사에 나서는 경우는 예외로 치자. 




나는 앞에서 얘기한 다섯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일자리를 ‘천직(天職)’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흔히천직이라 하면 성직자나 교사와 같은 특정 직업으로 한정 짓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심리학 영역에서는 천직을 특정 직업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누구든지 일을 통해 자기계발을 하고, 자부심을 느끼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느낀다면 천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예일대 에이미 브제스니예프스키 교수는 직업적 특성이 천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Work)을 대하는 자세에 따라 달라진다는 입장이다. 즉,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면 생업(Job)에 종사할 뿐이지만, 더 좋은 자리를 바라보고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일을 한다면 경력(Careers) 관리를 하는 것이고,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소명의식(Calling)을 갖고 일한다는 말이다.

 

인생 후반전에 하는 일이 천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주된 직장에서 은퇴한 후 한때 인터넷신문사를 운영할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21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기에 어떤 기사를 써야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또한 보험회사 임원을 10년 동안 했기에 광고주를 유치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도 부족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두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천직의 다섯가지 조건 가운데 건강과 사회 기여라는 측면에서 인터넷신문 설립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나는 인생 후반전일수록 ‘표적(목표+목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부족한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더라도, 일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다면 목적 지향적인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설사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천직은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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