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일자리 위협? 시니어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AI의 일자리 위협? 시니어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글 : 이제경 /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2023-04-11

최근 내가 몸담고 있는 기업에서 ‘월례 성공사례 발표회’가 있어 참석했다. 주말에도 불구하고 많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사뭇 놀랐다. 발표하는 내용을 듣고 또 한번 놀랐다. 10여명이 각자 업무에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를 어떻게 활용했으며, 그 결과 어떤 성과를 냈는지 공유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활용도는 다양했다. 수백건의 고객 목소리를 일목요연하게 유형별로 요약할 수 있었고, 엑셀파일에 저장된 정보를 활용해서 반복작업을 자동화하는 앱을 개발했으며, 해외 10~20대 입맛에 맞는 광고문안을 만들었고, 인터넷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광고 디자인을 손쉽게 만들 수도 있었다는 경험담이 공유됐다. 발빠르게 AI를 업무에 적용한 결과물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문송하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를 입버릇처럼 말하던 IT 문외한이었다. 앱 개발에 필수인 코딩을 전혀 모르는 이들이었지만 AI 도움을 받아 앱 개발자도 놀랄 정도의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이들은 ‘생성형 AI’를 ‘지 대리(챗GPT에서 따온 호칭)’라고 불렀다. 직장에서 일반적으로 대리급의 업무는 다양하다. 특정 전문지식이 없기에 상급자가 요청하는 다양한 업무를 하게 마련이다. 이처럼 성실한 ‘지 대리’를 마음대로 부려먹으려면 AI를 다룰 줄만 알면 된다. 누가 얼마나 빠르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업무 생산성이 달라지고, 결국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문득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말했다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이 떠오른다. 생존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환경 적응력이라고 했지 않았나. 요즘 우리 사회의 큰 환경 변화는 AI의 출현이다. 우리 일자리를 위협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게 있다. 우리 일자리를 빼앗는 주범은 AI가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말이다. 결국 AI 시대의 승자가 되기 위해선 다른 사람보다 먼저 AI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창 일하는 젊은 직장인은 물론이고 반퇴(半退)의 삶을 사는 베이비붐 세대에도 AI 활용 능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 젊은 직장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이고, 반퇴자들에겐 일자리를 다시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IT 리서치기업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직장인들은 업무관련 앱을 평균 11개 사용하는 걸로 조사됐다. 16개 이상이라고 대답한 직장인도 17%에 달했다. 비즈니스 전문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교육프로그램 20개(2022년 기준) 가운데 9개가 IT 관련 교육과정이었다. 요즘 직장인들이 생존하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치고 있는 지를 짐작할 수 있다. 




‘생성형 AI’의 출현은 인생 후반전에 접어든 시니어들에게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AI를 다룰 줄 알면 비서 역할을 해주는 ‘지 대리’를 공짜로 부려먹을 수 있다. 더 이상 엑셀, 파워포인트, 이미지 작업 등을 젊은이들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앱을 만들기 위해 코딩을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적자생존’이 아니라 ‘적자회생’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그야말로 ‘신 적자생존’ 시대가 열린 셈이다.    


AI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선 남들보다 먼저 시도하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어느 때보다도 창조능력이 중요해졌다. 창조성은 실패에서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좌고우면 하기 보다는 실패하더라도 남들보다 먼저 도전하는 게 낫지 않을까. AI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선 창의성이 절대적인데, 창의성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은 실패이기에 더욱 더 그렇다.




『신창조계급(Creative Class)』을 쓴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캐나다 토론토대)는 ‘창조계급’이 자본주의 사회의 승자라고 단정지었다. ‘승자 싹쓸이(Winners take all)’의 주인공인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즐기며, 자율성과 융통성을 마음껏 펼친다. 반면 노동계급과 서비스계급에 속한 이들은 근면성실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들의 소득은 시간당 최저임금 틀에서 크게 벗어나기 쉽지 않다. 창조성을 키우려면 나의 창조자산을 튼튼하게 쌓아야 한다. 플로리다 교수는 다양성, 개방성, 혁신성이 창조자산이라고 말한다. 노동계급이나 서비스계급에 머무르지 않고 창조계급으로 우뚝 서려면 창조자산을 구축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신의 ‘인지적 유연성’을 점검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꼰대’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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