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평생 함께 하려면 이런 준비가 필요합니다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반려동물과 평생 함께 하려면 이런 준비가 필요합니다

글 : 송양민 / 가천대학교 명예교수 2023-01-20



노년에 키우는 반려(伴侶)동물은 약간 무미건조(無味乾燥)해진 우리들의 삶에 사랑과 즐거움을 함께 가져다준다. 예전엔 ‘애완(愛玩)동물’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지만, 지금은 가까운 친구라는 뜻의 ‘반려동물’이라 부르는 것도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주인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바치는 개(강아지)와 함께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기쁨을 자주 느끼게 되고, 고령자들이 쉽게 빠지는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단조로운 은퇴 생활에서 벗어나, 색다른 관계를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키워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우리나라에선 개가 가장 많이 키우는 반려동물이지만, 고양이나 새 혹은 다른 동물을 키워도 좋다. 반려동물을 키움으로써 흡족한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활 방식과 주거지 형태에 잘 맞는 동물을 골라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시 아파트에 사는지, 시골 전원주택에 거주하는지에 따라 키울 수 있는 동물이 달라질 수 있다. 고양이 같은 독립적인 성향의 동물을 원하는가, 아니면 강아지 같은 의존적인 동물을 원하는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놀아주고 쓰다듬어 줄 수 있는 동물을 원하는지, 집을 지켜 주는 동물을 원하는지도 생각해볼 일이다. 되도록 오래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동물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건강과 웃음, 안정감을 주는 반려동물 


좋은 반려동물을 잘 선택해서 함께 생활하다 보면 신체와 정서에 많은 이득을 가져다준다. 동물 임상실험 연구에 따르면, 강아지 같은 반려동물을 쓰다듬는 행동은 고령자의 혈압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들의 재롱을 보면서 건강한 웃음을 되찾게 되고, 불안한 생활이 안정감을 찾아간다. 


또 반려동물은 외롭게 사는 노인들에게 새로운 우정을 나누는 동료가 되어 준다. 마치 인간의 말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듯이 행동하는 동물을 보면, 때때로 자녀들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위로가 되는 것은, 좋을 때나 힘들 때나 늘 우리 곁에 머문다는 점이다. 반려동물이 우리 인간에게 보내는 무한한 사랑과 신뢰감은 고령자들에게 정서적인 균형과 힘, 안정을 가져다준다.


물론 반려동물이 주는 즐거움과 주인에 대한 충성심에 대해서는 합당한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 먹이와 간식을 잊지 않고 주어야 하고, 반려동물이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해주고, 산보와 목욕도 제때 시켜주어야 한다. 이런 일은 매우 신경이 쓰이는 일이기 때문에 동물을 잘 관리할 자신이 없으면 처음부터 키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이들의 신체적·정서적 요구가 정말 다양하고 제각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동물은 넓은 생활공간을 만들어줘야 하고, 어떤 동물은 안전 울타리를 만들어 보호해줘야 한다. 또 혼자 지내는 시간이 필요한 동물이 있는가 하면, 무리와 함께 지내는 걸 좋아하는 동물도 있다. 이런 모든 점을 잘 고려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반려동물을 돌봐줘야 한다. 




반려동물의 건강 관련 지출, 사후 여파도 고려해야 


특히 나이가 많은 반려동물은 병원 치료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필자의 집에는 13살 먹은 고령견(高齡犬)이 한 마리 있다. 강아지가 3살이었을 때, 당시 주인이 돌보기 힘들다고 유기견센터에 버리려는 것을 아내가 얻어와서 키운 게 벌써 10년이 지났다. 강아지 사료와 간식, 배변용 기조기를 구입하고, 미용을 시키는데 매월 15~20만 원 정도 들어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필자의 집 강아지는 10살이 되면서부터 피부병이 생겨, 피부병 전문 동물병원에서 1회당 15만 원이 들어가는 항알레르기 주사를 1년에 3~4회는 맞춰야 했다. 또 10살이 되던 해에, 동네 동물병원에서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시켰는데, 이 검진 비용으로 20만 원을 지출했다. 이와 별도로 눈(백내장) 건강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안과 전문 동물병원을 찾았고, 눈 정밀검사비로 22만 원을 지출했다. 


강아지가 11살이 되면서부터 수술을 자주 받기 시작했는데, 이 비용 부담이 정말 컸다. 건강검진 결과, 신장과 방광에서 문제가 발견되어 외과전문 동물병원을 찾아가라는 조언을 들었고, 외과 전문병원에서 정밀검사 받는 데에 70만 원, 이어 신장 방광 수술을 받는 데에 74만 원이 들어갔다. 이 수술을 받은 후엔 6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하여 수술 효과를 체크해야 했고, 이 체크비용으로 1회당 16만 원씩 들어갔다.


그러나 일반 수술 비용은 암 치료 비용에 비해서는 별 게 아니었다. 필자의 집 강아지는 지난해 10월 방광 상태를 체크하는 과정에서 전립선암이 의심된다는 판정이 나왔고, 동물 종합병원에 해당하는 ‘2차 동물병원’으로 이송의뢰가 되었다(이때 동물병원에도 종합병원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2차 병원의 정밀검사(피 검사, 초음파 검사, CT 검사 등) 비용은 동네 동물병원과는 차원이 달랐다. 전립선암을 체크하는 정밀검사비와 시술 비용으로 300만 원이 들어갔고, 암 확진 이후 1회당 76만 원이 들어가는 항암주사를 4회 받았다. 


동물 암전문의 설명으론, 항암주사를 맞지 않으면 강아지가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고 하였는데, 강아지 주인인 딸아이는 “그냥 보낼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항암주사를 맞히겠다고 말했다. 항암주사를 맞으면 2~3주 후에 그 효과를 측정하는 초음파 검사가 필요한데, 여기에도 1회당 22만 원이 들어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반려동물 치료비는, 정말 걷잡을 수 없이 들어간다는 말을 필자는 새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고령(高齡)의 반려동물은 잦은 동물병원 출입에서 들어가는 치료비도 문제이지만, 사랑하는 반려동물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에 느끼는 상실감도 클 것이다. 그러나 노년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고령자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외로움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주변에 적극 권유하는 편이다. 다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점과, 여기에 들어가는 양육비와 병원치료비, 장차 예상되는 이별의 아픔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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