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없이 소비하는 기간 길어져… 은퇴 기간 예상은 '필수'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소득없이 소비하는 기간 길어져… 은퇴 기간 예상은 '필수'

글 : 박지혜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 2022-09-26

'당신의 은퇴는 언제입니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은퇴의 정의가 무엇인지부터 답을 내려 봐야 한다. 흔히 은퇴 시점으로서 ‘정년’을 떠올릴 것이다. 한국의 법정 정년은 60세다. 하지만 중장년층의 삶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은퇴는 단번에 이뤄지는 사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전적 의미로 퇴직은 '현직에서 물러남'을, 은퇴는 '직임(職任)에서 물러나거나 사회 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냄'을 뜻한다. 퇴직 이후에 또 다른 경로의 경제활동을 이어나간다면 아직 완전히 은퇴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고령층의 실제 상황은 어떨까. 대부분 정년을 크게 밑도는 50세 전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연령은 평균 49.3세(2021년 기준)다. 이처럼 이른 퇴직으로 60세 이후에도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과 지난해를 비교했을 때 60세(62.5→67.5%), 70세(38.0→44.4%) 등 모든 연령층에서 경제활동참가율이 뚜렷하게 높아졌다. 계속해서 더 많은 고령층이 늦은 나이까지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늘어난 배경 중 하나로 건강상태의 개선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소득수준도 높아지면서 고령층의 사망률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20년 83.5세로 지난 50년 사이 20년 이상 연장됐다.


오늘날의 은퇴자들은 과거 세대보다 훨씬 긴 은퇴기간을 보내면서 노후자금을 더 오랫동안 나눠 빼써야 하는 상황이다. 인출시기에 은퇴자산의 조기 소진과 빈곤을 야기할 수 있는 재무적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수명 연장과 관련된 재무적 위험은 ‘장수 위험’이라고 정의한다. 예상보다 오래 살게 됐을 때 생기는 위험이라고 할 수 있다. 장수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은퇴설계를 하게 되면 은퇴기간 중 자산이 조기 소진되어 빈곤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은퇴자가 장수 위험을 관리하려면 자신의 은퇴기간을 합리적으로 예상해야 한다. 평균적인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생명표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은퇴기간 예상에 유용한 두 가지 지표는 ‘기대여명’과 ‘생존확률’이다.


먼저 기대여명이란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몇 년 더 살지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다. 예를 들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50세(1970년생)의 기대여명은 34.9년이다. 즉 현재 나이와 기대여명을 합하면 84.9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기대여명은 ‘기대수명’과는 다르다. 기대수명은 정확하게는 출생 시 기대여명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연령별 사망률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갓 태어난 아기의 수명을 예측한 값이다. 앞서 살펴본 1970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62.3세였는데, 이는 2020년 기준 50세의 기대여명(34.9년)으로 계산해 본 값(84.9세)과 큰 차이가 있다. 이는 그동안 연령별 사망률이 계속 개선됐기 때문이다.


기대여명은 특정 연령까지 생존한 사람들에 한해 남은 여명을 보여주므로 그 연령이 되기 전 사망한 사람들은 기대여명을 산정할 때 제외된다. 특정 연령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의 은퇴기간은 기대수명으로 본 것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대수명이 아니라 현재 도달한 연령의 기대여명을 확인하는 것이 은퇴기간을 예상하는 더 합리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은퇴기간을 예상할 때 추가로 참고할 지표는 생존확률이다. 이는 특정 연령의 사람이 이후의 특정 연령까지 살아남을 확률을 뜻한다. 기대여명은 평균 생존연수로, 일부의 사람들은 이 수치보다 더 빨리 사망할 수도, 더 오래 살 수도 있다. 평균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분포까지 보기 위해 생존확률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2020년 생명표에 따르면 50세 남성 10명 중 2명 이상(25.8%)은 90세까지, 7.9%는 95세까지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60세에 은퇴한다고 하면 은퇴기간이 35년간 지속될 수도 있는 것이다.


수명은 그 자체로 불확실하다. 하지만 막연히 은퇴를 맞이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자료를 토대로 자신의 은퇴기간을 예상해본다면 은퇴자산이 너무 일찍 고갈되지 않게끔 투자와 인출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우리나라의 기대여명 및 생존확률 추이를 참고해 은퇴기간을 예상해보고, 이후 발표되는 통계청 생명표를 점검하며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 보자.


출처 : 대한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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