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하고싶은데 아내가 반대합니다. 어떡하죠?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사업이 하고싶은데 아내가 반대합니다. 어떡하죠?

글 : 김용전 / 작가 2022-05-23



보디 가드는 자신이 경호하는 대상 인물에 대해서 사적 감정을 지니면 안 된다고 한다. 행여 그 인물이 나쁜 인간이라는 감정이 들어가면 내가 목숨 걸면서까지 저런 인간을 지켜야 하나라는 의문이 생겨서 철저한 경호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직장인 고민을 상담하는 데도 마찬가지이다. 고민하는 질문자가 지닌 인간성은 상관없이 오로지 고민의 솔루션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간혹 그런 원칙이 깨지면서 질문자의 인성에 눈이 갈 때가 있는데 이 질문이 바로 그랬었다. 감정이 움직인 원인은 이분이 '그러면 공무원하고 결혼하지 왜 나하고 결혼했느냐고까지 하며 싸웠다'는 말 때문이다.


짧은 질문에 왜 굳이 그 말을 썼을까? 이유는 필자가 공감해주기를 바란 것이다. 신파조로 말하면 '청운의 뜻을 품은 사나이 가는 길에 장애가 되는 아내를 말려주세요' 이건데 잘못은 자기가 해놓고 그걸 막으려는 아내 가슴에 대못을 박으려고 하는 질문자의 얄팍한 의도가 괘씸했다. 이 세상에 남편이 잘되지 않기를 바라는 아내가 있을까? 그래서 솔루션을 주기 전에 '아내의 반대는 근거가 있다', 고로 이 부분에 대해서 먼저 아내한테 사과하지 않으면 아무런 조언도 해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회신을 보내면서 상담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부부싸움 중에 한 말을 가지고 남이 사과하란다고 해서 사과할 남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라? 바로 회신이 왔다. 자기가 지나쳤다는 걸 사과했고 답을 알고 싶으니 조언해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회신했다.




문제의 핵심은 전무에게 있다.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서 연봉만 축내는 전무를 사장이 어찌 반길 것인가? 어떻게든 내보내야 하는데 도통 움직이지를 않으니 처치 곤란이다. 이때 사장이 놀라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연봉을 올려주지 않고, 투덜대는 이분에게 전무를 데리고 나가서 독립해보라고 부추긴 것이다. 그런데 독립하면 전무는 이분에게 무용지물이다. 조카도 아니니 버틸 재간이 있겠는가? 사장은 데리고 독립해라, 이분은 전무 필요 없다. 이렇게 핑퐁 치는 것을 시쳇말로 쓰리 쿠션이라고 한다. 전무가 알아서 그만두라는 뜻이다. 바로 그 점이 아내도 미심쩍은 것이다. 진정으로 독립하라는 건가, 사장의 고난도 책략인가? 이분만 모르고 있다. 고로 독립하고 싶으면 전무의 거취를 미리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그랬더니 이분이 실행력 하나는 끝내줬다. 바로 회신이 왔는데 전무에게 확인했더니 그만둔다고 한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김칫국 마시지 마라, 사장이 절대로 독립시켜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단다. 전무의 판단이 옳다고 본다. 내보내고 싶은 전무가 나가고 그러면 고액 인건비가 고스란히 이익으로 남는데 왜 전기사업을 이분한테 떼어 줄 것인가? 그렇다면 전무가 나가는 상황인 만큼 연봉이나 인상해달라고 하는 게 현명한 처신이다. 물정 모르고 독립 운운하면 사장한테 또 한 번 망신만 당할 것이다. 그러자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부부싸움 안 합니다. 그리고 아내가 작가님 직접 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 합니다'라는 최종 회신이 왔다. 뜻은 고맙지만 사양했다. 그 어려운 사과를 하고, 신속하게 전무한테 확인한 본인이 잘한 것이고 끝까지 파국을 막아준 아내가 잘한 것이기 때문이다.




간혹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하고 싶은 사업을 추진하는 게 남자다움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맞는 말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아내 한 사람도 설득하지 못하면서 무슨 사업을 하고 어떻게 고객을 설득한단 말인가? 그리고 사업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동시에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에 만날 그릇 깨지는 소리 들리고 아내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면 그게 무슨 행복인가? 마누라 말 들으면 자다가도 콩떡 얻어먹는다는 옛말은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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