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주는 ETF도 있나요?
글 : 김수한 /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채널마케팅본부 본부장 2022-03-15
몇 년 뒤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강철수 씨는 요즘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들에 관심이 많아졌다. 노후생활비를 더 늘리고 싶어서다. 마음 같아서는 임대료가 든든하게 잘 나오는 상가라도 하나 사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여력이 다소 부족하다. 대안으로 찾고 있는 것이 월세처럼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금융상품들이다. 그러던 중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ETF에도 그런 상품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투자자들은 주로 주식형 ETF에 익숙하다. 당연한 일이다. ETF의 상당수가 주식형이기 때문이다. 또한 ETF 자체가 개별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매매되는 특징 이 있는 것도 한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는 일반적인 주식형 ETF 말고도 매우 다양한 ETF들이 존재한다. 그중에는 꾸준하게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것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배당주 ETF, 리츠(REITs) ETF, 채권 ETF 등이다. 그리고 이런 ETF들을 묶어서 인컴형 ETF라 부르기도 한다. 인컴(Income)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소득, 수입 등의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배당금, 이자, 임대료 등 고정적인 현금 흐름들을 ‘인컴’이라고 부른다. 또한 인컴형 ETF란 이러한 인컴이 발생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ETF를 의미한다.
인컴형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앞으로의 현금 흐름이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다. 리츠 ETF를 예로 들어 보자. 이 ETF는 주로 부동산 투자 간접상품인 리츠(REITs)를 편입한다. 그런데 리츠는 건물, 쇼핑시설, 물류센터 등의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료를 받는 구조다. 또한 법적으로 배당 가 능한 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매년 정기적으로 배당하게 돼 있다. 즉 과거에 얼마나 배당했는지를 살펴보면 앞으로 내가 받을 배당금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매년 주당 500원 정도의 분배금을 꾸준하게 투자자에게 지급 해 온 리츠 ETF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 이 ETF의 가격이 1만원이라면, 바로 매수할 경우 투자자는 향후 꾸준하게 투자원금 대비 연 5%의 현금 흐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투자를 하는 사람은 시장의 변화에도 마음이 상대적으로 편안하다. 시장에 충격이 발생해 리츠 ETF의 가격이 -10% 하락해도 2년만 버티면 받은 현금 흐름만으로 어느 정도 원금 회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대표적인 인컴형 ETF인 고배당주 ETF, 리츠 ETF, 채권 ETF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보자.
주식 투자 매력과 높은 배당수익
함께 누리고 싶다면, 고배당주 ETF
대표적인 국내 고배당주 상품으로는 ARIRANG 고배당주 ETF가 있다. 이 ETF는 KOSPI200 중에서 예상 배당률이 높은 상위 30개 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2021년 4.59% 를 분배했다. 해외 고배당 상품으로는 KINDEX 미국고배당S&P ETF가 있다. 리츠를 제외한 미국 전체 상장 종목 중 10년 연속 배당을 지급한 종목 중에서 현금흐름부채비율, 자기자본수익률, 연배당수익률, 5년 배당성장률 등을 고려해 100개의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안정적인 배당성장과 퀄리티 주식의 교집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해 상장 돼 올해 3% 수준의 분배금이 예상된다.
소액으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수익 받으려면, 리츠 ETF
대표적인 국내 리츠 ETF로 2019년 상장된 TIGER 부동산인프라 고배당 ETF가 있다. 국내 유일의 대체투자 ETF로 국내 상장 부동산, 리츠, 인프라 자산 등 12개에 집중 투자 하는 상품이다. 부동산 직접투자와 비교해 보면 해당 ETF의 장점이 좀 더 명확해진다. 가장 큰 장점은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으로, 개인이 직접 부동산에 투자 하려면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데 비해 이 ETF는 커피 한 잔 값인 5000원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세금 면에서도 유리하다. 직접 부동산 취득은 취득세,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보유세, 양도세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이 ETF의 매매차익은 국내 주식처럼 비과세되고, 분배금 등 배당수익도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특히 사고 싶을 때 사고, 팔고 싶을 때 팔아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것은 강 력한 장점이다. 게다가 다양한 우량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서도 별도의 관리가 필요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TIGER 부동산인프라 고배당 ETF의 2021년 분배금은 5.17%로 시중금리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대표적인 해외 리츠 ETF로는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 ETF가 있다. 이 ETF는 미국에 상장된 2,500개 리츠 중 배당 성향과 부동산 임대 및 매매수익이 높은 150개의 리츠를 골라 분산투자한다. 해외 리츠에 분산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으로 2020년 3.39%, 2021년에는 2.96%를 분배했다.
안정성이 우선이라면, 채권 ETF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채권 또한 대표적인 인컴 자산으로 분류된다. 채권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시중금리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채권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경제 지표는 금리다. 금리 상승기에 장기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자본 손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싶은 채권투자자라면 금리 상승이 예견되는 상황에서는 금리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 채권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단기 채권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국내 ETF로는 TIGER 단기채권 액티브 ETF가 있다. 국채, 통안채 등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되며 가중평균잔존만기는 0.4 수준으로 만기가 매우 짧 다. 해외 단기채권 ETF로는 TIGER 미국 달러단기채권 액티브 ETF가 있다. 가중평균잔존만기는 0.5 수준이며 미국채 위주의 안정적인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된다.
달러 단기채권은 위기 시
전체 포트폴리오 보험으로 작용
달러 단기채권의 경우 금리 이외에도 투자 포인트가 있다. 위기 국면에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비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금융시장 위기 때마다 코스피 지수나 나스닥 지수는 크게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반대로 크게 올랐다. 즉 위기 시 달러 자산이 있다면 주식가치 하락분을 달러가치 상승분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투자자라면 달러자산인 달러 단기채권을 보유함으로써 보험에 가입한 것처럼 유사시 포트폴리오 전체의 가치 하락에 대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달러 보유를 고민할 때 생각하는 것은 달러 예금일 것이다. 그러나 달러 단기채권 ETF를 보유하는 것도 장점이 많다. 일단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두 번째 장점은 만기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달러 단기채권 ETF는 만기가 없어 재가입이나 만기연장을 할 필요가 없다. 예금 대비 수익이 높은 편이며, 중도해지 수수료가 없다는 것도 매력이다. 달러 예금 등은 만기 전에 해지하면 페널티가 적용돼 수익률이 낮아지는 데 비해 달러 ETF는 페널티 없이 자유롭게 매도할 수 있다.
대표적인 달러 단기채권 ETF인 TIGER 미국 달러단기채권 액티브 ETF는 이자소득과 더불어 원달러 환율 오픈에 따른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달러선물 ETF 등 파생상품과 달리 연금저축이나 IRP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연금 투자자들도 투자가 가능하다.
김수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채널마케팅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