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이름에는 어떤 정보가 숨어 있는가
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2024-01-30
3. 어떤 TDF를 고를 것인가
11. 내게 맞는 TDF를 고르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12. TDF 이름에는 어떤 정보가 숨어 있는가 ←
펀드 이름이 왜 이렇게 길고 복잡할까? TDF 이름을 보고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테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거기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이 펀드에 투자하려는 이에게 적어도 이것만큼은 알고 투자하라는 뜻이다. 지금 당신이 투자하려는 펀드를 누가 운용하고 있고, 어디에 어떤 방법으로 투자하고 있고, 펀드는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가 하는 정보가 펀드 이름에 담겨 있다.
그렇다면 이름이 너무 길다는 볼멘소리는 잠시 접어두고, 그 뒤에 숨은 의미는 파악해 보는 게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 그러면 슬슬 시작해 보자. 여기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이 운용하는 TDF 두 종류를 중심으로 설명해 보겠다. 예로 들 펀드는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혼합자산자투자신탁종 류C-P2’와 ‘미래에셋자산배분TDF2035증권자투자신탁종류 C-P2e’이다. 도대체 어떤 펀드이기에 이렇게 긴 이름을 가지고 있는 걸까?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자.
① 누가 운용하는가
TDF 이름 제일 앞에는 자산 운용을 총괄하는 금융 회사 브랜드가 자리한다. 자산운용사는 TDF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글라이드 패스를 만들고, 여기에 맞춰 자산 배분을 하고 리밸런싱을 하는 주체다. 2021년 6월 기준으로 14개 자산운용사가 TDF 를 운용하는데, 가장 자산 규모가 큰 TDF를 운용하는 곳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자산운용사 이름 뒤에 붙은 ‘전략 배분’과 ‘자산 배분’은 일종의 서브 브랜드라고 보면 된다. 현대차의 그랜저나 소나타와 같은 개념이다. TDF는 시리즈 펀드다. 보통 자산운용사에서는 동일한 글라이드 패스와 운용 프로세스를 따르는 TDF를 5년 마다 하나씩 내놓는다. 이때 서브 브랜드는 동일한 시리즈에 속한 TDF를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당연히 브랜드에는 해당 TDF 시리즈가 가진 전략과 특색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략 배분’이나 ‘자산 배분’과 같이 TDF 의 운용 전략을 브랜드화하는 곳도 있고, 펀드 하나로 노후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한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려고 ‘마음 편한’, ‘알아서’, ‘하나로’와 같은 단어를 브랜드로 사용하는 곳도 있다.
② 목표 시점은 언제인가
TDF는 고객의 예상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스스로 조정해 준다. 통상 은퇴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을 때는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다가 예상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그 비중을 줄여나간다. 이때 예상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 타겟 데이트Target Date라고 한다. 금융 회사에서 목표 시점을 ‘빈티지’라고도 부르며, TDF 이름에 4자리 숫자로 표시하고 있다. 앞에서 예로 든 TDF에 ‘2045’ 또는 ‘2035’라고 쓰인 숫자가 바로 그것이다. 자산운용사에서는 5년 간격으로 새로운 빈티지를 가진 TDF를 내놓고 있는데, 지금은 2015년부터 2055년을 목표 시점으로 한 TDF가 판매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예상 은퇴 시점에 가장 가까운 빈티지를 가진 TDF를 선택하면 된다. TDF는 목표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비중은 줄여나간다. 따라서 같은 TDF 시리즈에서 2035보다 2045 빈티지에 편입된 주식이 더 많다. 서로 다른 자산운용사의 TDF 수익률과 위험을 비교할 때는 동일한 빈티지를 가진 것끼리 비교해야 한다.
③ 어디에 투자하는가
빈티지를 표시하는 4자리 숫자 뒤에 쓰인 ‘혼합 자산’ 또는 ‘증권’이라는 말은 투자 대상을 나타낸다. 자본시장법에서는 펀드의 투자 대상을 증권, 파생 상품, 부동산, 특별 자산으로 구분 한다. 그리고 각 자산에 투자하는 비율에 따라 펀드를 증권 펀드, 부동산 펀드, 특별 자산 펀드, MMF, 혼합 자산 펀드로 구분한다. 펀드 재산의 50%를 초과해서 증권에 투자하는 것을 증권 펀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을 부동산 펀드, 특별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특별 자산 펀드다. MMF는 펀드 재산을 전부 단기 금융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혼합 자산 펀드는 투자 비율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투자할 수 있다. TDF 중 상당수는 증권 펀드이고, 혼합 자산 펀드도 일부있다. 혼합 자산 펀드는 투자 대상을 확정하지 않고 가치가 있는 모든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찾아서 투자할 수 있다.
④ 모자형 펀드인가, 재간접 펀드인가
이제 TDF 이름에 ‘자투자신탁’이라고 되어 있는 부분을 살펴 볼 차례다. 먼저 투자신탁에 대해 살펴보자. 2명 이상의 투자자로부터 금전 등을 모아서 투자를 한다고 해서 펀드를 ‘집합투자기구’라고 한다. 집합투자기구는 그 형태에 따라서 투자신탁과 투자 회사로 나뉜다. 집합투자기구가 법적인 실체 없이 계약 관계로 이뤄진 것을 투자신탁이라고 하고, 실체를 갖춘 회사 형태의 집합투자기구를 투자회사라고 한다. 현재 국내 TDF는 대부분 투자신탁이다.
투자신탁 앞에 붙어 있는 ‘자’는 이 펀드가 ‘모자母子형 펀드’의 ‘자子펀드’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모자형 펀드는 펀드가 펀드에 투자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때 자산운용사가 투자 자부터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판매하는 것을 자펀드라고 하고, 이렇게 모집한 자금을 모펀드에 투자한다. 따라서 실제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투자는 모母펀드에서 일어난다. 이때 모펀드와 자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는 같은 곳이어야 한다. 모자형 펀드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것으로 재간접 펀드Fund of Funds가 있다. 재간접 펀드는 펀드 재산 총액의 40%를 초과 해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말한다. 펀드가 펀드에 투자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는 모자형 펀드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자형 펀드는 모펀드와 자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동일한 반면, 재간접 펀드는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모자형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재간접 펀드는 운용능력을 아웃소싱하려고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자산운용사에 운용을 위탁하는 TDF 중에 재간접 펀드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보수 구조도 차이가 난다. 보수란 펀드를 판매 및 운용하고 관리해주는 대가로 투자자가 금융 회사에 지불하는 비용이다.
재간접 펀드는 투자하는 펀드와 투자 대상이 되는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가 다른 경우에 이중으로 보수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모자 펀드는 모펀드와 자펀드를 같은 회사에서 운용하고 자펀드에서만 보수가 발생한다. 따라서 재간접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가 저렴하다. 다만 모펀드가 다른 회사의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그 비중만큼 이중으로 보수가 발생할 수 있다.
⑤ 어떤 종류형 펀드인가
이제 마지막에 이르렀다. 펀드 이름 제일 끝에 붙어 있는 ‘종류 C-P2’의 정체를 밝힐 차례다. 이는 TDF가 종류형Multi class 펀 드라는 뜻이다. 종류형 펀드는 하나의 펀드 내에서 다양한 판매 보수와 수수료가 다른 클래스를 여러 개 만들 수 있다. 왜 이렇게 하는 걸까? 만약 판매 보수와 수수료가 달라질 때마다 펀드를 새로 만든다면 소규모 펀드가 난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의 펀드 내에서 클래스를 나눠 보수와 수수료는 달리 적용하더라도, 각각의 클래스에 투자된 자금을 모아서 운용하면 펀드 규모가 작아지는 문제도 막을 수 있을뿐더러 운용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다.
펀드 이름 끝에 붙은 알파벳의 의미를 알려면 펀드 투자와 관련한 비용을 알아야 한다. 펀드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은 크게 수수료와 보수가 있다. 수수료는 펀드를 사고팔 때 한 번만 지불하는 비용이다. 가입할 때 내는 것을 선취 판매 수수료, 환매 할 때 내는 것을 후취 판매 수수료라고 하는데, 펀드를 판매하는 업무를 맡은 은행과 증권사에 지불한다. 펀드마다 수수료는 천차만별인데, 통상 펀드 판매 금액의 0.2~1.5%를 지불한다. 보수는 펀드를 판매하고, 운용하고, 관리해 주는 대가로 투자자가 지불하는 비용이다. 보수는 판매 보수, 운용 보수, 수탁 보수, 사무 보수로 구분할 수 있다.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이나 증권사에 지급하는 것을 판매 보수,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에 지급하는 것을 운용 보수, 펀드 자금을 보관하는 은행에 지급하는 것을 수탁 보수라고 한다. 그리고 전산 관리나 보고서 작성과 같은 사무를 담당하는 회사에 지급하는 것을 사무 보수라고 한다. 보통은 가입할 때 선취 수수료를 받는 펀드는 A클래스, 후취 수수료를 받는 펀드는 B클래스로 분류한다. 선취나 후취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보수를 많이 받는 펀드는 C클래스로 구분한다. 그리고 펀드 이름 뒤에 알파벳 A, B, C를 붙인다. 그러 면 ‘C-P’는 어떤 의미일까? 앞의 C는 선취 또는 후취 수수료가 없는 C클래스라는 뜻이고, 뒤의 P는 연금 가입자를 위한 펀드라는 의미다. 이때 연금저축 가입자를 위한 클래스에는 P 또는 P1, 퇴직연금 가입자를 위한 클래스에는 P2를 붙이기도 한다. 연금 펀드는 모두 C클래스이지만, 다른 C클래스 펀드에 비해 보수가 저렴하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가입하면 보다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는데, 이때는 클래스 이름 끝에 e를 붙인다. 따라서 펀드 이름 끝에 ‘C-P2e’라고 쓰여 있으면 온라인으로 퇴직 연금에 가입하는 투자자를 위한 펀드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