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의 본고장은 미국이다. TDF는 1993년 바클레이즈 글로벌과 웰스파고, 피델리티에 의해 처음 도입되었다. 하지만 TDF가 처음부터 대표적인 연금 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법정 퇴직금 제도가 없다. 그래서 대다수 근로자가 노후 소득을 위한 퇴직 급여 계좌를 설정하는데 소극적이었고, 연금 자산을 운용할 때에도 합리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직연금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6년에 연금보호법을 제정해 자동 가입 제도를 도입했다. 자동 가입 제도란 모든 근로자가 개인 퇴직 계좌를 설정하도록 하고, 원하지 않는 사람만 해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자동 가입 제도가 퇴직연금 가입자를 늘리는 데는 큰 역할을 했는지 몰라도 TDF 가입자를 늘리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TDF가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었던 것은 2007년에 도입된 QDIAQualified Default Investment Alternative 덕분이다. 우리말로는 ‘적격 디폴트 투자 제도’라고 할 수 있는데,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근로자를 대신해 사용주가 미리 정해둔 적격 투자 상품에 자동으로 투자하도록 한 것이다. 적격 투자 상품 중 하나가 TDF이다. 이때부터 은퇴 자산 운용 수단으로 TDF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기 시작했다. TDF 운용 자산 규모는 2007년 183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1조 5,870억 달러로 성장했다. 그리고 같은 기간 퇴직연금[DC, 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s(개별 퇴직 계좌)]에서 투자된 TDF 자금 규모도 167억 달러에서 1조 3,550억 달러로 늘어났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전체 TDF 자산의 85.4%가 퇴직연금으로 운용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 TDF 자산 규모 성장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