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TDF인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왜 TDF인가

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2024-01-10
출처 : 연금 자산 관리, TDF로 자율 운행하라

1. TDF란 무엇인가


1. 왜 TDF인가 

2. TDF란 무엇인가 

3. TDF가 어울리는 투자자는 누구인가 



본격적으로 TDFTarget Date Fund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연금의 특징을 살펴보는 일이다. 그래야 연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연금을 운용하는 수단으로 TDF가 제격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 없이 맞이하는 노후를 망망대해에 떠 있는 일엽편주一葉片舟에 비유하곤 한다. 당장은 평온해 보이지만 언제 몰아칠지 모를 거센 파도와 폭풍우에 대한 대비는 전혀 없어서다. 노후라는 큰 바다를 건너려면 거기에 걸맞은 튼튼한 배가 있어야 한다. 천만다행으로 우리에겐 연금이 있다. 


하지만 이 연금이라는 배에 어떤 엔진을 달고 어떻게 항해할 지가 관건이다. 천리마도 주인을 잘못 만나면 비루먹은 말이 된다. 다이달로스가 이카루스에게 달아준 날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할 줄 몰랐던 이카루스는 하늘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연금도 마찬가지다. 운용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연금이 갖는 특성을 파악한 다음 연금에 맞는 엔진과 항법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연금은 초장기 운용 상품이다


연금이 가진 첫 번째 특징은 초장기 운용 상품이라는 점이다. 20대 후반에 취직해서 60세에 정년퇴직을 한다고 치면 족히 30년을 넘는 기간 동안 연금을 부어야 한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연금을 수령하는 기간도 더해야 한다. 퇴직 이후 평균 수명까지 산다고 해도 20년이 넘는다. 연금을 적립하고 수령하는 기간을 전부 합치면 족히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운용해야 하는 상품인 셈이다. 사람들은 “땅에 투자하려면 20년 정도 묻어둔다는 각오로 사놓은 뒤 까먹고 있어야 한다.”라는 말을 한다. 이는 투자 기간에 따라 투자하는 상품이 다르다는 것을 말해 준다. 땅은 장기로 투자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 주식은 장기로 투자하는 걸 잊는 사람들이 많다. 주식과 같은 자산을 장기로 운용하면 위험이 줄어든다. 




유럽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우량 주식을 사라. 그리고 감옥에 가라. 10년 뒤에 나오면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대 수익은 그대로인데 위험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투자 수익이 높아진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의 버튼 G. 맬 킬 교수는 <랜덤워크 투자 수업>이라는 저서에서 1950년부터 2017년에 걸쳐 S&P500에 속한 주식을 보유했을 때 투자 기간에 따른 수익률을 분석했다. 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1년간 S&P500을 보유한 사람은 평균 10%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익률의 분포 폭이 너무 넓어서 투자 시기에 따라 52%가 넘는 수익을 얻기도 하고, -37%에 이르는 손실을 보기도 한다. 이렇게 수익률의 변동폭이 크면 투자자는 밤잠을 설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투자 기간을 5년으로 늘리면 최대 수익률과 최소 수익률의 변동폭은 28.6%와 -2.4% 사이가 되고, 10년으로 늘리면 20.1%와 -1.4%가 된다. 투자 기간이 15년이 넘어가면서부터는 최악의 기간을 선택해서 투자했을 때조차도 손실을 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평균 수익률은 비슷했다. 이처럼 장기 투자를 하면 수익률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연금은 초장기 투자다. 따라서 연금 자산 운용의 첫 번째 원칙은 투자 자산을 편입하는 것이다. 이것을 지키지 않고 다른 것을 시도해 봐야 헛일이다.




연금은 적립과 인출 과정을 거친다


연금은 얼마간의 목돈을 넣어두고 60여 년간 가만히 두는 금융 상품이 아니다. 퇴직 전까지는 매달 일정한 금액을 적립하면서 자산을 운용하고, 퇴직한 다음에는 적립금을 운용하면서 돈을 빼내 쓴다. 퇴직 이전에는 근로 소득에서 생활비를 쓰고 남은 돈을 적립하지만, 퇴직하고 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는 모아 둔 적립금에서 일부를 빼내 생활비를 충당해야 한다.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단계와 모아둔 돈에서 빼내 쓰는 단계가 있는 셈인데, 이 두 단계에서의 자산 운용 방식이 다르다. 포커를 예로 들어보자. 포커 게임에 참가한 사람은 판을 달리할 때마다 앞으로 나올 패를 생각하며 가능성에 돈을 걸어야 한다. 손에 든 패와 앞으로 나올 패를 예측해서 베팅을 한다. 이 뿐만 아니다. 밑천에 따라서도 돈을 거는 방식이 달라진다. 새 판이 시작될 때마다 누군가 계속해서 밑천을 대준다고 해보자. 이렇게 되면 이번 판을 잃어도 다음 판을 기약할 수 있다. 그래서 기회가 올 때 좀 더 과감하게 베팅을 할 수 있다. 계속 돈을 걸다 보면 딸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 판돈을 대주던 후원자가 앞으로 몇 판만 밑천을 대고 더 이상은 안 대겠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과감하게 베팅을 하다 몇 판을 내리 지면 밑천이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이전보다 신중하게 돈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게임을 하다 보면 몇 판을 연속해 잃은 다음에야 몇 판을 계속 따기도 한다. 그런데 몇 판을 내리 지는 동안 밑천이 바닥나면 나중에 돈을 딸 기회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돈을 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퇴직까지 기간이 많이 남아 있을 때는 위험 자산에 투자를 하고, 퇴직이 임박해 올수록 그 비중을 줄여 나가야 한다. 그리고 퇴직 후 연금을 수령하는 시기에는 보다 안정성이 높은 자산을 택해 연금을 운용해야 한다. 이처럼 연금은 적립 할 때와 인출할 때 관리를 다르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이 수십 년에 걸쳐서 이 같은 관리를 능수능란하게 하기란 쉽지 않다. 적립과 인출 시기에 맞춰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상품을 편입하는 게 좋다.


연금 운용, 권한도 책임도 가입자에게 있다


연금의 운용 주체는 어느 누구도 아닌 가입자 본인이다. 가입자 스스로 연금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고, 결정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 연금을 어떤 금융 상품으로 운용할지, 연금 불입을 중도에 그만둘지 또는 계속 불입할지, 인출할적립금으로 종신형 연금을 구입할지 아니면 적립금을 투자 상품에 맡겨두고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쓸지, 이 모든 것을 연금 가입자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어떻게 활용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연금에서 정말 중요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 소크라 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경구는 여기서도 유효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기간에 걸친 연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목돈이 있으면 중간에 찾고 싶고, 한번 잘못 가입돼 있어도 계속 그대로 두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퇴직연금 가입자의 행동을 보면 주식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원리금 보장 상품에 많이 가입하고, 주식 시장이 좋을 때는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다. 문제는 이렇게 선택을 하고 난 뒤에는 시장이 어떻게 변하든 쭉 그대로 둔다는 점이다. 2017년에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퇴직연금 가입자 열 명 중 아홉 명[DC형Defined Contribution(확정 기여형) 91.7%,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개인형 퇴직연금) 87.6%] 은 처음에 금융 회사의 도움을 받아 운용 지시를 하고 나서 한 번도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퇴직연금에 가입할 당시 주식 시장 분위기가 평생 자산 배분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이처럼 연금을 운용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나’라는 존재는 비합리적인 면이 많다. 그래서 권한의 상당 부분을 자동 항법 장치에 위임할 필요가 있다. 


연금은 잘 분산된 상품에 운용해야 한다


연금은 정부가 국민의 노후 자금 마련을 돕기 위해 세제 혜택까지 주면서 만든 제도이다. 대신 사람들이 마음대로 운용하다가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데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개입하고 있다. 적립금을 함부로 찾아 쓰지 못하도록 인출 조건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60세 이전에 찾아 쓸 수 없고, 퇴직연금도 중도 인출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개인연금도 중도에 해지하면 그동안 받았던 각종 세제 혜택을 물어내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적립금을 개별 주식이 아니라 펀드에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펀드의 특징은 분산이다. 펀드는 국내외 다양한 주식과 채권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고 있고, 이러한 펀드를 또 여러 개 편입하면 이중, 삼중으로 분산 투자를 하는 셈이다. 연금을 분산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글로벌 분산이다. 자국의 금융 자산만 고루 가지는 것으로는 분산이 충분하지 않다. 한 나라의 금융 자산을 모두 가지더라도 해당 국가가 가진 고유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없다. 분산 효과는 성격이 다른 위험 자산을 결합했을 때 효과가 발휘된다. 분산 범위를 글로벌하게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국가별 분산을 한다고 여러 나라 정기 예금에 가입해 봐야 분산 효과는 크지 않다. 하지만 투자 자산은 그 효과가 크다. 예금 자산에서 투자 자산으로 바꾸면서 글로벌 관점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연금, 투자 엔진으로 자율 운행하라


지금까지 살펴본 연금의 네 가지 특징을 간추려보자. 우선 초장 기로 운용하고, 자산은 분산돼 있다. 이 두 가지 특징에 가장 잘 맞는 자산이 투자 자산이다. 투자 자산은 야생마와 같아서 힘은 좋지만 다루기 어렵다. 야생마인 투자 자산을 길들이는 두 가지 장치는 바로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다. 연금은 이 두 가지 장치를 모두 갖고 있으므로 연금과 투자는 찰떡궁합이다. 다만 연금은 초장기로 운용하기 때문에 동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연금 가입자는 적립부터 인출까지 수많은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그 과정이 복잡할 뿐 아니라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 개인은 분위기에 휩쓸리고, 비합리적이고, 변화를 싫어하고, 게으른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연금 운용의 일정 부분은 자동 항법 장치에 맡겨두는 것이 좋다. 투자 엔진과 자율 운행, 이 둘이 좋은 연금을 만드는 키워드이다. 비유하자면 연금은 노후라는 태평양을 건너게 하는 배와 같다. 파도는 거칠고 날씨는 예측하기 어려운데 우리는 운전이 서툴다. 연금이라는 배의 엔진은 확정 금리를 주는 단기성 금융 상품이 아닌 장기성 투자 자산이어야 한다. 이 배는 출발할 때 전문가와 함께 몇 가지 의사 결정을 한 다음 자동 항법 장치에 맡겨두는 게 낫다. 이렇게 하면 노후라는 태평양의 파도도 우리를 집어삼키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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