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확 찐 자'가 되지 않으려면?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60대 '확 찐 자'가 되지 않으려면?

글 : 송양민 / 가천대학교 명예교수 2020-04-07

나이가 60대에 접어들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뱃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밤에 아내와 함께 맥주 캔을 한잔 마시고, 곁들어서 치킨이나 안주를 자주 먹는 탓이 아닌가 싶다. 요즘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쩍 많아지면서, 간식까지 가끔 먹다 보니 어느새 '복부비만'이 위험선에 이르게 됐다. 코로나 사태가 끝날 즈음엔, 복부비만이 심각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소식(小食)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실천해야 할 생활습관이다. 지난 80여 년간 물고기, 파리, 쥐, 원숭이 등 수많은 동물 실험을 통해 소식은 수명연장에 큰 효과가 있음이 드러났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원숭이를 두 그룹으로 나눠 관찰한 결과, 식사량을 30% 줄인 그룹은 정상적인 식사를 한 그룹에 비해 사망률은 8%, 암'심장병'당뇨 등 노화 관련 질환 발병률은 18% 더 낮았다. 쥐 실험에선 식사량이 30% 줄어들면 수명이 최대 40% 늘어났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소식의 효과는 광범위하게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소식을 실천하기가 정말 힘들다. 나이를 먹을수록 식탐(食貪)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과다한 영양섭취로 나타나는 복부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복부비만을 장기간 방치하면 당뇨병과 심장병 등 심각한 성인병으로 발전한다.


한국인이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는 대략 2000∼2500㎉ 수준이다. 하루 세 끼 밥과 그에 딸린 반찬과 국을 먹고, 하루 한 번쯤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의 고기를 먹었을 때 해당하는 열량이다. 30대까지는 가만히 있어도 숨을 쉬고 소화하고 잠자는 데 1500㎉가 소모되지만, 60대 이후에는 기초대사량이 1300㎉ 이하로 떨어진다. 먹고 남은 칼로리는 모두 지방으로 바뀌어 우리 몸에 남기 때문에, 60대는 젊은 시절과 똑같은 음식분량을 먹어도 살이 찌게 된다. 비만을 피하려면 하루 칼로리 섭취량이 2000㎉를 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식사의 양은 줄여나가는 게 자연의 섭리에 맞다. 나이가 들어 운동량이 줄었는데 식사의 양이 예전과 같다면 체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원래 식사는 좀 모자란 듯이 하는 것이 좋다. 우리의 뇌가 '배가 부르다'라고 느꼈을 때에는 배가 100% 찬 것이 아니라, 120%가량 찬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뇌가 ‘배가 부르다’고 느끼기 전에 이미 배는 꽉 찬다고 생각하면 된다.


건강을 위해 음식을 적게 먹는 소식이 강조되기는 하지만,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수년 전, 우리 사회에서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충분하다'는 1일1식론(一日一食論)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적게 먹을수록 건강해진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사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로마시대에서는 하루 1∼2끼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중세시대에도 사람들이 2끼를 먹는 것이 관행이었다.


우리나라도 조선 시대까지 하루 2끼 식사는 양반이나 평민 모두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보면, 우리 인류에게 하루 세끼 식사가 보편화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아무리 적게 먹는 것이 좋다고 하여 하루 세끼 식사에 익숙해진 몸을 다이어트를 위해 갑자기 한 끼, 두 끼로 줄이면 폭식(暴食)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려면 하루 3끼 식사는 꼭 챙겨 먹되, 간식이나 야참은 적극 자제해야 한다고 보건학자들은 말한다. 그 대신 비타민(vitamin)과 미네랄(mineral) 같은 필수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는 권고다. 3끼 식사를 통해 칼로리 공급은 적절하다 하더라도, 칼슘과 철분, 아연, 비타민 등 소량이지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의 결핍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면 고령자에겐 어떤 식단이 건강 장수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싱거운 전통 한식'이라고 말한다. 전통 한식 식단에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야채 반찬이 많기 때문이다. 집에서 먹는 식으로 음식을 소박하게 먹는다면 절대 과식을 할 수 없다. 소박한 밥상이라도 자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그것을 즐겁게 먹을 수 있다면 밥상은 소박할지 몰라도 마음은 풍요로워지고 몸도 건강해진다.


한식 식단의 최대 장점은 채소를 많이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인데, 최근 서구에서도 채소를 열심히 먹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장수 지역에서 일제히 나타나는 장수인 식단의 공통점은 채소류의 섭취에 있다. 종류에 관계없이 채소를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채식의 장점은 크게 4가지다.


첫째, 신체와 혈관의 노화를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채소에는 건강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없을 뿐 아니라,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섬유질이 소장(小腸)에서 머무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포획하여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둘째, 혈압도 낮춰준다. 채소의 섬유소가 혈관의 기름때를 서서히 녹여 혈관을 넓혀 준다.


셋째, 골다공증 위험도 줄인다. 육류의 단백질은 분해되면서 질소, 유황 화합물 같은 산성(酸性) 물질을 생성해 뼈에서 칼슘을 빼앗아간다. 반면 채식, 특히 현미 같은 통곡물은 칼슘과 마그네슘이 함께 들어 있어 골다공증(骨多孔症) 예방에 최적이다.


넷째, 암 발생 위험도 줄여준다. 몸에 섭취된 채소는 육류보다 장(腸_)에서 배출되는 시간이 4배 이상 짧아 발암 물질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으며, 채소류에 많이 들어 있는 엽록소는 암 돌연변이를 억제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노화방지(anti-aging) 역할을 주로 하는 과일에 비해, 채소 섭취가 더욱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채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과일이다. 과일은 종류에 관계없이 다양하게 먹는 게 좋지만, 노년기에는 항산화 효소(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며 노화'질병을 억제하는 물질)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오렌지, 사과, 딸기, 키위, 감, 아보카도, 토마토 등을 많이 먹는 게 좋다.


오래 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신체노화 억제 영양소가 다량 포함된 토마토, 귀리, 블루베리, 시금치, 브로콜리 등 식품 10가지를 선정해 발표하고 '수퍼 푸드(Super Food)'라는 이름을 붙였다. 수퍼 푸드는 빨강, 노랑, 초록, 보라, 하얀색 등 고유의 색이 뚜렷한데, 이런 색깔을 가진 채소와 과일을 많이 찾아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뉴스레터 구독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뉴스레터를 신청하시면 주 1회 노후준비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이름
  • 이메일
  • 개인정보 수집∙이용

    약관보기
  • 광고성 정보 수신

    약관보기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뉴스레터를 구독한 이메일 조회로 정보변경이 가능합니다.

  • 신규 이메일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뉴스레터를 구독한 이메일 조회로 구독취소가 가능합니다.

  •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