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쾌한 초고령 '스마트 시니어'가 온다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일본] 유쾌한 초고령 '스마트 시니어'가 온다

글 : 김웅철 / 지방자치TV 대표이사, 매일경제 전 도쿄특파원 2019-08-05


 

카톡으로 점심 약속을 하고, 스카이프(Skype) 화상회의로 외국 친구들과 얼굴을 보며 단체 수다를 떤다. 인스타그램에서 최신 요리 레시피를 찾아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고, 인터넷 크라우드 펀딩으로 출판의 꿈을 이루기도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을 했다는 10, 20대의 ‘인터넷 네이티브’ 이야기가 아니다. 머리 희끗한 60대 장년층에서부터 90세를 넘긴 초고령 노인들이 즐기는 ‘인터넷 일상’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수 3500만 명(고령화율 28%, 2018년 기준). 초고령사회 일본에서는 젊은이 못지않게 인터넷 공간을 유유히 누비는 시니어 그룹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얼마 전 이 같은 고령자 부류를 ‘스마트 시니어’라고 부르며 이들의 풍경을 담은 기획기사를 연재해 눈길을 끌었다.


멜로 구락부(mellow club). ‘시니어의 삶의 보람과 실현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라는 타이틀을 단 이 인터넷 카페의 회원은 90% 이상이 65세 이상이다. 80세 이상도 17%나 되고 최고령 회원은 92세다. 1999년에 설립돼 현재 약 40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멜로(mellow)’란 ‘(연륜이 쌓여) 부드럽고 여유롭다’는 뜻이다. ‘정보통신 기술(ICT) 등 정보화를 지원함으로써 고령자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활기 넘치는 장수사회를 실현한다’는 게 멜로 카페의 설립 취지다. 카페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회원들의 연령대를 말해주 듯이 본인의 병이나 배우자의 간병 스토리 투고가 많다.


“1개월 정도 댓글이 없으면 세상을 떴다고 생각해 주세요”라는 한 회원의 글에 위로와 응원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가 하면, “인생 최후의 시간에 침대 옆 노트북을 통한 인터넷 대화로 마지막 가는 길에 위로와 평안을 얻었다”는 수기도 있었다고 한다. 카페 에는 ‘한일 우호의 방’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말 그대로 한국 시니어들과 우호를 다지기 위해 마련된 게시판이다.


눈에 띄는 것은 최근 진행된 ‘한일 스카이프의 밤’ 행사다. 스카이프의 밤이란 누리소통망(SNS) 프로그램 ‘스카이프’의 화상 채팅 기능을 활용해 양국의 시니어들이 서로 얼굴을 보면서 안부를 묻고 친목을 다지는 자리다. ‘pm.9:00 ~ pm.10:00 한 시간 동안 진행. 참가자들은 스카이프를 온라인으로 해놓고 대기 바람’. 지난 4월 13일 진행된 행사 게시판 안내문을 보면 스카이프를 통한 국제 교류 행사가 대략 어떻게 진행 되는지 알 수 있다.


스마트 시니어들은 일본판 카톡인 ‘라인(LINE)’에서 친구와 약속을 정하고 가라오케(노래방)에 가기 전 유튜브 가라오케에서 연습을 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요리 레시피를 배워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는 고령자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태블릿 PC는 항상 곁에 두는 필수품이 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조사한 시니어 인터넷 이용률은 2014년 기준으로 60대 75%, 70대 50%, 80세 이상이 21%다. 이용자 증가세는 시니어층이 가장 가파 르다고 한다. ‘라인’의 이용도 늘고 있다. 소니생명 보험 설문조사(2015년 기준)에 따르면 50~70세 이용률은 2년 전보다 12%포인트나 증가했다.


태블릿 PC가 필수품인 이유




도쿄 시내 시나가와구의 한 예식장. 신부 측 가족석에 키 20cm, 무게 510g의 하얗고 조그만 로봇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 사람의 결혼을 큰 박수로 축복해주세요”라는 사회자의 멘트에 맞춰 로봇의 손이 앞뒤로 천천히 움직인다. 로봇은 예식장과 400km 이상 떨어진 오사카 사카이시 집에 있는 85세의 할머니의 태블릿 단말기에 의해 원격 조종되고 있다. 이와미 가네코 할머니는 손녀의 결혼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지만 아픈 몸이 이를 허락해주질 않았다.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친척이 결혼정보업 체에 의뢰해 커뮤니케이션 로봇을 대여해 할머니의 ‘대리 출석’을 실현시켰다. ‘오리히메’라는 이름의 이조그만 로봇은 태블릿 PC로 원격 조작되는데, 태블릿 화면에 적혀 있는 메시지를 터치하면 그에 맞춰 몸을 움직인다. 끄덕거리기도 하고 박수를 치기도 한다.


“할머니 결혼식 잘 보고 계시죠? 건강하세요.”


할머니의 ‘분신 로봇’에 손녀가 손을 흔들자 로봇도 함께 손을 흔든다. 360° 회전이 가능한 로봇의 눈(카메라)이 보는 풍경이 태블릿 화면에 전달되고, 로봇의 주변 사람과 로봇 조종자의 대화도 가능하다. 로봇 개발업체 오리연구소는 ‘오리히메’ 로봇은 고령자뿐만 아니라 입원 중인 아이가 가족과 함께 TV를 보거나, 병상의 아버지가 멀리 떨어져 생활하는 아이들의 숙제를 봐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어제는 잘 못 주무신거 같네요. 얼굴이 좀 빨간데 가렵나요? 항생제를 잠시 중단해볼까요?”



온라인 원격 진료 앱 ‘YaDoc(야독)' 화면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의 한 클리닉에서는 매주 1회 담당 의사(교수)가 인터넷 화상통화로 원격진료를 한다. 이날 진료 환자는 수백 km 떨어진 이바라 키현의 81세 여성. PC 화면에는 여성의 얼굴과 생체 데이터 이력이 죽 뜬다. 데이터는 이 여성의 침대 이불 밑에 설치된 센서 매트로 계측된 것인데 호흡수와 심박 수, 몸의 움직임, 수면의 질 등을 매트 안에서 나오는 공기 진동에서 추출했다. 데이터는 인터넷을 통해 의사와 가족, 그리고 방문간 호사의 PC나 휴대폰으로 공유된다.


오카야마시는 원격의료특구 지정을 받아 2014 년부터 자택 간병을 하고 있는 가정에 저렴하게 ‘원격 모니터 매트’를 대여하고 있다. 이 매트가 간병 가족들의 수고를 많이 덜어주고 있다고 한다. 중증 어머니와 함께 사는 한 중년 여성은 “태블릿으로 모친의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낮에 안심 하고 일하러 나갈 수 있다. 밤중에는 직접 방에 안가봐도 침대에서도 확인 가능하니 간병 수고를 많이 덜었다”고 말한다.


삶의 보람이 수입으로, 평생현역 생활자


효고현 남동부에 있는 아시야시에 사는 가가와 (91) 씨는 최고령 현역 축구 전문기자로 유명하다. 수십 년의 기자 생활 동안 월드컵대회만 10번 넘게 취재했고 FIFA 회장이 수여하는 공로상도 받았다. 가가와 씨는 그동안 취재했던 유명 선수들의 스토리와 감독 등 지도자들과의 대담을 책으로 엮어내고 싶었 지만 출판에는 3500만 원이 필요했다. 자금 때문에 고민하던 가가와 씨에게 후배 기자가 크라우드 펀딩을 추천했고, 가가와 씨는 실행에 옮겼다. 인터넷 상에서 책의 취지와 가치를 적극 홍보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인터넷상에 목적을 제시하고 불특정 다수 한테 기부를 받는 자금 조달 방식이다. 가가와 씨는 137명의 지원을 받아 목표액을 달성했다. 지원자 중에는 지인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고령자의 능력과 센스가 젊은이들의 공감을 받는 등 세대 간 교류가 생기면서 삶의 보람뿐 아니라 수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시니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연구하는 하쿠호도의 ‘새로운 어른문화 연구소’는 “인터넷을 잘 활용하면 평생현역 생활자가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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