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영업부장이 우리 부서에 태클거는 진짜 이유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새로운 영업부장이 우리 부서에 태클거는 진짜 이유

글 : 김용전 / 작가 2022-09-26



이 일이 만약 매월 첫째 주 간부 회의 석상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십중팔구 원인은 전월의 영업실적과 관계가 깊다. 즉, 전월 영업실적이 저조할 경우 영업부장이 혼자 책임을 떠맡기 싫으니까 제품의 하자나 고객 클레임을 터트려서 책임을 분산시키려는 거다. 물론 반대로 전월 실적이 탁월할 때도 일어날 수 있다. ‘제품에 하자가 있는 데도 좋은 실적을 올렸다’라고 강조해서 자신의 공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분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본인이 살고자 하는 건데 하지만 이 경우 영업부장은 중요한 실수를 범하고 있다. 제품에 하자나 고객 클레임이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문제 해결이다. 그런데 실적 마감 때까지 이 문제를 쥐고 있다가 회의 자리에서 터트렸다면 회사 생산성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따라서 대승적으로 서로 신속하게 클레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R&D 부장과 영업부장은 관계를 개선하는 게 좋다.




만약 월초가 아닌 수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원인은 네 가지 중 하나로 예상된다. 첫째는 기존세력과 신규세력의 충돌이다. 영업부장이 6개월 전에 새로 들어왔다면 이분은 그 전부터 근무하고 있었다는 뜻인데. 더구나 이분이 회사 초창기 멤버라면 갈등의 원인은 좀 더 명확해진다. 필자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성장하는 중소기업에서는 회사가 커지는 만큼 업무가 전문화되면서 새로운 인력들이 필요해지는데, 대부분은 대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경력직을 영입하게 된다. 그러면 이때 기존인력들은 '우리가 이만큼 키웠다' 하는 자부심을 내세우고, 신규 인력들은 '당신들이 알면 얼마나 알아?' 하는 전문성을 내세워서 대립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작은 회사가 큰 회사로 성장하는 데는 이 지점이 매우 중요하다. 신규 인력은 기존인력의 노고를 존중하고 기존인력은 신규 인력의 전문성을 존중해서 화합해야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때문에, 두 사람은 회사의 미래로 눈을 돌려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둘째는 부서 간의 알력일 수 있다. 현장을 누비는 영업직들은 대부분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식의 저돌적 목표의식을 지닌 무인 기질이 강하다. 반면 개발직은 온종일 앉아서 일하는 책상물림이라 문신 기질이 강하다. 이렇게 성향이 다르다 보니 때론 서로가 소 닭 보듯 하는 일도 벌어지는데. 개발 분야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건 바로 우리다'라는 자부심을 내세우고, 영업부서는 '만들기만 하면 뭐해? 팔아서 돈 벌어오는 건 우리다'라는 자부심을 내세운다. 하지만 회사를 위해서는 두 부서가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 제품 개발은 철저하게 고객들의 니즈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개발부서는 영업부서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또 물건을 잘 팔려면 제품의 특성을 정확히 알아야 하기 때문에 영업부서는 개발부서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셋째는 영업부장이 임원 승진에 관한 포석을 두고 있을 수 있다. 직원과 임원의 근본적 차이는 시야에 있는데, 직원이 자기 일만 바라본다면 임원은 자기 일은 물론 회사 전체를 본다. 영업부장은 바로 그런 점을 오너에게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분도 임원 승진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업무가 다르다, 라이벌이 아니다’라는 단순한 생각을 버리고 좀 더 넓게 볼 필요가 있다. 꼭 승진이 아니더라도 이분이 훌륭한 간부라면 연구 업무에만 한정해서 생각하는 좁은 시야를 버리고 영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영업부장과 평소에 좀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시장과 경쟁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고객들 반응은 어떤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본인의 앞날을 위한 현명한 처신이다.


이는 부장을 영어로 ‘GENERAL MANAGER’라고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분명해진다. 특수한 자기 업무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다 보는 자리’라는 뜻이다. 실제로 군의 경우 장군(GENERAL)이 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자신의 병과가 주가 되지 않는 부대의 지휘관이 될 수 있다. GENERAL에는 병과를 초월한다는 뜻이 있기 때문이며. 포병 소장이 보병사단장이 될 수도 있다. 영업부장은 이미 그에 주목하는 것인데, 이분도 그 점을 잘 알아두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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