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노후생활비 지출에 대한 심적 부담, 이렇게 줄인다!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은퇴 후 노후생활비 지출에 대한 심적 부담, 이렇게 줄인다!

글 : 이제경 /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2023-09-25

은퇴자들을 만나보면 노후 생활비와 관련해서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있다. “재산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니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해요. 생활비는 물론이고 이런저런 명목의 돈 지출과 관련해서 배우자와 말다툼을 자주 하게 되네요.” 노후 재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생활비 지출로 갈등을 빚는 가정이 의외로 많아 보인다. 


돈 씀씀이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그동안 돈을 벌어 들였던 쪽이다. 반면 생활비를 받아 써온 쪽은 “죽으면 가져가지도 못할 돈을 왜 마음 편히 쓰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아무래도 돈을 번 쪽이 돈을 쓰는 데 더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 


괜한 돈 씀씀이 부담, 원인과 해결책은?


이처럼 노후에 돈을 편하게 쓰지 못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이해된다. 하나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언제까지 살지 알 수 없는 노릇이고, 결혼을 앞둔 자녀들에게 어느 정도의 경제원조를 해줘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돈을 벌고 모을 줄만 알았지 돈을 현명하게 쓰는 습관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 같다. 




은퇴 이후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행복감을 느끼면서 돈을 쓸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돈을 마음 편히 쓰지 못하는 원인별로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 먼저 불확실성이 불러오는 부담감부터 제거해보자.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대여명(期待餘命)을 추산해 봐야 한다. 그리고 나서 예상 총지출액을 계산해 보면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다. 


재산을 축내면서 사는 게 힘들다면 재취업을 통해 생활비를 벌 수밖에 없다. 은퇴 이후 퇴직금을 곧바로 찾아 쓰지 않고, 대신 재취업을 통해 생활비를 조달한다면 퇴직금을 온전히 지킬 수 있어 좋고, 복리로 운용할 경우 이자수입도 쏠쏠하게 마련이다. 퇴직금을 축내지 않기 위해 재취업 여부를 놓고 고민할 때, 또는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저울질할 때 꼭 고려해야 할 점은 면밀한 건강 진단이다. 현재 60세 남자라면 75세까지 살지 못하고 사망할 확률은 약 20%이고, 92세 이후에도 살 수 있을 가능성 또한 약 20%로 추정된다. 만약 본인의 건강이 우리나라 기대여명을 밑돌 것 같으면 퇴직금을 축내지 않기 위해 무리해 가면서까지 재취업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한 국민연금 수령시기를 늦추지 않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불확실성과 관련해서 또 다른 고민거리가 증여 문제다. 자녀들에게 어느 정도의 재산을 물려줘야 할지 몰라 노후 재산을 편하게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부자 연구의 대가인 토머스 스탠리 박사의 말을 귀담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스탠리 박사가 쓴 『이웃집 백만장자』에 따르면 부모로부터 경제지원을 받은 자녀들이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한 자녀들보다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연간 소득은 물론이고, 재산 규모도 훨씬 적었다. 그 이유에 대해 스탠리 박사는 자녀들에게 독립심을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돈 때문에 고통받지 않고 살기를 원했기 때문에 돈을 지원해줬지만, 결과는 부모의 기대를 빗나갔다. 자녀들은 부모 지원 때문에 소비 성향이 높아졌고, 부모 재산이 자신들의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저축을 등한시했다. 무엇보다도 고난과 위험을 이겨낼 수 있는 의지와 용기가 부모로부터 경제지원을 받은 자녀들에게 부족했던 것이다. 




노후 재산을 마음 편히 쓰려면


노후 재산을 축내면서도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돈을 쓸 수 있는 지혜를 행동경제학자들의 연구에서 찾아보자. 『넛지』의 저자로 유명한 리처드 탈러가 말한 ‘심리계좌(Mental Account)’를 활용해보는 거다. 탈러에 따르면 동일한 금액이라도 소비자들은 달리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바로 ‘심리계좌’가 다르기 때문이다. 연금계좌에서 찾아 쓸 때와 일반 저축계좌에서 헐어 쓸 때, 비록 같은 금액이지만 은퇴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다를 수 있다. 연금계좌는 가입할 때부터 노후 생활비 명목으로 정해 둔 것이라 연금 자산이 줄어들어도 별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찾아 쓸 수 있다. 국민연금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심지어 개인퇴직연금(IRP) 계좌에 들어 있는 퇴직금 역시 찾아 쓰는 과정에서 부담감이나 불안감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지출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일반 계좌에서 생활비를 찾아 쓸 때엔 노후 재산이 줄어든다는 점 때문에 심한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지출 금액이 같아도 말이다. 생활비 중에서도 경조사나 취미활동을 목적으로 노후 재산을 축낼 때는 부담감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런 심리 때문에 은퇴 이후에도 마음 편히 경조사나 취미활동을 하고 싶다면 별도 계좌를 만들어 놓는 게 좋다. 이를테면 경조사 계좌, 취미 계좌, 건강 계좌, 후원 계좌 등을 은퇴 이전에 만들어 놓는 것이다. 


노후자금을 넉넉하게 마련한 결과 이자 수입만으로도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다면 이같은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노후 재산을 축내지 않고 매월 생활비가 창출되는 소득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놓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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