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생활은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 흥미진진할 수도 있고 권태로울 수도 있다. 얼마나 활기 넘치는 생활이 되는가는 자신의 결정에 달렸다. 활기찬 생활이란 아침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거나 소파에서 일어서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사회봉사, 문화 활동, 학교생활(대학 또는 대학원 진학), 국내외 여행, 종교 행사에 참석하는 것 등 우리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는 행동은 다양하다. 배우자와 함께 시장과 마트에 다니고, 마을(지역사회) 주민들과 자주 어울리고, 손주들을 돌보는 행위도 여기에 포함된다.

잠깐만 생각해 보면 일상생활 속에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간단한 방법들이 아주 많다. 아침에 일어나 모닝커피를 내리는 동안 집안을 정돈하고, 반려동물을 데리고 집 주변을 산책해 보자. 외출을 할 때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고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 주변을 맴돌아 보자. 복지관에 나가 새 친구를 사귀고, 마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거나 문화센터(또는 평생교육원)에 나가 강의를 들어보자.

우리나 매일 하게 되는 걷기, 커피 마시기, 운동하기, 책 읽기, 대화하기 같은 행위를 하면서 함께 나타나는 마음의 변화에 대해 평가해 보자. 만약 어떤 행동을 할 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기분이 상쾌해지는 게 있다면 그런 행동을 반복해 보는 건 어떨까? 의외의 행동과 생활습관에서 은퇴 생활의 묘미(妙味)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은퇴생활 습관의 점검은 생활 일정표를 살펴보는데서 시작한다.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하루 종일 집에 있다면 우선 가족들이 반가워하지 않는다. 지금보다 자주 외출하도록 일정을 변경해보자. 집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정신 건강에 결코 좋지 않다. 매일 먹는 식단(食單)도 점검해보자. 덜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마시는 술을 줄이고 있는가? 여전히 담배를 피우거나 수면제 같은 약을 자주 복용하는가? 이런 습관은 건강을 망친다는 점에서 빨리 버리는 게 좋다.

활기찬 생활에는 정신적인 자극도 포함된다. 이것은 단순히 신문을 읽고 라디오를 듣고 텔레비전을 보는 것 이상의 정신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집안 소파에서 하루 종일 TV 프로그램을 보는 대신, 복지관에 나가거나 친구와 만나 대화하는 것이 훨씬 낫다. 자원봉사 혹은 NGO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세상에 나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사귀고,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기도 한다면 인생 후반의 보람이 더욱 커질 것이다.

멋진 은퇴생활을 보내기 위한 비법 중 하나는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다. 실제로 성공적인 은퇴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반드시 건강한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랫동안 나쁜 습관이 밴 사람들에게 은퇴는 ‘좋은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은퇴를 심기일전(心機一轉)의 기회로 삼아, 예전의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익혀, 나의 미래를 반드시 바꿀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확신을 심어 주자. 여기에는 꾸준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오늘 1시간 독서한 사람이라면, 2시간 동안 책을 읽어야 했다고 자책(自責)하기보다 책을 읽기 시작한 나의 모습이 얼마나 좋았는지 생각해보자. 실천하는 시간을 점차 늘려가다 보면 머지않아 몸에 익히게 된다.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과 교제를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혼자 하는 것보다 두 명이 또는 세 명이 하는 것이 훨씬 즐겁고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동력(動力)이 된다. 또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좋은 동기 유발이 된다. 운동 습관을 몸에 익힌 사람은, 가끔 좋은 식당으로 나가 외식(外食)을 즐기는 것도 좋다. 금연 습관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은, 짧은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방법으로 나 자신을 격려해보자. 새로 익힌 건강한 습관을 어떤 방식으로든 축하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 인간은 습관의 창조물이다. 그래서 습관은 바꾸기가 쉽지 않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기는 더 힘들다. 그래서 영국의 소설가 서머셋 모엄(william Somerset Maugham)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유감스러운 일 중 하나는 좋은 습관이 나쁜 습관보다 포기하기 훨씬 쉽다는 점이다.”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우리 모두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