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보험, 그 중에서도 질병이나 사고에 대비하는 보장성 보험은 보험료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바로 가입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왜냐하면, 질병이나 사고는 보험 가입 여부를 따지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며, 일단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한 후에는 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할증된 보험료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죠. 지금부터 설명하는 부분은 새로운 경험생명표 적용 전까지 다른 변수가 없다고 가정하고, 경험생명표 변경에 따른 차이만을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 

2024년 4월부터 제10회 경험생명표가 적용되는데요. 2019년부터 사용한 제9회 경험생명표가 5년만에 개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생명표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통계청이 주관하는 국민생명표와, 실제 생명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개발원이 작성하는 경험생명표가 그것이죠. 생명보험사는 경험생명표를 기초로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보험료를 책정하기 때문에 경험생명표 변경은 모든 보험 상품의 보험료에 영향을 미칩니다. 

먼저, 제10회 경험생명표의 변경 내용을 확인해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남녀 평균 수명인데요. 

비교표에 정리된 바와 같이 남성의 평균수명은 86.3세, 여성의 평균수명은 90.7세로 9회 경험생명표와 비교해 각각 2.8년, 2.2년이 늘어났습니다. 

1. 평균수명의 증가는 사망률이 감소했다는 의미입니다. 일정 기간 내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사망보험금도 줄어들게 되므로 사망을 보장하는 보험, 예를 들면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의 보험료는 인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8회에서 9회 경험생명표로 변경되었을 때 종신보험의 보험료는 3 ~ 4% 인하되었죠.)

☞ 따라서, 질병사망과 재해사망 모두를 포함하는 일반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은 경험생명표 변경 후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 측면에서는 유리합니다. (다만, 연령별 보험료가 인상되는 기준점인 상령월이 임박한 경우에는 바로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평균수명이 증가하면 기대여명도 증가하게 됩니다. 기대여명은 특정 연령에 도달한 사람이 몇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는가를 계산한 평균생존년수인데요. 평균수명도 결국 출생시 기대여명인 셈입니다. 기대여명이 증가하면 연금 수령자와 연금 수령 기간도 증가하니까 동일 연금액 수령을 위해 납입해야 할 보험료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따라서, 연금저축, 변액연금보험을 포함한 연금 상품은 경험생명표 변경 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3. 평균수명이 증가하면 질병의 발생횟수, 그에 따른 질병 치료 횟수와 기간도 증가합니다. 따라서, 질병과 관련된 보험들, 예를 들면 건강보험, 암보험, 치매보험 등의 보험료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2024년 4월 이후에는 뇌졸중, 뇌출혈, 뇌경색, 급성심근경색증 등 뇌혈관/심혈관질환에 대해 새롭게 개발된 보험개발원 참조요율을 적용하게 되는데, 해당 질병의 발생률이 과거 기준 데이터에 비해 줄어들어 생명보험사의 관련 특약 보험료는 인하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 따라서, 건강보험이나 암보험은 경험생명표 변경 전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면책기간(보험 가입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보장 개시)이나 감액기간(보험 가입후 일정 기간 내에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 감액해서 지급)을 감안하더라도 훨씬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