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족한 노후는 Yes, 돈공부는 No? 아니되옵니다!
글 : 이제경 /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2023-04-06
생애설계 관련 강의나 상담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다. 그 중에서 특히 이해하기 힘든 두 가지를 꼽으라면, 첫째는 많은 사람들이 부자를 꿈꾸면서도 돈에 대해선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부자를 경시하거나, 돈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자녀 입시에는 온 힘을 쏟으면서도 자녀들에게 돈 관리나 돈 버는 방법을 가르치는 부모는 많지 않다. 둘째는 은퇴 이후 월 200만~300만원을 벌기 위해 애를 쓰면서도, 은퇴자금을 어떻게 굴려서 고수익을 올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지역의료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기 위해 지인 회사에 형식적으로 고용되는 수법을 써 가면서까지 비용절감에 애를 쓰면서도, 개인퇴직연금(IRP) 계좌의 상품 포트폴리오 관리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 두 가지 현상의 밑바닥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근로소득 제일주의다. 땀 흘려서 일한 대가로 받는 근로소득이 아닌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자로 벌어들인 자산소득은 존경받을 만한 대상이 아니라는 의식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니면 사업소득이나 자산소득은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에 안정적인 근로소득을 추구하는지도 모르겠다.
부(富)의 추월선을 타기 위해선 근로소득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근로소득-사업소득-자산소득을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는 ‘부의 3차선’을 탈 수 있어야 한다.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한 사람이라면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자산소득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부의 3차선’을 확보하거나, 최소한 자산소득을 통해 인생 후반전에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3대 근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 같다. 바로 신체 근력-마음 근력-금융 근력이다. 건강한 사람은 병치레를 거의 하지 않는다. 강한 면역력으로 무장한 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병에 걸리지 않고, 돈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선 마음 근력과 함께 금융 근력이 튼튼해야 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나라의 금융 이해력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바로 금융 근력이 약한 것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려면 금융 이해력을 높여 금융 근력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 근력이 부실하면 내 자산을 지키기가 쉽지 않고 부를 창출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금융 근력을 키우려면 금융태도-금융행위-금융지식을 연마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금융지식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으나, 재무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금융행위 부문 평가에서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특히 금융태도는 열악한 수준이다. 저축이나 투자보다 소비를 앞세우고, 미래보다 현재에 치중하며, 돈은 쓰이기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 등이 금융태도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요인이다.
부의 추월선을 타고, 은퇴 후 자산소득으로 윤택한 삶을 꿈꾼다면 금융 근력과 함께 마음 근력도 키워야 한다. 물론 금융태도-금융행위-금융지식을 갖췄다고 해서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마음 근력이 튼튼하지 않으면 돈을 벌기가 쉽지 않고, 설사 돈을 벌었다고 해도 돈의 노예가 될 수 있다. 마음 근력을 강화하려면 자기조절 능력-대인관계 능력-긍정성을 키워야 한다.
‘하버드 성인발전 연구’를 해온 미국 하버드대 로버트 월딩어 교수와 마크 슐츠 박사가 최근 펴낸 『더 굿 라이프(The Good Life)』에 따르면 원만한 인간관계를 포함한 ‘사회적 건강(Social Fitness)’이 행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란다. 마음 근력이 튼튼하면 ‘사회적 건강’도 좋게 마련이다. 이렇게 중요한 사회적 건강이나 마음 근력도 따지고 보면 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재정이 튼튼하지 못하면 마음에 병이 생기고, 육체적인 건강도 유지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로버트 월딩어 교수와 마크 슐츠 박사가 말하는 ‘굿 라이프’ 역시 금융 근력-마음 근력-신체 근력이 튼튼해야만 가능한 셈이다.
근육을 키우려면 근육 단백질 생성률이 파괴율보다 높아야 한다. 근육과 근력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근력을 키우려면 끊임없이 연마해야 한다. 신체적인 근육과 근력을 키우기 위해 꾸준하게 피트니스센터(Fitness center)를 찾아야 하듯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습관처럼 마음과 금융 근력을 단련시켜야 한다. 우리가 초연결사회에 살고 있듯이 노후 삶을 윤택하게 보내기 위해선 ‘3대 근력’을 유기적으로 단련해야 할 것 같다. 신체와 마음의 건강뿐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건강해야만 ‘굿 라이프’를 즐길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매경이코노미’ 편집장을 역임하기까지 21년 동안 매일경제신문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했고, 라이나생명에서 10년 동안 전무이사로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와 최고고객책임자(CCO)로 일했다. 주경야독을 통해 경제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경희대와 숙명여대에서 겸임교수로도 활동했다. 현재 ㈜에코마케팅 감사, 100세경영연구원 원장(비상임)으로 있다. 저서로는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 『All Ready? 행복한 은퇴를 위한 모든 것(대표저자)』, 『스타 재테크(공저)』, 『잘 나가는 기업, 경영비법은 있다(공저)』 『재테크박사』 등이 있다. 가치 있는 삶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개인의 사회책임(ISR) 지수’를 창안하기도 했다. 필자 이메일 주소: happylogin1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