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지으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9가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은퇴 후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지으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9가지!

글 : 송양민 / 가천대학교 명예교수 2023-03-21


국토연구원이 조사한 ‘은퇴자들의 희망 주거생활 양식’에 따르면, 은퇴 후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45%로 도시생활을 희망하는 비율 3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직장을 다닐 때 갑갑한 아파트와 혼잡한 도시공간에서 오래 부대끼며 살다 보니, 은퇴 후엔 경치 좋고 조용한 전원에서 은퇴생활을 보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꿈과 현실은 아주 다르다. 겉모습만 보면 전원생활이 멋지게 생각되지만, 전원주택 생활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3년 전, 필자는 전원주택을 지을 때 꼭 주의해야 할 점에 관해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순진한 은퇴자들이 잠시 한눈을 팔면, 시공회사와 건축사가 중간에서 돈을 빼먹고 부실공사를 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필자는 실제로 그런 일을 겪으면서 전원주택을 지었고, 부실공사 뒷수습을 하느라 등골이 휘었다. 그래서 필자는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은퇴자들에게 해당 지역에서 먼저 전세생활을 해볼 것을 권유한다. 전세생활을 해보면 전원주택의 문제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고, 나중에 집을 지을 때 시행착오를 줄이고, 건축비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사이에 물가가 많이 오르면서 전원주택 건축비용은 6억~10억으로 크게 올랐다. 웬만해선 엄두도 내기 힘든 큰 금액이 됐다. 따라서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 기존 전원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중고주택을 고치는 수리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지만, 전원주택 신축비용보다 훨씬 싸게 먹힌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수도권 위성도시에서 전원주택이 많이 매물로 나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엔 좋은 주택도 있지만, 엉터리 주택도 많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노후자금이 많이 투입된 집에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큰 고생을 한다는 점에서 시골 경치에 매료되어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 전원주택을 매입할 때 유념해야 할 포인트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특별한 디자인의 전원주택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유리를 아주 많이 사용했거나 내부구조와 외부구조가 특이한 집이 여기에 해당한다. 겉으론 멋지게 보이지만,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나중에 매각하고자 할 때 잘 안 팔릴 수도 있다. 또 특이한 자재를 사용한 집은 수리를 할 때 도시지역 전문업체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수리비용이 비싸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둘째, 시공회사가 판매 목적으로 지은 주택은 피하는 게 좋다. 건축과정을 보지 못하고, 완공된 집을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집을 해체하지 않고서는 어떤 건자재를 사용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쓰레기를 벽속에 넣고 공사를 마감해 나중에 골머리를 앓는 사례도 있다. 시공회사 판매주택은 보증기간이 끝나면 고쳐야 할 곳이 적지 않게 나타난다. 따라서 이런 집을 살 때는 시공회사에 요구해서 건축도면과 시공서를 반드시 받아둬야 한다.


셋째, 전원주택은 무엇보다 단열이 중요하다. 산 속 기온은 도시보다 3~5도 더 떨어지기 때문에 우수한 단열재를 사용하지 않으면 겨울을 지내기가 힘들다. 중고주택을 살 때는 어떤 단열재를 썼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시스템 창호를 썼는지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일반 창호는 단열성이 떨어져 보온기능이 약하다. 필자의 전원주택도 처음엔 일반창호를 썼다가 나중에 다 뜯어내고, 시스템 창호로 교체하면서 상당한 돈을 낭비했다.


넷째, 가파른 길이나 언덕 위에 있는 전망 좋은 집은 피하는 게 좋다. 전망 좋은 집은 누구나 살고 싶어 하지만, 눈이 내리는 겨울이 되면 ‘쥐약’이 된다. 시내로 나가려면 승용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비탈길 길에 눈이 쌓이면 차가 움직일 수 없다. 따라서 언덕 위에 사는 사람들은 한겨울엔 수시로 제설작업을 해야 한다. 눈을 안 치우면 금방 빙판길로 변하여 고립 상태에 빠지게 된다.


다섯째, 지하수로 먹는 물과 생활용수를 사용하는 집은 좋지 않다. 평소엔 정수기를 사용하여 물을 먹을 수 있지만, 여름에 가뭄이 발생하면 지하수 수량이 부족해진다. 변기 사용과 식기 설거지가 불가능해지고, 정원과 잔디밭에 물도 줄 수 없다. 지하수를 뽑아내는 기계장치가 고장 나면, 물통을 들고 이웃마을에서 물을 떠와야 한다. 어디까지나 지하수는 ‘보조용’일 뿐이고, 상수도를 연결한 집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여섯째, 집 외장에 목재를 많이 사용한 집은 좋지 않다. 목재가 사용된 창틀이나 외부 벽체는 빗물이 들어가면 매년 조금씩 썩어간다. ‘썩지 않는 나무’는 결코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외벽에 목재가 노출된 전원주택은 1년에 1~2번씩 사다리차를 불러 방수용 페인트를 발라야 하는데, 이런 작업은 힘들기도 하지만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일곱째, 목재구조 주택으로 2층 욕실이 있는 집은 방수작업이 잘 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만약 2층 욕실에서 물이 새어, 1층 천장으로 누수가 되면 곰팡이가 생기거나, 심각할 경우 천정이 무너진다. 또 2층을 오르내릴 때에 계단이 많은 집은 피하는 게 좋다. 2층 집은 외관상 예쁘게 보인다. 그러나 고령자들은 무릎이 좋지 않아 계단을 오르기가 힘들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3층 전원주택을 지을 때 미리 엘리베이터 (설치예정) 공간을 만들어 나중을 대비해 놓았다.


여덟째, 대규모 단지로 구성된 타운하우스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타운하우스는 주택과 주택 간 간격이 좁고, 마당이 오픈되어 있다. 그래서 강아지 짖는 소리, 노랫소리 등이 옆에서 가깝게 들린다. 이런 생활소음이 크게 나면, 이웃 간에 감정이 상하고 불편해진다. 이런 일이 잦으면 ‘이웃사촌’이 결국 ‘이웃 원수’로 변한다. 노년을 조용히 살고 싶은 은퇴자들에겐 단지형 타운하우스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아홉째, 마을 주변에 공장이나 오염시설이 있는 전원주택은 피해야 한다. 근처에 소나 닭, 돼지를 키우는 축사가 있을 경우 1년 365일 냄새가 난다. 또 시멘트공장 같은 공해업소가 있으면 항상 미세먼지가 날려 집안이 더러워진다. 주차시설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전원주택은 대중교통이 좋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승용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주차공간이 부족하면, 마을 공터나 길가에 차를 세우게 되지만, 이는 편법일 뿐이고 오랫동안 사용하기는 힘들다.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에겐 전원주택의 단점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성급한 결정으로 좋지 않은 주택을 매입할 경우, 전원생활은 행복이 아니라 불행의 시초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전원주택을 짓거나, 매입하려는 사람들은 사전에 체크 사항을 잘 살펴봄으로써 실수를 줄이고, 전원생활의 문제점을 잘 극복해 나가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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