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반한 당신, 무엇에 끌리셨습니까?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첫 눈에 반한 당신, 무엇에 끌리셨습니까?

글 : 이근후 /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2023-02-20

우리가 어느 곳 어디에선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호감 또는 비호감의 느낌이 든다. 첫 만남에서 느낌을 전하는 대상은 그 사람의 인상이다. 인상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대상을 보거나 듣거나 했을 때 그것이 사람의 마음에 주는 느낌이나 그 작용’을 말한다. 그러니 대상에 대해 오감을 통하여 받은 자극을 통합하여 결정을 내린 것이 첫인상이 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첫눈에 반한다는 말도 많이 쓰는데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첫인상에 호감을 많이 느꼈다는 뜻이다. 근데 많은 사람은 사람을 볼 때 외모만 보지 말고 그 사람의 내면에 숨어있는 인품이나 능력 그리고 습관 같은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경구를 많이 듣게 된다. 이런 경구는 한두 사람이 이야기한 것이 아니고 수많은 선현이 한 말이다. 한 번만 해도 될 말을 왜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많은 선현이 나서서 중복된 말을 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런 지혜로운 말을 해도 그것을 실천적으로 삶의 바탕으로 삼는 사람은 드물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는 첫 관문으로 시각이나 청각을 통해 그들을 인지하게 된다. 그러나 그 사람이 지닌 내면적인 성품이나 습관 그리고 능력 같은 것은 첫눈에 보고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첫눈에 반한다고 하는 것은 상대방의 외형을 보고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며, 거기에 머무는 사람이 내면을 보고 상대방을 평가하는 사람들보다 많으므로 이를 경계하는 경구가 수도 없이 회자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 경험을 하나 이야기하면 나는 대학생 때 첫눈에 반한 여성이 두 사람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적고 보니 혹시 나의 첫사랑이나 그런 것으로 독자들이 연상할지 모르겠으나 그런 뜻은 아니고, 대학생 때 보았던 영화에 나오는 주연 배우들 얘기다. 그들에게 첫눈에 반하여 그들이 나오는 영화를 빠짐없이 본 일이 있다. 


첫눈에 반한 행위를 한 분은 스웨덴 출신의 여배우인데 그레타 가르보(Greta Garbo, 1905~1990)라는 분이다. 그레타 가르보는 톨스토이의 원작을 영화화한 안나 카레니나의 흑백 영화(1948년 제작)에서 주연을 맡은 영화다. 그 영화 속에서 본 그분의 첫인상이나 연기력에 반했다. 말하자면 선현들이 말씀하신 내면은 보지 못하고 외형만 보고 반했다. 


또 다른 한 분은 벨기에 출신인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1929~1993)이다. 이분도 로마의 휴일이라는 흑백 영화를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른 여배우인데 그의 청순한 미모와 활달한 연기를 통해 홀딱 반했었다. 이분 역시 선현들이 말씀하는 외면보다는 내면을 더 중시해서 보라는 경구를 말로는 알았지만 실천하지 못한 사례다. 로마의 휴일은 1953년에 제작 된 작품 속에서 공주역으로 나오는데 이분 역시 그의 청순한 외모와 연기력에 반했을 뿐 내면적인 것은 알지 못했었다. 오드리 헵번은 머리 스타일이 당시로는 독특해서 세계의 많은 여성이 그의 머리를 본떠 매만진 것을 보면 대유행을 시킨 머리 스타일이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여성이 미장원에 가서 “헵번 머리로 해 주세요” 하고 하면 영화의 오드리 헵번의 머리처럼 다듬어 준다. 그러니 당시 한국의 도시 거리에는 오드리 헵번으로 가득했다고 과장되게 말해도 틀리지 않는 유행의 장본인이었다. 이분 역시 그의 외형에 반했을 뿐 내면적인 것에는 이르지 못했으니 선현들이 왜 똑같은 말을 여러 사람이 중복해서 말씀하셨는지 짐작이 간다. 


그레타 가르보는 36세의 전성기에 은퇴하여 자기만의 집을 짓고 외부와 단절한 채 삶을 살다 세상을 하직했다. 이유는 그가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그랬다는데 혼자 은거한다고 한들 세월이 어디 비껴가겠는가? 은둔 생활했으니 그의 내면을 알아볼 도리는 없었다. 반면에 오드리 헵번은 말년에 UNICEF의 대사 역할을 하면서 남미나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사는 가난한 아동들을 도우며 지내시다가 돌아가셨다. 이런 모습은 나에겐 헵번을 내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으니 외면이나 내면 모두에 반한 여인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외면 만을 보고 대상을 평가하는 경우가 더 많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옛날이야기로 예를 들어 보자면, (이런 분도 첫눈에 외형을 보고 호불호를 결정했는데 나 같은 사람이야 라고 스스로 위로를 해 본다) 많은 사람에게 읽힌 소설 ‘나관중’(1330경~1400)이 지은 ‘삼국지연의’가 있다. 이 가운데 방통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그는 후한 말의 전략가 유비 휘하의 모사꾼이자 자치통감으로 214년에 3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삼국지연의에서는 제갈량, 서서와 친구로 나오며 외모가 추하다는 설정이 붙었다. 


방통이 유비에게 발탁되기 전, 머리가 좋은 전략가로서 당시 촉나라의 유비에게 찾아가 그를 돕고자 청했다. 유비는 그의 얼굴을 보고 내면을 보지 못한 채 자그마한 마을을 다스리는 수장으로 임명을 했다. 추한 외모를 가졌다고 기록되어 있는 방통의 외면을 보고 당대의 유비도 그의 실제 능력은 알지 못한 채 작은 마을을 맡긴 것이다. 방통은 임영지에 부임하여 정사는 보지 않고 밤낮 술에 취해 곤드레만드레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 소문이 유비에게 전해지자 유비는 장비를 시켜 특별 감사를 하라고 내려보낸다. 장비가 도착하여 술에 취해 잠자고 있는 방통을 깨워 꾸짖었다. 이 꾸지람을 들은 방통은 관복을 갖추어 입고 청사에 나가 그동안 밀려 있던 송사들을 전부 가져오라고 해서 반나절 만에 다 해치워 버린다. 말하자면 이런 능력을 갖춘 나를 이런 작은 고을에 처박혀 술만 먹게 하냐고 하는 항변이다. 이 보고를 받은 유비는 그의 외모의 추한 면만 보고 저 먼 지방의 수령으로 보냈으니 그 잘못된 판단을 깨닫고 곁에 두고 많은 싸움에서 전략적 조언을 받아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유비같이 사람을 넓게 받아들이고 미래를 보는 혜안을 가진 분조차 방통의 추한 외모만 갖고 첫인상으로 삼았으니 보통 사람들이야 첫인상을 외모에만 두는 것을 어찌 탓하랴 싶다.




첫인상이란 누구에게나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세익스피어는(Willian Shakespeare, 1564~1616) ‘사랑은 첫인상과 함께 시작된다.’라는 명언을 남겼고, 이 그 첫인상이 외모에서부터 시작하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선현이 남긴 말씀의 뜻은 외모에만 집착하지 말고 내면까지 살피라는 이야기인데 내면을 살피자면 첫눈에서 인상 짖기는 누구에게나 어렵다. 어렵다고 하더라도 첫눈 인상의 뒤에 숨어있는 내면까지 찬찬히 이해할 수 있는 습관을 들여 본다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질 것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있는 자료를 찾아보니 첫인상을 높이는 6가지 방법이란 게 있어서 한번 적어 보고 실천 한번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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