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사는 법 3가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스트레스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사는 법 3가지

글 : 이제경 /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2023-02-03

‘강한 바람을 마주할 때는 내가 풀잎이 되게 하소서. 강한 벽을 마주할 때는 내가 일진광풍이 되게 하소서.’ 

책을 접한 후 15년 만에 읽은 『스트레스:STRESS』란 책에서 건진 값진 명언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외과 로버트 새폴스키 교수가 쓴 책인데,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 때문에 읽기도 전에 ‘스트레스’를 받게 했던 책이다. 그래도 버리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읽을 때가 있겠지‘ 하며 책꽂이에 꽂아놓았다. 책 표지를 볼 때마다 신경이 거슬렸지만, 그렇다고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렇게 15년이 흘렀던 것이다. 




큰 마음을 먹고 이 책을 꺼내 든 이유는 몇 달째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었던 고민거리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100세 인생디자이너로서 늘 스트레스 관련 글을 쓰고 싶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다. 독자들에게 스트레스만 안겨주는 허접한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용기를 내서 써 보기로 마음먹었다. 더 이상 스트레스란 책을 마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싫었고, 더 이상 스트레스 관련 글을 쓰지 못해 스트레스를 안고 살 수는 없다는 마음이었다. 책을 읽은 뒤에도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해법을 구하지 못하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이 버릴 참이었다. 


‘스트레스 생리학’ 관련 책이라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꾹 참고 읽고 또 읽었다. 결말에 속하는 ‘스트레스 관리하기’란 내용을 읽었는데도 속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는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처음엔 내용도 평범하게 느껴졌다. ‘성인 질병의 태아기 기원설’을 거론하면서 태아 때부터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는 게 중요하고, 가난하지 않은 부모 밑에서 성장해야만 성인이 돼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얘기는 귀가 따갑게 들었는데, 이를 여러가지 스트레스 반응 사례로 나눠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었다. 심리학자가 아닌 스트레스 생리학자라 내가 원하는 해답을 찾기를 원한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정말 ‘스트레스여, 안녕!’을 외칠 수 있는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꼬박 하루를 이런 고민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불현듯 앞에서 언급했던 문장이 떠올랐다. ‘강한 바람을 마주할 때는 내가 풀잎이 되게 하소서. 강한 벽을 마주할 때는 내가 일진광풍이 되게 하소서.’ 마침내 스트레스 해결책으로 이보다 값진 처방전은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강한 바람을 마주할 때’, 즉 인간으로서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스트레스라는 판단이 들면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보다는 그냥 순응하는 지혜를 가지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강한 벽을 마주할 때’, 즉 아무리 힘든 존재의 스트레스라 해도 내가 관철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덤벼들면 어떤 스트레스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나는 나름대로 ‘스트레스 해결 3단계 접근법‘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1단계는 스트레스 관찰하기다. 


스트레스는 우리의 친구이자 적이다. 내가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다면 이때의 스트레스는 친구가 아닌 적이다. 또한 스트레스 원인이 외부적인 요인인지 아니면 내 스스로가 만든 원인 때문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스트레스 원인을 내외부적으로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해결 가능성을 높인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스트레스인지 아니면 즐길 대상인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8 : 2 법칙’으로 통하는 파레토 법칙이 스트레스 관리에서도 적용 가능하다.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20%를 노력하는 것만으로 스트레스의 80%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스트레스 저자 새폴스키의 주장이다.  


2단계는 스트레스 대응하기다. 


스트레스 원인이 내 마음에서 비롯됐다면 대응책이 좀 더 분명해진다.『스트레스』의 원제는 『왜 얼룩말은 궤양에 걸리지 않을까(Why Zebras Don’t Get Ulcers)』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왜 인간은 궤양에 걸리는 걸까’란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가 각종 궤양에 걸리는 이유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온 탓인데, 얼룩말이라면 걸리지 않을 궤양으로 고통받는 이유는 우리가 자초한 탓이 크다.   


‘강한 벽을 마주할 때’라면 당당하게 맞서 싸워보자. 더 이상 비굴하게 도망치지 말자. 사자의 공격을 받아 피를 흘리며 도망치는 얼룩말을 상상해보자. 지금 나를 괴롭히는 스트레스는 충분히 제압 가능한 겁쟁이일지도 모른다.    


3단계는 스트레스 즐기기다. 


스트레스 원인이 외부에서 비롯됐고,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스트레스로부터 초연해질 필요가 있다. ‘강한 바람을 마주할 때”를 상상해보자. 풀잎처럼 온전히 강한 바람을 맞이할 수밖에, 그저 강한 바람이 지나가도록 내버려둘 수밖에, 지친 몸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스트레스에 맞서기보다는 순응하는 게 순리다. 지친 마음을 달래줄 친구에게 기댈 수 있으면 더욱 좋고, 스트레스 배출구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취미 생활이나 운동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관심사를 돌릴 수 있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트레스를 방치하면 온갖 질병에 시달릴 수 있지만, 스트레스 정체를 알고 ‘대응하고-즐기기’를 할 수 있다면 최소한 스트레스를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원천 차단할 수는 없어도, 조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 성장 촉진제이지만, 방치하면 우리를 병들게 만든다. 자동차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 교감 신경계와 브레이크나 다름없는 부교감 신경계가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게 우리의 몫이다. 이게 스트레스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사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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