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기저귀 없는 요양원이 있다?!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일본에는 기저귀 없는 요양원이 있다?!

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2018-04-18

일본 노인 요양시설의 업무 가운데 가장 힘든 일이 뭘까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배뇨와 배변을 도와주는 ‘배설 케어’를 제일 먼저 꼽습니다. 육체적으로 힘이 들기도 하지만 정신적으로도 큰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인력이 일하는 심야 시간의 배설 수발은 간병 직원들에게는 특히 ‘난제’(難題)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노인 요양시설에서는 배설 케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인용 기저귀를 필수품처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도쿄의 한 공공요양시설에는 이 필수품인 기저귀가 없습니다. 

지난 2013년 4월 도쿄 시내 시부야구에서 문을 연 특별양호(養護) 노인 홈(일본의 공공 요양시설) ‘모리노카제(杜の風)’. 




이 노인 홈이 개설할 당시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기저귀 제로 노인 홈’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요양원에 들어오는 입거자는 전원 기저귀 착용이 금지됩니다. 기존에 기저귀를 상시 착용했던 고령자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요양시설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의 하나인 기저귀 사용을 거부하면서도 별 문제 없이 시설 운영을 잘 해나가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 비결을 엿보기 위해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관련 단체들의 발길이 이곳 모리노카제에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합니다. 


모리노카제의 기저귀 없는 배설케어의 핵심은 입거자 모두가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스스로 배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있습니다. 자립 배설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동시에 스스로 배설하는 데 필요한 모든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죠. 이 프로그램은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자립 배설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우선 입거하는 즉시 설사약 복용을 중단합니다. 많은 고령자들이 변비 때문에 설사약을 복용하는데 이것 대신 규칙적인 식생활을 하도록 하고 특히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도록 신경 씁니다. 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반드시 냉수를 마시도록 권합니다.



보행 기능을 회복하는 운동도 자립 배설을 위한 중요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 하나 매일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 변기에 앉아 배설을 유도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과입니다.


“처음에는 실패하는 경우도 많죠. 하지만 직원들이 확신을 갖고 집중적으로 케어를 하고 입거자도 인내심을 갖고 열심히 따르다보면 의외로 빠른 시간 내에 기저귀를 떼게 됩니다.”

이 곳 요양원 원장의 말입니다.




사이토(斉藤貴也) 원장은 모리노카제가 기저귀 사용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습니다.

“기저귀를 이용한 배설 케어는 이용자에게나 간병 직원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무엇보다 기저귀를 이용하는 고령자들은 인간적 자존감에 상처를 받습니다. 상처난 자존감때문에 삶의 의욕을 상실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저귀 발진(착용자 50%)이나 방광염(착용자 80%) 등의 증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줍니다. 또 기저귀 케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이유로 간병 직원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폄하하는 인식이 간병사로서 일하는 보람과 의욕을 꺾어 놓습니다. 결국 기저귀 사용은 그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 아닌 것이죠.” 


현지 업계는 모리노카제가 입거자가 요양시설에서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힘을 기른 후 어느 정도 자립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자택으로 복귀하도록 하는 운영 방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요양원이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돌보고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것과는 대조가 되는 대목입니다.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는 자립 배설은 이 요양원이 운영하고 있는 자택 복귀를 위한 4가지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입니다. 자택 복귀를 위해 가장 먼저 수반되어야 할 것이 바로 자립 배설이기 때문이죠. 


나머지 자택 복귀 3가지 케어프로그램은 충분한 수분 섭취, 충분한 영양 섭취, 충분한 운동량 확보를 위해 짜여져 있습니다. 우선 탈수 방지를 위해 하루에 최소 1.5L의 물을 마시도록 강제합니다. 저영양 상태도 자립생활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여서 하루 1500kcal 이상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도록 유도합니다. 마지막으로 보행 중심의 하루 운동량 확보도 중요한 자택 복귀 프로그램입니다.


“걷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하지 근력의 저하 때문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은 그보다 오랫동안 걷지 않아 걷는 방법을 잊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하지 근력의 힘을 기르는 것보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걷게 해 걷는 방법을 기억해 내도록 하는 보행운동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이토 원장)


그럼 모리노카제 ‘기저귀 제로’ 프로그램의 성과는 어떨까요?

모리노카제가 개설하고 반년이 지난 시점에서 성과를 측정한 결과, 수분 섭취 케어의 경우  입거자의 입거 전 하루 평균 915ml였던 수분 섭취량이 반년 후 1543ml로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보행 분야의 개선도 눈에 띠었는데, 입거 전 휠체어 신세를 졌던 고령자의 절반 이상이 자립보행을 하게 되었고, 장기요양등급 최고등급(1등급)자이던 101세 할머니가 자립 재활 프로그램 1개월 만에 보행기에 의존해 스스로 걷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또 기저귀 제로 케어 덕분에 입거자의 변실금 증상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합니다.


2015년 기준으로 퇴소자의 63.5%를 자택으로 복귀시키는 성과를 냈으며 요양등급의 변화도 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등급개선이 30명(48%)으로 악화(9명, 14%), 유지(24명, 38%)보다 많았다고 모리노카제 측은 강조했습니다.


입거자가 하나 둘 자택으로 복귀하면 시설 경영 측면에서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요.

이 점에 대해 사이토 원장은 장기 입거자가 줄어들면 침상의 가동률이 높아져 비용이 절감되고 평판도 좋아져 주간보호센터의 이용자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기저귀 구입비 및 소각처리 비용이 들지 않는 이점도 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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