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중국 소비트렌드 ④] 사람 속에서 느끼는 행복
글 : 샹제(商界) / 중국 경제지 2023-07-05
자발적인 것이 아닌 외부 환경에 의한 강제적 단절은 외로움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오랜 시간 이어진 봉쇄와 재택 때문에 생긴 외로움은 ‘근거리’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며 관련 산업을 성장시켰다. 특히 MZ세대에게 불어온 근거리 열풍은 또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었다.
집 밖으로 나온 MZ세대는 소속감에 매력을 느꼈다. 무리에 녹아들면서 경험하는 색다른 즐거움은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것이다. 재래시장, 편의점, 공원 등 근거리에서 즐기는 활동이 모두 그렇다. 현재 중국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추리 게임 쥐번샤(劇本殺, Script-kill)부터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프리스비(원반 던지기), 화덕 앞에 삼삼오오 모여 고구마와 귤을 굽고 화로차를 끓이는 것 모두 기성세대에겐 익숙한 장면이지만 MZ세대에겐 이색적인 놀이인 것이다. 기존 비대면 소통 방식에서 얻을 수 있었던 재미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이나 짧은 동영상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해 받는 수많은 ‘좋아요’가 그것이다.
트렌드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늘 트렌드와 그에 따른 비즈니스 혁신을 견인하는 핵심이 있다. 체화된 소셜, 즉 사회적 교류의 속성이다. 사회적 교류는 인간의 타고난 본질적인 특징 중의 하나로, 인간의 가치 교환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차원적인 몰입형 소셜 활동과 감성적 비즈니스 공간으로 MZ세대를 사로잡는 것이 올해의 트렌드 중 하나이다.
정서적 공감대의 공동체 찾기
프리스비, 쥐번샤 게임, 화로차 등의 여가가 왜 지금 유행일까? 이 질문의 답에 비즈니스 혁신을 이룰 열쇠가 있다. MZ세대의 심리적인 부분으로 접근해 보자. 중국의 MZ세대는 정신적 독립과 자유로운 개성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정서적 공감대를 누리고 싶어 한다. 이들의 인간관계는 분리되어 있으면서 연결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온라인에서는 자신을 숨기지만, 공동체 내에서는 정체성을 만들거나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개성 표현을 중시하면서 일정한 집단의 소속감을 갈망한다.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에 대해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집단의 가입과 탈퇴에 대해 자유롭다. MZ세대의 여가 방식은 두 가지 수요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자유와 안전, 개인과 공동체, 단절과 연결. 이러한 상반된 특성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MZ세대는 ‘라이프스타일 소셜 세대’가 되었고, 지인 기반의 공리적 활동은 이제 이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소규모 여행 동아리, 캠핑카 동아리처럼 개인의 만족감이나, 취미를 바탕으로 한 소셜방식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정서적 공감대를 이룰 공동체를 찾고 싶어한다. 활력 넘치는 활동, 합리적인 가격의 세련된 옷차림, 여유로운 시간, 넓은 잔디밭 등을 일상에서 누리고자 한다. 프리스비는 이러한 갈망을 응집한 일종의 은유이자, 인연 맺기인 것이다. 이런 활동은 개성을 드러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동체 속 공감대를 형성해서 트렌드로서의 힘을 갖게 한다.
소셜을 소비로 연결하는 법
중국 디자인 기업 로코코(洛可可)는 한때 카메라를 장착한 오븐을 출시해 인기를 얻었다. 카메라를 오븐에 설치하는 아이디어는 한 커뮤니티 유저로부터 얻을 수 있었다. 오븐 디자이너의 미션은 내구성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한 번 구매를 해 본 소비자가 여러 해가 지나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베이커리 커뮤니티와 위챗 카페에 있었다. 커뮤니티의 한 유저가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것을 기록하고 SNS에 올리기 위해 보드에 고프로(운동 카메라)를 설치한다고 했다. 디자이너는 오븐 사용자들이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소셜 활동도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내열 카메라를 오븐에 설치하고,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 요리 과정의 디테일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오븐은 출시 전부터 대대적으로 소셜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물, 사람과 사람이 상호작용을 할 때 소비는 더 이상 단순한 기능 제공과 수요 충족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종의 의미, 정체성, 즐거움, 만족에 대한 추구를 포함한다.
소비와 여가 활동에서 체화된 소셜 속성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보이지 않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탐색하며 잠재된 정서와 상응해서 대중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혁신과 자아의 깊은 연결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브랜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출처: THE SAGE INVESTOR 74호
[2023 중국 소비트렌드]
샹제(商界) 중국 경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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