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터' 시대가 온다는데, 그게 뭔가요?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양자 컴퓨터' 시대가 온다는데, 그게 뭔가요?

글 : 김인순 / 인사이트아웃 대표 2023-01-17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양자컴퓨터(퀀텀컴퓨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다. 양자컴퓨터란 현존하는 컴퓨터 중 가장 뛰어난 슈퍼컴퓨터가 수천 년이 걸려도 풀기 힘든 문제를 단 몇 초 안에 풀어내는 컴퓨터다.




양자컴퓨터를 이해하려면 ‘큐빗’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큐빗’은 양자 컴퓨터의 정보처리 단위를 뜻한다. 기존 컴퓨터의 정보처리 단위인 비트(Bit)는 정보를 0 또는 1로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양자컴퓨터의 큐빗(Qubit)은 동시에 0과 1로 저장이 가능하다.


양자 역학의 원리인 ‘중첩’이다. 두 개의 큐빗은 중첩 상태의 4가지 가능한 상태가 있으며, 이러한 상태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문제에 대한 방대한 양의 솔루션을 동시에 탐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행로를 예로 들면 기존 컴퓨터 방식은 경부고속도로 하나를 이용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비행기, KTX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서 가장 빠른 길을 찾아내는 셈이다.




실제 구글은 3년 전 슈퍼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리는 연산을 200초 만에 푸는 ‘53 큐빗’ 양자컴퓨터 ‘시커모어’(Sycamore)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양자컴퓨터는 그간 인류가 풀지 못했던 난제를 해결,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양자컴퓨터는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까?


구글 등 빅테크는 양자컴퓨터가 기후 변화, 코로나19와 같은 인류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를 들어 효율성이 큰 배터리를 만들거나 탄소 배출 없이 비료를 만들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일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에릭 루세로(Erik Lucero) 구글 엔지니어는 “고전적인 컴퓨터를 이용해 자연의 분자를 시뮬레이션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유형의 컴퓨터가 그래서 필요하다”며 “자연은 양자 역학이다. 양자컴퓨터는 현실 세계의 분자 복잡성(complexity)을 분석하고, 분자가 어떻게 행동하고 상호 작용하는지 시뮬레이션하고, 오류를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능이 새로운 AI 아키텍처를 비롯해 더 나은 배터리, 에너지 효율이 높은 비료, 특정 전염병을 타깃으로 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양자컴퓨터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미국이 기술을 주도하고, 일본, 중국, 인도, 한국 등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가 지난 3 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정부 기관의 양자컴퓨터 투자 계획 규모는 42 억 달러에 달했다. 양자컴퓨터는 제조업, 제약업, 그리고 국방산업에까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모든 것을 더 빨리 수행할 수는 없다. 하지만, 큰 영향을 미칠 분야는 아래와 같다.


양자 시뮬레이션

양자컴퓨터는 다른 양자 시스템을 모델링하는 데 적합하다. 즉, 기존 컴퓨터에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양자 시스템의 복잡성과 모호성을 처리할 수 있다. 모델링할 수 있는 양자 시스템의 예로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전환하는 광합성, 전기 저항 없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초전도성, 복잡한 분자 형성 등이 있다.


암호화

현재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사용하는 암호시스템에는 RSA (Rivest-Shamir-Adleman) 알고리즘이 쓰인다. 방식은 소인수 분해 또는 이산 로그와 같은 다루기 힘든 문제를 활용해 암호화하는 식이다. 그러나 양자컴퓨터는 이러한 문제 그리고 그 문제로 만들어진 암호 중 다수를 풀 수 있다.


양자 컴퓨팅은 암호 해독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양자 방식으로 암호를 만드는 데도 쓰일 수 있다. 양자암호 역시 양자역학의 특별한 현상을 이용한다. 해커가 중간에 양자 암호키를 측정하거나 정보를 관측하려 하면 양자 상태에 변화가 생긴다. 양자 상태가 변했다는 것은 암호가 변한다는 말이다. 해킹할 수 없는 암호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최적화

최적화는 원하는 결과와 제약 조건을 고려해 문제에 대한 최상의 솔루션을 찾는 프로세스다. 과학 및 산업 분야에서는 비용, 품질, 생산 시간과 같은 요소를 기반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데 양자컴퓨터로 이 모두를 최적화할 수 있다. 기존 컴퓨터에서 양자 유도 최적화 알고리즘을 실행해 전에는 불가능했던 솔루션을 찾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교통 흐름, 비행기 게이트 할당, 패키지 배달, 에너지 스토리지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을 관리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양자 머신 러닝

기존 컴퓨터의 머신 러닝은 과학과 비즈니스의 세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러나 머신 러닝 모델을 학습시키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이로 인해 이 분야의 개발이 더 이상 진척되지 못했다. 이 영역 에서 진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빠른 머신 러닝을 가능하게 하는 양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개발은 어느 정도 단계인가 양자컴퓨터는 수십 년 동안 점진적으로 발전해 왔고, 빅테크 기업과 신생 기업이 상용화를 시작하기 직전에 와 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CEO도 지난 2019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양자컴퓨터가 자연 세계에 대한 인류의 이해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며 신약과 더 나은 배터리를 개발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향후 5~10년 이내에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빅테크 기업의 40%가 오는 2025년까지 자체적인 양자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자컴퓨터의 대규모 투자비용을 감안할 때 대부분의 기업이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생 기업들도 잇따라 투자를 유치했다. 양자컴퓨터는 일반적으로 초저온에서만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형 하드웨어 장비를 구비해야 한다. 이에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신생 업체가 늘었고, 지난해 벤처캐피털의 투자 규모는 14억 달러에 달했다.


시장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투자 은행 코웬(Cowen)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하드웨어와 서비스 시장 규모는 연간 50%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4억 7,500 만 달러 규모에서 오는 2025년까지 약 25 억 달러, 2030년 190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양자컴퓨터는 분자의 화학반응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기 때문에 재료 과학이나, 약물 개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제약, 화학, 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먼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리시 샌커(Krish Sankar) 코웬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기업이 상용화를 위한 충분한 큐빗을 얻기 위해 향후 3~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글 읽기 : 양자 컴퓨터 시대의 선두기업, 나야 나


출처: The Sage Investor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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