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나요?” “적립금은 어디에 투자하고 있나요?” 직장인들에게 이렇게 물으면 단박에 대답하는 이들도 있지만, “글쎄요” 하고 머뭇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퇴직연금에서 도입한다고는 했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하거나, 처음 퇴직연금에 가입하면서 금융상품을 선택하기는 했는데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가끔은 자기가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실조차 모르는 이도 있고, 퇴직연금에 가입하기는 했는데 그게 DB형인지 DC형인지 헷갈려 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하기에 앞서 자신이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는지,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다면 DB형인지 DC형인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IRP에도 가입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DC형 퇴직연금과 IRP 가입자는 적립금을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현재 가입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미래에 적용할 디폴트옵션 상품을 고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입 중인 퇴직연금제도를 파악한다

먼저 자신이 가입한 퇴직급여 종류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장래 근로자에게 지급할 퇴직급여 재원을 회사 밖 금융회사에 보관합니다. 퇴직급여 재원을 맡아서 관리하는 회사를 퇴직연금사업자라고 합니다.

퇴직연금은 퇴직연금사업자에게 맡긴 퇴직급여 재원을 누가 운용하느냐에따라 DB형과 DC형으로 나뉩니다. DB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고, 운용에 따른 손익도 전부 사용자에게 귀속됩니다. 반면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자신의 퇴직계좌를 하나씩 가지고 있고, 자신의 퇴직계좌에 적립된 돈을 직접 운용하고,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집니다.

DB형과 DC형 이외에 IRP(개인형 퇴직연금)도 있습니다. IRP는 다시 기업형과 개인형으로 나뉩니다. 기업형IRP는 상시 근로자가 10인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이 퇴직연금규약을 작성하지 않고 간편하게 퇴직연금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기업형IRP는 사용자가 부담금을 납부하는 데 반해, 개인형IRP는 가입자가 부담금을 납입합니다. 소득이 있는 자가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면 노후자금을 마련하거나, 퇴직급여를 이체하고 연금을 수령할 요량으로 가입합니다. 기업형이 됐든 개인형이 됐든 IRP 계좌에 적립된 돈은 가입자가 운용합니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DC형 퇴직연금과 IRP 가입자에게 적용됩니다. 자신이 가입한 퇴직연금이 DB형인지 DC형인지 알고 싶다면 금융감독원이 운용하는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을 방문해 ‘내 연금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적립금과 부담금 투자 방법을 확인한다

DC형 퇴직연금과 IRP에 가입하고 있다면 적립금을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통합연금포털의 ‘내 연금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적립금 투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지만, 투자상품 종류와 손익에 관한 실시간 정보를 파악하고 싶다면 자신의 퇴직연금을 맡아서 관리하는 퇴직연금사업자(금융회사) 홈페이지에서 알아보면 됩니다. 

적립금을 운용하는 금융상품을 파악할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DC형 퇴직연금과 IRP 가입자는 적립금과 부담금에 대한 운용 지시를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적립금은 가입자의 퇴직계좌에 이미 쌓여 있는 돈을 말하며, 부담금은 앞으로 퇴직계좌에 입금될 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담금이 쌓이면 적립금이 됩니다. 그래서 보통은 부담금과 적립금을 같은 상품에 운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입자가 희망하면 부담금과 적립금을 각각 다른 상품으로 운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규모가 큰 적립금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으로 운용하고, 매달 불입하는 부담금은 주식형 펀드에 적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립금과 부담금 운용 방법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점검에 앞서 DC형 퇴직연금과 IRP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금융상품에 어떤 것이 있는지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DC형 퇴직연금과 IRP 가입자는 은행 정기예금, 보험사 이율보증보험(GIC), 증권사 ELB와 같은 원리금보장상품부터 펀드, ETF, 리츠 등 실적 배당 상품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상품을 골라 적립금을 전부 투자할 수도 있고, 여러 개의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퇴직연금사업자마다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금융상품이 다르기 때문에 이 점도 확인해 봐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퇴직연금을 맡겨둔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IRP 가입자라면 계좌이체 제도를 활용해 적립금을 언제든지 다른 금융회사로 이전할 수 있습니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라면 회사에서 퇴직연금사업자를 복수로 지정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최근 들어 퇴직연금사업자를 복수로 선정하고,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희망하면 퇴직연금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살핀다

DC형 퇴직연금과 IRP 가입자는 적립금을 운용할 때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지켜야 합니다. 이들은 퇴직연금 적립금 중 70%까지만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고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투자해야 합니다. 대표적 위험자산으로는 주식 편입 비중이 40%를 초과하는 펀드와 ETF가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TDF(타깃데이트펀드)는 주식 편입 비중이 40%를 초과하더라도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위험자산으로 보지 않습니다. 현재 퇴직연금사업자가 제공하는 TDF는 대부분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폴트옵션 상품도 위험자산으로 보지 않습니다. 

원리금보장상품의 만기와 금리를 확인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가입한 금융상품이 만기가 도래했는데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았을 때 적용됩니다. 펀드처럼 만기가 없는 실적배당상품에는 디폴트옵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정기예금, 이율보증보험, ELB 등 만기가 있는 원리금보장상품에 디폴트옵션이 적용됩니다. 실적배당상품 중에도 만기가 정해져 있는 자산은 디폴트옵션 적용 대상입니다. 따라서 만기가 있는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있다면 만기가 언제 도래하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가입자가 만기 상환 금액에 대해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디폴트옵션이 적용될 때까지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 낮은 금리로 운용됩니다.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원리금보장상품에 만기 자동 재예치 약정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만기 자동 재예치란 원리금보장상품이 만기가 도래했을 때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만기 상환 금액을 이전과 동일한 금융상품에 자동으로 재예치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원리금보장상품 가입자 중에는 포괄 운용 지시 서비스를 선택한 이들도 있습니다. 포괄 운용 지시란 원리금보장상품이 만기가 됐을 때 만기 상환 금액을 해당 시점에서 가장 높은 금리의 상품에 예치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만기 자동 재예치와 포괄 운용 지시 서비스를 이용하면 별도로 만기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하면서 만기 자동 재예치와 포괄 운용 지시 서비스는 중단됐습니다. 이미 약정한 것도 2023년 7월 11일까지만 적용됩니다. 2023년 7월 11일 이전이라도 디폴트옵션을 지정한 가입자에게는 만기 자동 재예치 약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제 원리금보장상품이 만기가 됐는데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만기 상환 금액은 대기성 자금으로 남아 낮은 금리로 운용되다가 6주 뒤에 디폴트옵션이 적용됩니다.

출처: 내 퇴직연금의 기본값, 디폴트옵션 활용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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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디폴트옵션 상품 선택과 활용 방법은? 

→ ① 내가 가입한 퇴직급여 종류와 투자상품을 확인한다

② 내 투자 스타일을 확인한다

③ 디폴트옵션 상품의 종류와 특징을 파악한다

④ 내게 맞는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하고 확인한다

⑤ 디폴트옵션은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