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인출 전략은 적립과 어떻게 달라야 하나?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노후자금 인출 전략은 적립과 어떻게 달라야 하나?

글 : 김경록 /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2023-10-31

연금의 오해 중 하나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에 가입해서 돈을 납입하면 노후 준비가 모두 된다는 생각이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사적연금은 연금 단지(pension pot)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은퇴 전에 사적연금에 돈을 적립하는 것은 연금 단지에 돈을 넣어 놓을 따름이다.


문제는 은퇴 후에 일정한 소득을 만들기 위해 단지에서 생활에 필요한 돈을 꺼내 써야 한다는 점이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연금 단지에 돈을 쌓는 것보다 돈을 꺼내 쓰는 게 더 어렵다.


자산을 축적할 때는 자산의 배분이 중요하며 여기에 해당하는 자산군이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이다. 이들 자산군을 잘 배분해서 축적이라는 비빔밥을 만들어야 한다.


반면 자산을 인출할 때는 금융상품을 배분하는 상품배분(product allocation)이 중요하다. 인출 때는 주어진 자산에서 수명의 길이만큼 소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출에 적합한 3가지 그룹의 상품 


인출에 적합한 상품은 다음의 3가지 그룹(群)으로 구성된다.


우선 종신연금(life annuity)이다. 

죽을 때까지 일정한 연금액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불확실한 수명의 문제를 푸는 데 최적화된 상품이다. 국민연금이나 민간의 종신연금이 이에 해당한다. 이 둘이 다른 점은 전자는 연금 지급액을 물가만큼 올려 주지만 후자는 거의 대부분 동일한 연금액을 지급한다. 전자는 연금의 실질가치가 유지되지만 후자는 실질가치가 줄어든다.


종신연금에는 즉시연금과 이연연금이 있다. 즉시연금은 납입하면 그 즉시 연금액을 지급하는 반면 이연연금은 납입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연금액을 지급한다. 그중 이연되는 기간이 길어서 80세 정도 이후나 받는 것을 장수연금이라 한다. 예를 들어 60세에 1억원 연금에 가입하면 20년 뒤에 연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20년 동안은 보험회사가 연금자산을 운용한다. 장수연금은 늦게 수령하는 만큼 연금액도 많다. 평균수명 이후의 은퇴소득을 대비하는 데 적절하다.


종신연금의 단점은 쌍방이 아닌 일방통행이란 점이다. 연금이 일단 개시되면 되돌릴 수 없으며 중도에 연금을 취소하고 목돈을 인출할 수 없다. 비가역성과 비유동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종신토록 소득을 보장(guarantee)해주지만 은퇴자금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고 수익성도 낮다.


둘째 펀드, 증권 계좌와 같은 다양한 계좌들이다. 

이들 계좌에서 나오는 배당, 이자와 함께 자산을 매각한 돈으로 은퇴소득을 마련한다. 계좌는 수익과 자유라는 장점이 있다. 펀드나 증권 계좌는 고수익의 잠재성이 있으며 필요할 때는 자산을 매각해서 은퇴소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목돈이 필요할 때 인출을 할 수도 있다.


반면에 자산가치 급락이나 수명 불확실성에 대한 어떤 보장도 없다. 그러다 보니 자산의 수명과 자신의 수명을 일치시키기 쉽지 않다. 자신의 수명이 남았는데 자산이 소진되면 노후파산이며 자신의 수명은 끝났는데 자산이 많이 남았으면 살았을 때 충분히 지출하지 못한 셈이 된다. 노후파산이나 자린고비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감안해서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인출 방식을 계좌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 지금 시중에는 정기형, 정액형 등의 인출방식이 있지만 너무 단순한 방식이어서 자산 수익률 불확실성이나 수명 불확실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계좌가 주는 자유와 수익에는 불확실이라는 대가가 따른다. 불확실성을 잘 관리하면 좋은 은퇴소득을 만들 수 있다.





셋째 종신연금과 계좌를 적절하게 섞은 방식으로 최소인출보장상품이다. 

종신연금은 수익성이 낮고 계좌는 자산가치가 급락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들의 단점을 적절하게 보완한 상품군이지만 여전히 비가역성과 비유동성의 단점이 있다. 금융공학적으로 구조화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30년 동안 연금액을 지급하는 데 최소지급률이 납입원금의 1%이며 주식 가격의 변화에 따라 연금 지급액을 늘려주는 상품이다. 투자상품으로 은퇴소득을 만들고 싶은데 자칫 자산가치가 급락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품군이다.


개념적으로는 ELS와 유사하지만 만기가 1~3년이 대부분인 ELS에 비해 기간이 훨씬 길며 원금을 만기에 찾지 않고 계약 기간에 걸쳐 연금으로 지급한다. 원래 투자상품에 원금보장이나 최소수익률 보장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이 제한을 완화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인출상품군을 잘 섞는 배분전략 필요


앞으로는 연금 계좌에서는 사업비도 완화한 상품이 나올 것이다. 종신연금이 전기차이고 계좌상품이 가솔린 차라면 최소인출보장상품은 하이브리드 차라고 보면 된다. 가솔린과 전기로 달리면서 특정 조건에서 가솔린과 전기를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다.


인출 때의 상품들은 위의 3가지 그룹으로 묶인다. 이들 중 한 상품군으로 은퇴소득을 마련하는 경우에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따른다. 주식, 채권, 부동산을 적절히 섞는 자산배분이 효율적인 것처럼 인출을 통해 은퇴소득을 만들 때도 3가지 인출상품군을 잘 섞어서 배분해야 한다. 축적과 인출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므로 축적이 마무리된 사람들은 새로운 관점으로 인출을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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