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기] 1人 1技로 인생 설계를 다시 짜라!
글 : 이상건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2016-04-22
노후와 일
노후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일까? 물론 돈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돈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도 건강도 중요하다. 돈, 가족, 건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후 준비’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올리는 것들이다. 그런데 돈, 가족, 건강을 다 아우르는 상위 개념이 있다. 바로 ‘일’이다. 나이 들어서도 일을 하는 사람은 돈을 벌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다. 일을 하는 사람은 건강하고, ‘삼식이’ 남편 소릴 듣지 않으니 배우자와의 관계도 좋다. 노후 생활에서 일은 일석삼조이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꿩도 잡는 격이다.
문제는 일의 중요성을 알아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이 막막함이 대부분의 사람들을 치킨집 창업으로 내몬다. 그러나 그곳은 레드오션 중에서도 가장 피 튀기는 레드오션이다. 그럼 도대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그리고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왜 "1인 1기"일까?
은퇴 전문가 김경록 소장은 ‘1인 1기’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한 사람이 하나의 기술을 갖자는 얘기이다. 여기서 기술은 제조 기술로 치면 손으로 하는 소공(小工)을 말하고, 서비스업에서는 단순 서비스가 아닌 지식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런 기술은 고정자본이 들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며, 더 결정적인 것은 ‘생존’을 가능케 한다.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술만 익히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 기술을 중심으로 생애 설계를 하고 자산 운용 방식까지 바꾸자고 한다. 한마디로 인생 2막을 기술 중심으로 살자는 얘기다.
‘1인 1기’는 또한 순환형 삶의 시대에 적합한 인생 전략이기도 하다. 수명이 짧았던 시대의 삶은 단선형이었다. 학교교육을 마치고 취업해 직장 생활을 한 후 세상과 이별하는 게 기본적인 삶의 패턴이었다. 그러나 장수혁명으로 삶이 ‘순환형’으로 바뀌고 있다. 주된 일자리를 마친 후에도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한다. 순환형 삶의 성패는 바로 ‘일’에 달려 있다.
이 책에는 덤도 있다. 저자가 투자회사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한 투자 베테랑답게 저금리 · 고령화에 맞는 자산 운용의 기본 원칙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퇴 관련 서적들이 재무와 비재무의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 십상인데, 이 책은 재무와 비재무의 균형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치우침이 없이 균형 잡힌 노후 준비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한국경제TV,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금융 및 투자 담당 기자를 거쳐 현재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