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퇴직금 재원을 다 적립하지 않았다면, 내 퇴직금은 어떻게 되나?
글 : 김현욱 / 미래에셋증권 상무 2026-08-06

퇴직연금은 기본적으로 근로자의 퇴직금 재원을 회사 밖에 적립하고, 적립된 재원은 회사를 위해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회사 도산 시 적어도 사외 적립되어 있는 재원 만큼 근로자의 퇴직금이 보호되는 제도입니다. 즉,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금 재원을 100% 사외 적립 했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근로자는 퇴직금을 전액 안전하게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퇴직연금을 시행하면서도 회사가 퇴직금 재원을 전부 사외적립하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우선 정상적으로 퇴직하는 상황에서 DB, DC 제도별로 내 퇴직금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DB제도 가입자의 최종 퇴직금이 1,000원이고 일부 사외적립되어 있는 금액이 600원일 경우를 가정해보겠습니다. 퇴직하면 사외 적립되어 있는 600원은 퇴직연금사업자가 퇴직자의 IRP계좌로 입금해주고, 나머지 400원은 회사에서 직접 퇴직자의 IRP계좌로 입금해줍니다. 적립부족 기간이 얼마든지 간에 회사는 최종 퇴직금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기만 하면 퇴직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 책임을 다하는 것 입니다.
하지만, DC제도 가입자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DC제도 특성상 재직중에 매년 퇴직금을 대신해서 DC계좌에 입금해줘야 하기 때문에 입금이 지연된 기간에 대해서는 지연이자를 포함해서 입금해줘야 합니다.

만약, 전년도까지 미납된 금액이 300원이고, 올해 퇴직시점까지 미납된 금액이 100원일 경우를 가정해보겠습니다. 퇴직하면 회사는 미납된 300원뿐만 아니라, 미납된 건별 금액 각각에 대해서 해당 기간만큼 10% 지연이자를 포함한 금액과 올해 미납된 금액 100원을 포함해서 퇴직자 DC계좌에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입금해주면 모든 책임을 다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퇴직하는 경우에는 퇴직연금이 일부만 사외적립되어 있더라도 내 퇴직금을 받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일부만 사외 적립된 상태에서 회사 부도 등의 이유로 잔여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 입니다.
일단 회사가 부도나더라도 DB제도는 사외 적립되어 있는 금액까지, DC제도는 지금까지 납입되어 있는 부담금까지는 퇴직금이 보장됩니다. 퇴직연금에 적립되어 있는 금액을 찾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청구서를 발송해야 하는데, 만약 부도 등의 이유로 회사에서 청구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직접 퇴직연금사업자에게 필요한 서류와 함께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금액에 대해서는 퇴직자가 두 가지 방법으로 신청해서 받아내야 합니다.
첫 번째, 임금채권보장제도를 활용해야 합니다.
임금채권보장제도는 회사 부도 시 근로자들의 3개월치 급여와 3년치 퇴직금을 지급해주는 제도입니다. 법원의 파산선고를 받았는지, 고용노동부의 도산사실인정을 받았는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 한도가 다르긴 합니다만, 부족한 퇴직금이 대략 3년치 이내일 경우에는 이 방법만으로도 부족한 금액을 다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신청은 사업장 관한 지방노동청에 해야 하는데, 상황에 따라 절차 및 필요서류가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문의한 후에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신청하더라도 즉시 지급되지는 않고 1개월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하니 이점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 “체불임금 등 대지급금 상한액 고시”에 따라 상황 및 연령별로 대략적으로 660만원에서 1,050만원 사이에서 상한액이 정해집니다. 따라서, 본인의 임금수준이 더 높거나, 3년 이상의 퇴직금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두 번째 방법을 이용해야 합니다.
두 번째, 체불 퇴직금에 대한 지급의무가 있는 회사를 상대로 직접 청구해야 합니다.
우선, 법원이 파산선고를 한 경우에는 파산채권 신고를 통해서 다른 채권자들 보다 우선해서 변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법원 절차 없이 고용노동부의 도산사실인정을 받은 경우에는 회사 명의의 남은 재산을 찾아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이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고 긴 싸움이 될 수 있으므로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주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회사가 안정적인 상태에서 단기간의 미납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미납이 지속된 상태에서 도산 등의 이슈가 발생할 경우에는 퇴직금을 온전히 받지 못하거나 수령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평소에 퇴직연금 적립 상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김현욱 미래에셋증권 상무
퇴직보험 및 퇴직연금 분야에서 27년간 몸담아온 전문가로, 퇴직연금제도의 설계부터 사무처리, 시스템 개발, 마케팅, 영업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깊은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퇴직연금 컨설팅과 자문은 물론, 실제 퇴직연금 사무처리 시스템(RK 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하며 제도 운영의 디테일을 직접 다뤄왔다. 연금계리전문인력과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정 실무작업반과 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감독규정 제정' 실무작업반에서 활동하며 제도 기반 마련에도 기여했다. 금융투자교육원의 자문위원 및 강사로도 활동하고, 각종 포럼 세미나 심포지움에 참여 하면서 퇴직연금 관련 전문지식과 현장 경험을 널리 전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