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으로 들어온 목돈, 투자는 하고 싶은데 손실이 걱정된다면
글 : 조성환 /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경영학 박사 2026-01-19
퇴직금으로 들어온 목돈, 투자해도 괜찮을까?
어제는 주가가 올랐다고 뉴스가 떠들썩하더니 오늘은 폭락했다며 난리다. 때로는 채권금리가 급등락하며 시장 전체를 흔든다. 어느 날은 은행 예금금리가 조금 올랐다는 소식에 잠시 마음이 놓였다가 계속 오르는 물가를 확인하고는 이내 불안에 휩싸인다.
목돈이 들어왔다고는 해도 직장에서 은퇴하고 죽을 때까지 짧게는 30년에서 길게는 50년까지 버티려면 돈을 불려야 하는 현실이다. 은퇴 후 투자는 이처럼 흔들리는 거대한 세계에 맞서 ‘평생의 월급’인 연금을 지켜내는 과정이다.
손실은 두렵고 투자는 필요한 은퇴자를 위한 솔루션의 등장
최근 생명보험 업계에서 선보이고 있는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이 바로 퇴직 후 자산관리와 연금수령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 상품이다. ‘실적배당’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주로 펀드로 운용되는 일종의 투자형 연금으로서 이 부분은 투자한 펀드 수익률에 따라 연금액이 달라지는 기존의 변액연금과 유사하다.
그러나 매월 발생하던 급여소득이 사라지는 퇴직 후에는 노후자금이 100% 투자성과에 연동되면 자산가격 하락 시 노후생활에 직격타를 맞는다. 주식·채권·부동산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는 환경에서 수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두려움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조건에 놓여있는 것이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투자 실패로 살아 있는 동안 자산이 바닥 나는 것에 대한 공포는 은퇴 후 투자를 가로막는다. 그렇다고 금리형 연금상품을 선택하자니, 수익률이 낮아 만족할 만한 액수의 연금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사이에서 등장한 해법이 바로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으로, 투자는 하되 납입 보험료를 기준으로 최소 연금 지급을 ‘보증’하는 구조이다.

연금 수령 방식 선택과 라이프 스타일
기존의 연금보험 상품은 대부분 가입자가 연금 수령기에 접어들면 금리형으로 운용되면서 종신형이나 확정기간형 등 방식으로 연금을 지급해왔다. 종신형은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은 평생 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확정기간형은 ‘10년, 혹은 20년 동안은 어떤 일이 있어도 연금을 보장하겠다’는 구체적인 지급기간을 제시한다.
어떤 연금 지급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노후 라이프스타일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종신형은 말 그대로 삶의 끝자락까지 함께 가는 약속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기대수명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어떤 이는 85세에 생을 마감하고, 어떤 이는 100세를 훌쩍 넘긴다. 종신연금은 바로 이 ‘얼마나 오래 사느냐’라는 인생의 불확실성을 보험사가 대신 감당하는 구조다. 평생 연금이 나온다는 확신은, 매달 줄어드는 계좌잔고를 바라보며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반면 확정기간형 상품은 훨씬 현실적이다. ‘은퇴 후 20년만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으면 된다’거나 ‘주택연금을 신청하기 전까지의 공백만 메우고 싶다’등 용도에 대한 정의가 있는 편이다. 종신형에 비해 수령기간이 짧으므로 수령할 수 있는 연금의 액수는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종신의 안도감 대신, 일정 기간 동안의 좀 더 많은 현금흐름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의 연금 수령방식은 이 두 방식 중 확정기간형에 가까우나 발생한 운용수익에 따라 연금 지급액이나 지급기간 등이 달라질 수 있다.
투자성과 + 최소보증, 두 개의 축
이제 이 상품의 실체를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투자 수익을 누리면서 손실은 막아준다니, 그야말로 만능 상품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은 ‘투자성과 연동’과 ‘최소보증’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작동한다. 한 축에서는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성과에 따라 연금이 늘거나 줄고, 다른 한 축에서는 투자 실패로 연금이 급감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최소 보증 장치가 작동한다. 물론 이런 보증에는 비용이 따른다. 보험사는 시장 변동성을 헤지하기 위해 자본을 묶어 두어야 하고, 그 비용은 결국 고객이 부담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장단점을 가진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첫째, 하락에 대한 공포는 크지만 장기 투자는 피할 수 없는 중위험 성향의 사람에게 적합하다. 단순 투자상품은 장기 우상향을 믿고 변동성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지만, 보증형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어해 준다. 시장에 참여하되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린다.
둘째, 국민연금 외에 최소한의 추가 기본소득을 확보하고 싶은 사람에게 유용하다.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월 70만원 선에 그치는 현실에서, 금리형 연금만으로는 노후생활비에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투자 성과에 따라 연금이 늘어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납입 보험료가 보장된다는 점은 은퇴 후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한편, 냉정하게 짚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첫째, 투자 성과에 따라 총 연금 수령액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납입 보험료와 연금 수령개시 전 발생한 운용 수익은 모두 연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여기에 추가로 받는 연금은 결국 펀드 내 자산 구성과 그 수익률에 따라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운용을 잘 하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중도 해지시 보증이 훼손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놓치는 부분이다. 중도해지 시에는 납입 보험료 및 연금 수령 개시 전까지 발생한 수익에 대한 보증이 사라진다. 장기 유지가 전제된 상품이다. 보증을 받고 싶으면 마지막까지 유지한다는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 단, 중도해지 시점에 운용수익이 발생된 있는 상태라면 손실 없이 납입 보험료 잔액과 수익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예측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장수는 축복이지만,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노후는 단순히 소득이 얼마인가의 문제를 넘어 얼마 동안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노후설계란 자신이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어떤 위험을 금융회사에 넘길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은 그 선택의 폭을 크게 넓혀 주는 유용한 도구다.
투자를 하면서도 바닥을 지킬 수 있다는 것, 평생이든 10년이든 내가 살아갈 특정한 시간에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이 두 가지는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의외로 큰 위로가 된다.
은퇴 후 소득설계에 정답은 없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이것이다. 우리는 예측 가능한 미래를 원하며, 어떤 형태로든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이 삶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에서 얻을 수 있는 작은 안정감은 은퇴 후라는 인생에 가장 의미 있는 시간에서 큰 가치를 갖는다.
조성환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경영학 박사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30여 년간 보험사, 증권사, 은행, 종금사 등 금융권 전반에서 상품 개발과 운용, 재무 컨설팅 업무를 맡아왔다. 미래에셋생명에서 16년간 임원으로 활동하며 퇴직연금 지원 및 영업을 담당하였고, 생명보험업계를 대표해 퇴직연금발전협의회 간사로 활동했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퇴직연금의 기틀을 다지는 데 기여한 공로로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또한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 자문단으로 6년간 활동하며, 개인과 가계의 노후자산관리 방향을 제시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프레임을 바꿔야 자산관리에 성공한다』, 『증권사 금융상품 101% 활용법』, 『평범한 여자들의 돈 버는 비결』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