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으로 연금 받기, 월 30만원 평생 vs 월 100만원 도전
글 : 조성환 /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경영학 박사 2025-12-05
“1억 원의 연금 자산을 금융회사에 맡겨두고, 연금으로 월 100만원을 받는 것과 월 30만원을 받는 것 중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결과가 뻔한 질문을 하면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금상품에 가입할 때, 금융회사별로, 연금상품별로 특징과 장단점을 철저하게 알아보지 않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앞의 질문과 같은 고민이 선행되면서 연금상품을 선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인의 부탁이나 주위 사람들을 따라 가입하거나, 단순히 연말정산용으로 가입하는 등 연금상품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가입할 때 뿐만 아니라 연금 수령을 할 때도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고민하기 보다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연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연금수령기의 수동적인 자세는 두 가지 행태로 나타난다. 첫 번째는 금융회사에서 주는 연금을 그대로 받는 것이고, 두 번째는 연금지급조건이나 연금액이 적다는 불만을 갖고 목돈(일시금)으로 찾아가서 자기가 직접 투자나 저축을 하여 생활비를 마련하겠다는 시도로 나타나게 된다. 필자는 두 번째와 같은 방법을 권유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20~40대에서도 주식이나 코인투자를 해서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데, 60대 이후에 투자를 해서 생활비를 번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투자하여 월세를 받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투자규모도 커야하고 각종 세금이나 규제로 인해 이 역시도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결국은 금융회사로부터 연금을 매월 꼬박꼬박 받는 것이 가장 속편한 방법이다.

이제는 운용하면서 인출하는 시대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연금상품은 보험사의 전유물이었다. 특히, 사망 시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종신연금이 가능한 생명보험사가 연금상품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그래서, 일반연금(세제비적격)은 물론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에 가입해서 통상 만 55세부터 죽을 때까지 연금이 나오는 종신연금을 받고자 생명보험회사 상품을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금리형 연금보험으로는 월 300~400만원의 연금을 받으려면 10억원 가까운 금액이 가입되어 있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는 연금 가입자가 스스로 내 몸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연금수령의 관점 변화 : 저축에서 투자로
과거에는 일반연금은 물론 연금저축이나 퇴직연금의 연금수령은 생명보험사가 적합하다고 여겨졌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강점은 “종신(終身) 지급” 구조다. 즉, 오래 살수록 유리한 구조이며, 사망 시점 이후의 위험을 보험사가 대신 부담한다. 이러한 안정성 덕분에 ‘금리형 연금보험’은 오랫동안 정답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률이었다. 저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금리형 연금보험의 기대수익률은 해마다 하락했다. 1억원을 맡겨도 월 30~40만원 안팎의 연금이 전부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60세인 A씨가 1억원을 평균수명인 86세까지 매월 나누어 받는다면 월 32만원을 받게 된다. 상황이 이러니 차라리 예금에 넣어두고 이자 붙이면서 생활비를 조달하겠다는 사람도 생기는 것이다. 결국 평균수명 이상으로 살아야 하고 그것도 꽤 오래 살아야 종신연금에 가입한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보험사를 비난할 수는 없다. 연금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채권의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연금은 안전하게 금리형 연금보험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연금은 받을 때도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1억당 월 30~40만원으로 만족하시는 분은 편하게 생명보험사 금리형 종신연금을 가입하면 된다.

‘자산운용형 연금’의 부상
최근 몇 년 사이 증권사들이 연금수령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지형이 바뀌었다.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모두 ‘계좌 유지 상태에서 연금 형태로 인출’이 가능해지면서, 가입자가 스스로 자산운용을 지속하면서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인출금액도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어서 지난 달에 월 100만원을 받았더라도 이번 달에는 월 120만원이나 월 80만원으로 변경할 수 있고, 금액 변경 횟수도 제한도 없다.
보험사는 고정된 연금액을 지급하지만, 증권사에서는 투자성과에 따라 수령액이 달라지는 운용형 구조가 가능해졌다. 동일한 1억원의 자산이라도, 운용수익이 연 5%라면 월 41만원, 운용수익이 연 12%라면 월 100만원의 인출이 가능한 셈이다.
문제는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노년에 투자를 통해서 스스로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은 어려운 방법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에 신상품이 출시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상당히 줄여주고 있는데, 자산운용사의 “월분배형 ETF”가 그것이다.
월분배형 ETF의 출시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다양한 월분배형 ETF를 출시하여 시중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기초자산으로 국내 주식은 물론 미국의 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고, 채권에도 투자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주식, 채권에 투자하면서 여기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이나 배당, 이자를 모아서 매월 분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특히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을 탑재한 월분배형 ETF의 월 분배율이 높아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예시를 들면 아래와 같다.

논리적으로 매월 나오는 분배금은 변경되지만 보유주식수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자산운용사가 나 자신을 대신해서 성장하는 자산에 분산투자를 잘한다면 부족한 연금자산으로 오랫동안 조금이나마 더 많은 생활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주의할 점은 ETF는 투자상품이므로 자산운용사의 운용능력이나 시장상황에 따라서는 손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결론이다. 결국은 위험의 주체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다. 장수와 시장 변동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면 금리형 연금보험이, 자산운용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이 있다면 운용형이 더 적합하다. 연금수령 방식의 선택은 더 이상 단일 상품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1억원이라도 운용 주체와 위험 관리 방식에 따라 월 30만원이 될 수도 있고, 100만원이 될 수도 있다. 내 자산을 어떤 구조로, 어떤 원칙에 따라 현금흐름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때이다.
조성환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경영학 박사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30여 년간 보험사, 증권사, 은행, 종금사 등 금융권 전반에서 상품 개발과 운용, 재무 컨설팅 업무를 맡아왔다. 미래에셋생명에서 16년간 임원으로 활동하며 퇴직연금 지원 및 영업을 담당하였고, 생명보험업계를 대표해 퇴직연금발전협의회 간사로 활동했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퇴직연금의 기틀을 다지는 데 기여한 공로로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또한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 자문단으로 6년간 활동하며, 개인과 가계의 노후자산관리 방향을 제시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프레임을 바꿔야 자산관리에 성공한다』, 『증권사 금융상품 101% 활용법』, 『평범한 여자들의 돈 버는 비결』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