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담보로 사내대출 가능한가요?
글 : 김현욱 / 미래에셋증권 상무 2025-12-17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저리 또는 합리적인 금리로 목돈을 대출해주는 복지제도는 해당 근로자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대출의 주체는 회사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관리하거나 연관되어 있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새마을금고, 신협 등 그 형태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모든 주체를 회사로, 이러한 형태의 대출을 사내대출이라고 표현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내대출의 사유는 대부분 주택자금(구입, 전세) 및 생활안정자금으로 비슷하고, 가끔 사유에 제한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출금액, 사유 등은 회사가 정책적으로 정하거나, 노사합의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내대출 시 회사는 대출금을 안전하게 회수할 방안이 필요합니다.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사내대출 시 실무적으로 퇴직금을 담보로 하는 경우가 많았었습니다. 근로자는 별도의 인보증 및 담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편했고, 회사는 근로자가 퇴직 시까지 상환하지 않으면 퇴직금에서 잔여 대출금을 상계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문제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7조 제1항에 따라 퇴직금(정확하게는 퇴직금을 받을 권리)을 담보로 제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즉, 퇴직금제도에서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할 경우 회사는 사내대출에 대한 새로운 채권확보 방안이 필요하게 되었고, 많은 회사들이 보증보험 가입을 선택하였습니다.
여기서 보증보험이란 만약에 대출을 받은 근로자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보증보험사에서 먼저 대출금을 회사에 갚아주고 보증보험사가 근로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여 대출금을 회수하는 보험을 말합니다.
보증보험료는 대부분 형평성 및 수혜자 부담원칙에 따라 대출자인 근로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보증보험료는 대출금액, 대출기간, 회사 및 근로자의 신용도 등을 감안하여 보증보험사에서 정하고 있으며, 기간이 길 경우 100~200만원이 훨씬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7조 제2항에 따라 퇴직연금에서는 급여를 받을 권리를 담보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입자별 적립금의 50%를 기본 한도로 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담보제공 가능 사유>
1. 무주택자인 가입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2. 무주택자인 가입자의 전세금 또는 임차보증금(재직 중 1회)
3. 가입자, 배우자 및 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을 위한 의료비를 부담하는 경우
4. 5년 이내에 가입자의 회생 결정 및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5. 가입자, 배우자 및 부양가족의 대학등록금, 혼례비 또는 장례비를 가입자가 부담하는 경우
6. 사업주의 휴업 실시로 임금이 감소하거나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사유와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위 사항들을 조합해서 볼 때 사내대출 사유와 퇴직연금 담보제공 사유를 일치시킬 수 있다면, 사내대출 시 채권확보 방안을 보증보험이 아니라 퇴직연금을 담보로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퇴직연금을 담보로 제공하는 금액 만큼은 근로자는 보증보험을 가입하지 않아도 되니까 보증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고, 회사는 대출금을 안정적으로 회수 할 수 있으면서 근로자에게 새로운 복지혜택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상호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활용해서 일부 퇴직연금사업자들이 “퇴직연금 담보제공 서비스” 등의 명칭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근로자 A는 회사(기금,금고 등)로부터 주택구입자금으로 5천만원을 10년만기로 대출받으면서 보증보험료를 200만원 부담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Case1.
근로자 A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5천만원일 경우, 50% 금액인 2천5백만원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으므로 A는 회사에 퇴직연금 2천5백만원을 담보로 제공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한 보증보험료 100만원만 부담하면 됩니다.
Case2.
근로자 B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1억원일 경우, 50% 금액인 5천만원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으므로 B는 회사에 퇴직연금 5천만원을 담보로 제공하고, 보증보험을 가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경우 근로자 A,B는 보증보험료를 각각 100만원, 200만원 절감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근로자 B가 재직중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처리하게 될까요? 회사는 근로자 B의 퇴직연금청구서와 함께 미상환 대출금액을 퇴직연금사업자에게 통지하고, 담보 제공을 위해 질권을 설정한 퇴직연금사업자는 5천만원을 회사로 송금하고, 나머지 퇴직금을 IRP계좌로 이전합니다.
이 경우 근로자에게는 추가적인 혜택이 있습니다. 보증보험을 활용한 경우, 근로자 B는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퇴직금이 이전된 IRP계좌를 전액 해지해야 하므로, IRP를 통해서 연금을 수령할 수 없게 됩니다.
반면, 퇴직연금 담보제공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5천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IRP계좌로 이전되기 때문에 IRP에서 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됩니다. IRP에서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퇴직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측면에서 최고의 절세방안임을 감안하면 근로자에게 추가적인 혜택일 수 있습니다.
현재 회사에 사내대출 제도가 있고 근로자가 보증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경우라면 회사와 근로자 모두를 위해서 “퇴직연금 담보제공 서비스”를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김현욱 미래에셋증권 상무
퇴직보험 및 퇴직연금 분야에서 27년간 몸담아온 전문가로, 퇴직연금제도의 설계부터 사무처리, 시스템 개발, 마케팅, 영업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깊은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퇴직연금 컨설팅과 자문은 물론, 실제 퇴직연금 사무처리 시스템(RK 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하며 제도 운영의 디테일을 직접 다뤄왔다. 연금계리전문인력과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정 실무작업반과 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감독규정 제정' 실무작업반에서 활동하며 제도 기반 마련에도 기여했다. 금융투자교육원의 자문위원 및 강사로도 활동하고, 각종 포럼 세미나 심포지움에 참여 하면서 퇴직연금 관련 전문지식과 현장 경험을 널리 전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