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DC형 가입자라면 점검해봐야 할 4가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퇴직연금 DC형 가입자라면 점검해봐야 할 4가지

글 : 조성환 /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경영학 박사 2025-11-18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흘렀다. 이제 DC(확정기여)형의 규모도 크게 증가하였다. 2024년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118.4조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431조원)의 27.4%를 차지하고 있다. DB(확정급여)형 214.6조원에 비해 여전히 작은 수준이지만, 도입 초기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그러나 DC형 적립금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그 만큼 나의 몫도 커졌는지는 의문이다. DC형 연금은 적립금으로 수익률을 거둔 만큼 더 많이 챙겨가는 구조인데, DC형의 10년 장기수익률을 보면 약 2.5%로 평균 임금상승률(2~6%)에 미치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적립금을 제대로 ‘일하게’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래의 노후자금이 되어야 할 적립금이 예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에 머물러, 사실상 잠들어 있었던 셈이다. 


타의든 자의든 DC형으로 가입되었다면, 이제는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DB형보다 더 많은 노후자산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단순한 구호가 아닌,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 




1 지금, 적립금이 얼마나 있는 확인해보자


내 퇴직연금계좌에 얼마가 쌓여 있는지 알고 있을까? 사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DC형 계좌를 열어본 적조차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C형 가입자의 약 68%가 3년간 운용지시를 하지 않았으며,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설문조사에서는 가입자의 5%가 계좌를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한 22%는 1년에 한 두번 확인해보거나 거의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답변하였다. 이렇듯 대부분의 DC형 계좌는 ‘부재 중인 계좌’로 방치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아무리 TDF나 디폴트옵션 등 좋은 상품과 제도를 도입해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이제라도 관심을 가지고 운용에 참여한다면, 그 수익은 온전히 나의 몫이 된다. 그 동안 모아온 자산을 국민연금과 합쳐 활용한다면, 더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기대할 수 있다. DC형 가입자라면 지금 바로 퇴직연금 계좌를 확인해보자. 자신이 어떠한 연금제도에 있는지, 어떤 상품에 가입되어 있는지 확인해보고, 금융회사에 찾아가 이것저것 물어보자. 


만약에 상담이 미흡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사업자도 변경해보자. 요즘은 연금계좌 실물이전 제도를 통해 보유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다. 물론 성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진 않겠지만, 방치된 계좌가 ‘일하는 계좌’로 바뀌는 순간, 이미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2 이제 운전대를 잡고 천천히 움직여보자 


연금의 적립금에 예금이 담겨 있다고 안도해서는 안 된다. 예금은 물가상승률만 겨우 따라갈 뿐, 자산을 불려주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예금뿐 아니라 여러 펀드를 조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DC형 계좌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다. 이제는 운전대를 직접 잡고, 내 포트폴리오의 방향을 잡아보자. 이를 위한 실천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애재무설계’부터 시작해보자. 


국민연금, 퇴직·개인연금을 함께 고려해, 은퇴 후 필요한 자금 규모와 운용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자. 목표가 크고 투자 여력이 적다면, 개인연금을 더 보충하거나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여유가 있다면 안정적인 운용전략을 선택하면 된다. 또한 퇴직하는 시점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면 투자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은 대부분의 금융회사에서 은퇴설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1년에 한두 번은 시간을 내서 전문가와 상담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둘째, 나만의 ‘자산배분원칙서(Investment Policy Statement)’를 만들어보자.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게 주식과 채권의 비중, 리밸런싱 기준을 문서로 정리해두면, 시장의 변동에서도 흔들지 않는 운용원칙이 된다. 예일대 기금운용을 이끈 전설적인 투자자 데이비드 스웬슨 박사에 따르면 “원칙을 지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수익률 격차는 명확하다.“고 언급할 만큼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셋째, 주기적으로 계좌를 점검해보자. 


목표 대비 수익률, 적립금 추이, 상품별 성과를 꾸준히 확인하면서 ‘내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직접 확인해보자. 월급명세서를 보듯 연금계좌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잔고가 커질수록, 아침마다 계좌를 확인하는 일이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된다.


이런 과정을 꾸준히 이어가면 퇴직연금계좌는 ‘정차된 차’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로 바뀐다. 그 순간부터 내 적립금은 스스로 일하는 자산이 된다.

  


 3 상품보다는 구조를 이해하자 


주변에 DC형 연금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상품이 좋은가’를 묻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내 퇴직연금 계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이다. 퇴직연금사업자는 누구인지, 수수료는 얼마인지, 수익률과 상품 다양성은 충분한지, 또 사업자가 투자자 교육이나 알맞은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도 살펴보자. 


이런 기본적인 질문에 스스로 답하지 못한다면, 상품을 바꿔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구조를 알고 질문하기 시작할 때, 퇴직연금은 비로소 제대로 작동한다.

  


 4 누군가가 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지 말자 


법과 제도의 개선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나의 금융 이해력은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다. 지금부터는 퇴직연금을 단순한 투자계좌로 보기보다 평생의 현금흐름을 관리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바라보자, 또한 “어디에 투자할까?”가 아니라 “이 제도를 통해 나의 경제적 자유를 어떻게 설계할까?”를 고민해보자. 


제도를 이해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에게 퇴직연금은 노후를 지키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결국, DC형 퇴직연금의 본질적 문제는 수익률이 아니라 주체성의 부재다. 가입자가 스스로 ‘운용자’로 재정의할 때, 수익률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퇴직연금의 미래는 상품이 아니라, 나의 운용철학과 참여 의지 위에서 만들어진다. 이제 우리 함께, 진짜 운용자로서 나의 연금을 움직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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