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편의점에서 산다?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일자리를 편의점에서 산다?

글 : 김웅철 / 지방자치TV 대표이사, 매일경제 전 도쿄특파원 2025-11-05


편의점의 나라 일본에서 ‘일자리 편의점’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일자리도 편의점에서 일상 용품 구매하듯이 살 수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일본의 한 시골 마을에서 시작한 신선한 발상에 일본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산기슭 아래 위치한 오카야마현(岡山県) 나기초(奈義町). 인구 약 5400명(2025년 8월 1일 현재)의 이 작은 마을에서 9년 전 마을 주민이 주도하는 지역 재생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됩니다. 


‘육아나 연령 등의 이유로 풀타임으로 일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각자 사정에 맞게 가능한 범위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보자’ ‘지역 활성화의 핵심은 일자리 확대’라는 데에 깊이 공감하는 뜻있는 지자체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방식의 일자리 만들기에 의기투합하여 내놓은 해법이 바로 ‘일자리 편의점’입니다.



일자리 잘게 쪼개 구직자에 매칭


나기초 일자리 편의점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일손이 필요한 발주자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아, 해당 업무를 시간과 내용으로 잘게 분해해 재위탁하는 식입니다. 예를 들어 6시간의 농작업을 2시간씩 3명이 나눠 하거나, 마스크 만드는 일을 ‘재단’과 ‘봉제’, ‘검품’ 등 3가지 공정으로 잘게 쪼개 발주하는 식으로 누구든 부담 없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작은 규모의 다양한 일상용품을 부담 없이 구매하는 편의점과 닮았다고 해서 ‘일자리 편의점’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입니다. 배우자의 전근으로 나기초에 이주한 한 여성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자리 편의점 덕분에 육아에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일할 수 있어 좋다. 또 일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면 기분 전환도 된다”고 얘기합니다.


일자리는 정원 풀베기, 집안일 정리, 농사일, 공공시설 안내, 청소는 물론이고 봉제와 사무 등 전문적인 부문까지 다양합니다. 일자리 편의점에는 전문 스탭이 상주하는데, 이들은 일자리 의뢰측과 수급측 양쪽 의사를 모두 청취합니다. 매주 관계자 회의를 통해 의뢰인 측이 요구하는 기술과 일하는 쪽이 희망 하는 조건이나 보유 역량, 희망 사항을 파악합니다. 


편의점 측은 또 마을 일손의 업무 역량을 높이기 위해 일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수회 등을 개최해 인재 육성도 하고 있습니다. 컨디션 난조로 갑작스럽게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팀 제도’를 도입해 일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궁리도 하고 있습니다. 팀원제로 일을 수주하다 보니 일자리 매칭 확률도 올라갔다고 합니다.


현재 나기초의 20~90세 주민 가운데 2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자리 편의점에 등록해서 일하고 있고, 일자리 의뢰도 연간 900건에 달합니다. 등록자 중에는 월 15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주민도 있다고 합니다.('「일 편의점」작업 분담', 2023.1.10. 동경 요미우리신문) 초기에는 민간이 지자체의 업무를 위탁 받아 운영하는 방식이었지만 2019년부터는 민간 주도의 일반사단법인 ‘나기초 일자리원(園)’이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확대되는 일자리 편의점,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 있어


“단시간 일자리가 생기면서 고령자와 육아 세대가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인연이 생겨 다세대 교류도 생겨나고 있다”, “지역 일손 부족이 심각한 시대. ‘작은 일손’이 모이면 지역의 큰 버팀목이 된다” 등 현지 매스컴의 호평으로 ‘일자리 편의점’의 효과가 소문이 나면서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나기초에 이어 현재 홋카이도(北海道), 돗토리현(鳥取県), 나라현(奈良県) 등 전국 10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일자리 편의점 문을 연 구마모토현(熊本県) 미나미오구 니마치(南小国町)에서는 4곳의 우체국에 일자리 접수처를 만들어 민관이 힘을 합치고 있습니다. 


일자리 편의점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현재는 풀베기 같은 단순 업무 의뢰가 많지만 실제 이런 일에는 일꾼이 부족하고, 사무 작업 등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발주가 적은 수급 불균형이 존재합니다. 일본의 일자리 편의점이 이런 미스매치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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