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투자금 80% 날리고 깨닫다. 투자는 '00'가 중요하다는 걸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금융위기로 투자금 80% 날리고 깨닫다. 투자는 '00'가 중요하다는 걸

글 : 이제경 /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2025-01-14

투자는 저축과 달리 위험이 따른다. 기대수익이 커질수록 위험의 크기도 커지게 마련이다. 어떤 상품에 투자할 것인지 못지않게, 어느 정도의 위험을 안고 얼마만큼을 투자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특히 은퇴자금 마련이 아닌 ‘도전적인 투자’에 나설 때엔 얼마를 투자할 것인지가 투자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경제적인 안정을 위협받거나, 심지어는 모든 재산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퇴자금을 마련할 목적이라면 장기-적립식-분산 투자가 핵심이다. 그래야만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고, 투자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 ‘도전적인 투자’는 생각할 요소가 많다. 특히 주식시장이 아닌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사업을 시작한다면 ‘투자 적기(Market Timing)’를 살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적립식으로 장기투자를 할 때엔 ‘마켓 타이밍’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주식시장은 예측이 불가능한 시장이다. 


그러나 ‘도전적인 투자’에 나설 경우엔 ‘마켓 타이밍’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투자 적기다 싶으면 빚을 내서라도 과감한 투자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위험을 무서워한 나머지 저축에 안주하다 보면 인플레이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도전적인 투자’에 나설 때엔 ‘마켓 타이밍’을 잘 살펴야 하고, 특히 얼마만큼을 투자할 것인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자칫 대박을 좇다가는 패가망신할 수 있다. 



빅터 하가니와 제임스 화이트가 쓴 ‘얼마를 투자할 것인가(The Missing Billionaires)’는 ‘도전적인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에게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공동 저자인 빅터 하가니는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망한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다. 자신의 가용 금융자산 중 80%를 LTCM에 투자했다가 몽땅 날린 불운의 주인공이다. 그의 뼈아픈 실패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전문 투자자들도 이해하기 힘든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분명하다. 투자규모를 정할 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3가지 요소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백미는 ‘효용(만족감)’이란 개념을 투자에 접목했다는 점이다. 소비활동의 결과물인 효용을 투자활동에서도 활용하자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투자 규모를 정할 때 살펴야 할 3가지 


우선 투자규모를 정할 때 반드시 살펴야 할 3가지 요소부터 살펴보자. 


첫째는 초과 수익률이다. 무위험 투자상품으로 알려진 은행 정기예금 금리나 국채 수익률을 웃도는 기대 초과 수익률에 따라 투자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기대 초과 수익률과 투자규모는 정비례한다. 기대 초과 수익률이 높을수록 투자규모도 커진다. 기대 초과 수익률이 보잘 것 없다면 큰 규모를 투자할 이유가 없다. 



둘째는 투자자의 위험 감수성(Risk Tolerance)이다. 위험 회피형-중립형-선호형 여부에 따라 투자규모가 달라져야 한다. 위험 회피형이 모든 재산을 투자하거나, 이것도 모자라 부채를 끌어다가 투자한다면 ‘마음의 평화’는커녕 경제적인 안정도 위협받을 수 있다. 위험 감수성 못지않게 투자자의 ‘위험 능력(Risk Capacity)’도 투자규모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현재의 재정상태가 위험 능력의 크기를 좌우한다. 


설사 투자 원금을 날린다 해도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는 비상자금이 있다면 그나마 위험 능력은 있다고 볼 수 있고, 비상자금이 아예 없다면 위험 능력은 밑바닥이라고 봐야 한다. 얼마 동안 투자할 수 있는 돈이냐에 따라서도 위험 능력은 달라진다. 주식시장은 투자기간과의 싸움이다. 곧 써야 할 용도가 있는 돈으로 투자에 나선다면 망하는 지름길이다. 투자자의 위험 감수성과 위험 능력은 투자규모와 반비례한다. 위험 회피형일수록, 위험 능력이 낮을수록 투자규모를 줄여야 하고, 반대 상황이라면 투자규모를 늘려도 무방하다. 


셋째는 투자상품의 위험성이다. 위험이 클수록 기대수익도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위험도 커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투자상품의 위험성은 가격 변동성을 뜻한다. 오르고 내리는 폭이 클수록 변동성이 큰 상품인 것이다. 변동성이 큰 상품일수록 투자규모를 줄여야 한다. 반대로 변동성이 크지 않다면 투자규모를 늘려도 된다. 투자상품의 가격 변동성은 투자규모와 반비례한다. 


저자인 빅터 하가니는 구체적으로 최적 투자비율을 제시했다. 바로 LTCM 공동 창업자이면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머튼 MIT대 교수가 개발한 ‘머튼 비중(초과 기대수익률/위험 감수성*가격 변동성*2)’이 최적 투자비율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대목은 변동성이 2배 커지면 초과 수익은 4배 증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변동성과 초과 수익이 같은 비율로 커지면 손해보는 투자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머튼 비중(Merton Share)에 따르면 하가니는 LTCM에 가용 금융자산의 50%를 투자했어야 했다고 후회한다. 가용 자산의 80%에 달하는 규모의 투자는 무지의 소치였음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하가니는 요즘 자산관리회사인 엘름웰스라는 회사를 운영 중인데, 그가 여전히 활동할 수 있는 힘은 가용 금융자산의 20%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20%의 재산은 하가니 가족이 40년 동안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알려진다. 그가 살고 있는 주택과 비상장주식은 가용 자산 20%에 포함되지 않았다.

 


기대 자산이 아닌 효용의 최대화 


저자는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보다 얼마를 투자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하면서 투자의 지향점을 ‘기대 자산의 최대화’에서 ‘기대 효용의 최대화’에 둬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기보다는 내 몸에 맞는 투자에 나서라는 충고인 셈이다. 내 몸에 맞는 투자를 해야만 투자에 따른 효용(만족도)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대효용 극대화 접근법은 투자뿐 아니라 소비활동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일시적인 행복이 아니라 100세 인생 동안 지속적으로 행복을 누리려면 투자 위험뿐 아니라 지출 위험도 관리해야 한다. 지출이 소득을 앞서면 돈을 모을 수 없고, 돈을 모았다고 해도 돈을 지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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