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금계좌를 크게 키울 수 있었던 진짜 이유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내가 연금계좌를 크게 키울 수 있었던 진짜 이유

글 : 신파람 / 공학박사, 객원교수 2024-12-13


‘주식투자’, ‘펀드투자’라는 말을 들으면 위험하다고 인식하는 분들이 아직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식투자 역사가 짧은 것은 아니지만, 경제가 급성장하는 시대에 일반인들에게 알려졌었고, 큰 돈을 번다는 소문에 너도나도 섣부른 투자를 하였다가 오히려 큰 손실을 본 사람들이 더 많았기 때문일 겁니다.


은행 예금이나 개인 간의 금전 거래로 확정 이자를 받는 것에 익숙한 분들이, ‘주식에 투자하면 무조건 얼마를 번다’는 기대로 시작한 것이 화근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이 주식에 투자하면 돈을 번다더라’, ‘저 종목이 유망하다’는 풍문을 따라 소중한 재산을 투자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주식이란 한 기업의 자산을 쪼개서 여러 명의 주주들이 나눠 갖는 일종의 지분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단순히 화폐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여,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파는 것이 주식 투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주식투자는 그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투자 전문가를 이기려 하지 말고 이용하라   


전문 투자 기관에서 근무하는 전문가는, 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고 미래 수익을 예측하여 적정 가격을 산출합니다. 그리고 그 가격에 사고 팝니다. 엄청난 정보력을 가진, 전문적으로 교육받고 하루 종일 이 일에만 매달려서 월급을 받는 전문가들을 일반인들이 능가할 수는 없습니다. 프로 축구 팀과 초등학교 축구 팀이 시합을 하면 누가 이기겠어요.


그런데도 ‘나는 주식을 잘 한다’, ‘내가 더 잘 맞춘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주식을 사고 파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름 본인만이 터득한 비법과 기술이 있다고 합니다만, 그렇게 해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있기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매우 적을 겁니다. 각자 나름의 비법과 기술이 다르다면 각자 다른 결과를 낼 것이고, 그 중에서 큰 수익을 내는 사람은 통계적으로 매우 적다는 것이 제 체험이고 제가 읽은 자료의 결론입니다.


저는 반도체, 컴퓨터,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이라서 이 분야의 기업들을 일반인들보다 더 많이 알고 더 깊게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특정 기업을 골라서 투자하는, 소위 개별 종목의 주식 투자는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 투자 원칙 1호입니다.


한 때 개별 종목들에 1~2년 정도 투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깨달은 사실은, 주식의 미래를 일반인이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투자 전문가만큼 시간을 쓴다면 도전해 볼 수 있겠지만, 저는 제 직업이 있고 제가 할 일은 따로 있습니다. 투자는 그 쪽 분야의 전문가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지, 제가 그 사람을 이길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저는 모든 돈을 펀드에 투자하였습니다. 미국에서는 뮤추얼 펀드라고 합니다.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펀드 매니저라는 전문가가 특정 주식들을 골라 사서 운용하는 것이 펀드의 기본 개념입니다. 공동구매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펀드에 투자하면 개인 한 사람의 투자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종목들보다 훨씬 더 많은 종목들을 살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돈을 모으니 투자 금액이 커지니까요.


그래서 분산 투자가 됩니다. 한 두 기업의 주식을 사는 대신 100개의 기업의 주식을 사면 주가의 변동이 훨씬 줄어듭니다. 몇몇 기업의 실적이 나빠서 주가가 내려가더라도, 다른 기업들의 주가가 올라서 그 손실을 상쇄합니다. 주가가 드라마틱하게 오르는 짜릿함은 없지만, 주가가 안정적으로 움직입니다.




401(k) 적립금, IRA에서 자라나기까지   


지난 회에서 설명하였듯이 저는 창업 실패 후 2007년에 새 회사에 입사를 하였고, 그 해에 401(k) 계좌에 가입을 하였지만 본격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때 어떤 펀드에 가입하였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 지금은 401(k) 계좌 기록을 조회할 수도 없고, 그 당시 인쇄물로 받았던 내역서도 모두 버려서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제 급여 기록은 가지고 있는데, 2007년 입사부터 2013년 퇴사까지 401(k) 계좌에 납입한 금액은 $91,000 정도였습니다. 당시 환율로 1억원을 약간 넘습니다. 저는 거의 매년 401(k)의 납입 한도를 다 채워서 납입했습니다.


2013년에 저는 우리나라의 SK 하이닉스로 이직을 하였습니다. 이전에도 설명하였듯이 미국의 401(k) 계좌는 59.5세 이전에 인출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계좌는 그대로 두고 우리나라로 영구귀국을 하였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는 업무가 너무 바빠서 401(k)를 들여다볼 틈도 없었고, 그래서 그냥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 10월쯤 401(k) 계좌가 있는 미국 증권사로부터 메일을 받았는데, 401(k) 계좌를 IRA 계좌로 이전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내용이었습니다. 401(k)는 직장에서 열어준 계좌라서 퇴직 후에는 운용에 제약이 많지만, IRA 계좌는 우리나라의 연금저축 또는 IRP 계좌처럼 순전히 개인이 개설하고 운용하는 계좌라서 자유롭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상품도 401(k) 보다 IRA에 훨씬 더 많습니다.


그래서 2014년 11월에 401(k) 계좌를 IRA 계좌로 이전하였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부터 정확히 10년 전입니다. 그 때 이전한 금액은 $170,000, 당시 환율로 1.86억원 정도였습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납입한 원금은 1억원 정도였는데 2014년에 이전할 때 1.86억원이 되었으니, 그 사이에 86% 정도의 수익을 올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계좌의 현재 평가액은 $530,000, 오늘 환율로 7.4억원 정도 됩니다. 6년 납입하고 10년은 가만히 두기만 했는데, 미국 달러 기준으로는 480%, 원화로는 640%라는, 저도 믿기 어려운 수익을 올린 것입니다. 아래 그래프가 IRA 계좌로 이전한 직후인 2014년 12월 1일부터 현재까지의 자산 변동을 보여줍니다.




나는 어떤 펀드를 선택했나 


2014년에 IRA로 계좌를 이전하고 어떤 펀드에 투자할 지 한참 고민하였습니다. 미국에는 7,200개가 넘는 뮤추얼 펀드가 있고, 제가 계좌를 이전했던 2014년에는 8,000개 정도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 파는 ETF (Exchange Traded Fund)의 인기가 높아서 전통적인 뮤추얼 펀드가 줄고 있지만, 그 때만 해도 뮤추얼 펀드가 대세였습니다.


증권사 사이트에서 펀드 검색을 한참 했지만 솔직히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대충 고른 8개 펀드에 각 $10,000에서 $25,000씩 분산하여 투자하였습니다. 대기업 (Large-Cap), 중형 기업 (Mid-Cap), 해외, 중국, 바이오, 소매, 인프라, 채권으로 나름 분산해 보았습니다. 초보자들이 많이 시도하는 소위 백화점식 투자였습니다.


하지만 이 포트폴리오는 이 후 3년 동안 별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중국 펀드와 바이오 펀드는 손실이 났고,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와 중형 기업 펀드도 시원치 않았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중국, 유럽, 신흥국가, 바이오 등에 투자하는 것은 영 꺼림칙 했습니다.


그래서 2017년과 2018년 두 번에 걸쳐 일부 펀드를 환매하여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였습니다. 중형 기업, 해외 기업, 중국 펀드는 다 팔았고, 채권 펀드는 비중을 줄였습니다. 환매한 돈으로는 기술 기업 펀드와 의료 기기 펀드에 집중 투자하였고 소매 기업 펀드의 투자를 늘렸습니다. 펀드의 수도 6개로 줄였습니다. 이렇게 조정한 포트폴리오는 이 후 한 번도 바꾸지 않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고파는 타이밍이 아니라, 타임(시간)이 중요하다 


위 표가 현재 제 IRA 계좌의 포트폴리오입니다. 이 외에 Roth IRA 계좌 (납입 시 소득 공제는 못 받는 대신 인출 시 수익에 대한 세금이 없는 계좌)를 추가로 개설하여 시험삼아 $1,000 정도의 ETF를 매수하였는데, 이것이 현재 $3,000 정도로 불어났습니다. 그래서 이 증권사에 있는 제 은퇴 자금 총액은 현재 $530,000 입니다.

 

일반적인 분산 투자 개념에 비하면 제 포트폴리오는 주식, 특히 대기업과 기술기업에 치중되어 있고, 특정 섹터 (소매 판매)의 비중이 높습니다. 반면 채권의 비중은 매우 낮은, 일반적으로 추천할 만한 구성은 아닙니다. 그래서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10년 동안 부침이 심했습니다.


하지만 변동성은 시간이 상쇄해 줍니다.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지만, 긴 세월에서 보면 서서히 성장합니다. 그래서 주식은 사고 파는 타이밍을 쫓지 말고, 타임 (시간)에 투자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 경험해 보니 제가 정말 공감하는 말입니다. 제가 잘 몰라서 포트폴리오 구성이 엉성하였지만, 장기 투자를 하니 전부 높은 수익을 안겨주었습니다.




경험을 통해 깨달은 투자 철학

 

주식은 분산 투자와 장기 투자를 하면 위험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누가 유망하다고 하는 한 두 기업에 투자하지 말고, 많은 기업의 주식으로 구성된 펀드에 투자하여 장기간 보유하면 수익을 거둘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저도 초보자일 때 잘 몰라서 저 펀드들을 고른 것인데, 모두 성공했습니다. 특히 가장 보편적인 펀드가 가장 수익이 좋았던 것이 제 경험입니다. 시장을 이기려고 하지 말고, 시장에 올라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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