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o.1 노인주거 시설의 인기 비결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일본 No.1 노인주거 시설의 인기 비결은

글 : 이지희 /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2024-11-25

최근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곳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오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받는 질문이 하나 있다. 


“실버타운이 활성화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필자는 대답한다. 


“제대로된 운영을 할 수 있는 운영업체,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 입니다.” 


일본의 업계 1, 2, 3위로 손꼽히는 전문 운영 기업들은 일본 전역에 몇 백 개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소비자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일본의 전문 운영 기업들이 업계의 TOP이 될 수 있었던 이유들이 무엇인지 3회에 걸쳐서 소개해 보려고 한다. 먼저 베네세스타일케어(이하, 베네세)부터 소개한다. 


필자는 올해만 베네세 시설 3곳을 방문했다. 한국인들이 방문한다고 그랜드피아노로 아리랑을 연주해 주셨고, 이벤트 식사를 준비해 준 시설도 있었다. 시설 소개는 모두 시설의 장이 담당했다. 세심한 배려가 방문객에게도 전달될 정도이니 입주자들과 입주자들 가족은 베네세의 서비스에 감동했으리라 생각해 본다. 


본인이 베네세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회사. 신입들을 ‘진짜, 신(마지카미)’으로 육성하는 회사.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베네세는 어떤 회사인지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시작!


▶ 1995년 개호사업을 시작하여 곧 30주년을 맞는 회사 

▶ 입소자 평균연령 87.2세(2023년 기준) 

▶ 일본 전역에 운영하고 있는 시설 364개소(2024년 11월 기준)

▶ 종사자수 18,240명(2021년 9월 기준) 


건강한 사람, 케어가 필요한 사람, 인지증(치매)을 앓고 있는 사람 모두가 본인의 니즈에 맞는 시설을 선택하고 케어를 받을 수 있는 베네세의 모토는 "자신답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베네세의 팜플렛 첫 장을 넘기면 ‘먼저 천천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그 사람의 살아온 인생을 듣고, 앞으로도 그 사람이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념이 잘 담겨 있다. 

 


"작은 불안이나 고민도 괜찮으니 들려주세요. 

저희들은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듣고, 

여러분들의 지금까지의 인생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신답게 매일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이념으로 손꼽히는 것이 ‘이용자 중심’이라면 베네세는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철저하게 지키고 앞으로도 지키려고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선택을 받지 않았을까?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 유료노인홈 6개 시리즈와 서비스제공고령자주택 리레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아이스크림 집은 소비자가 원하는 아이스크림을 고를 수 있도록 31개 종류를 내놓았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아이스크림을 골라 먹고 만족을 얻는다. 베네세에서는 유료노인홈 6개의 시리즈(아리아, 그라니&그란다, 본세쥬르, 쿠라라, 마도카, 코코치)와 서비스제공고령자주택(리레)까지 합해 총 7가지 시리즈로 시설 유형을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먼저 아리아는 베네세가 운영하는 유료노인홈 중 최상위 시리즈로 오페라의 아리아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마치 아리아를 부르는 것처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입주자들에게 가장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주자들의 삶을 오페라에 비유한다. 24시간 간호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여유롭고 질 높은 생활이 가능하다. 일본 전역에 29개만이 존재한다. 아리아 시리즈는 2003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그 당시에는 드물었던 24시간 간호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였다. 


그라니&그란다는 인생을 잘 살아온 선배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Granny & Granda라고 명명하였다. 오랫동안 잘 살아오셨으니 가족처럼 따뜻하게 보살핌을 받으면서 노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라니&그란다는 1986년 카마쿠라에서 시작되었으며 소수의 노인을 대상으로 각 개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컨셉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일본 전역에 172개소가 운영 중이다.


본세쥬르는 프랑스어로 Bon(행복 가득), Sejour(소속감)이라는 말에서 탄생하였다. 개호가 필요한 입주자가 건강하고 평온한 생활을 보낼 수 있는 행복 넘치는 장소를 만든다는 의미로 명명하였다. 개호가 필요하게 되더라도 거주지를 바꿀 필요 없이 비교적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2001년 타마플라자에서 시작하였다. 일본 전역에 53개소가 운영 중이다.


쿠라라는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는 그룹홈의 형태이다. 스웨덴 치매 협회 회장 스티나 클라라 훌스트룀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다. 거실을 중심으로 한 공간에서 유닛 케어(9명 1유닛)를 실시하고 있다. 치매 케어의 한 방법으로 소수의 사람들이 생활하는 그룹홈 시스템을 고안하여 집단 개호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방식을 소중히 하며 케어하고 있다. 또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하게 두는 자립지원의 이념을 소중히 하고 있다. 1997년 오카야마시와 1998년 도쿄 하치오지시에 오픈한 2개의 그룹홈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일본 전역에 37개소가 운영 중이다.



마도카는 둥근 원을 의미한다.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시설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유래하였다. 주민, 가족,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통해 개방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작고 가정적인 쿠라라(9명 1유닛 체제)와는 다르게 마도카는 쿠라라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는 삶을 추구하는 쿠라라의 자매 시리즈로 시작되었다. 


집단개호를 실시하며 약 20명의 그룹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층마다 거실(리빙룸)을 만들고 그곳이 생활의 중심이 되도록 세팅하였다. 거실이 모임의 장소가 된다. 치매 환자는 친근한 직원과 다른 거주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정적인 분위기의 따뜻한 거실에서 안정감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56개소가 운영 중이다. 


코코치 시리즈는 직원, 입주자, 가족, 지역주민에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공동 창조’를 컨셉으로 한 참여형 주택이다. 입주자도 가정과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완수하고 직원이나 가족의 보살핌과 지원을 받으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지역사회와 교류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컨셉이다. 예를 들어 코코치 니시 후나바시에서는 식당을 매일 몇 시간 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지역의 노인 클럽이나 다양한 클럽 활동에 이용되고 있다. 


지역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반 시민과 마찬가지로 참여하고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집에서 생활하는 것과 같고 입주자가 해야 할 역할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하고, 할 수 없는 것은 직원이 도와주는 형태로 대응하고 있다. 2011년 사이타마현 히가시이와쓰키에서 시작하였으며 현재 전국에 15개소가 운영 중이다. 


리레는 Liberty와 Relief의 약자로 자유와 자율성, 마음의 평화와 안도감을 결합한 베네세의 서비스제공고령자주택이다. 자유롭게, 나답게를 컨셉으로 하고 있다. 2014년 처음 시작되었으며 자율성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주거 단위의 주방, 욕실, 세탁기 등 일반적인 주거 형태를 갖추고 있다. 베리어프리 디자인 이외에도 거실, 욕실, 화장실 3곳에 비상호출 버튼이 있으며 동작감지센서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전국에 2개가 운영 중이다.


베네세가 운영하고 있는 유료노인홈이나 서비스제공고령자주택 근처에는 동 법인에서 운영하는 방문개호 등의 재택개호사업소가 있기 때문에 개호가 필요한 입주자라도 같은 지역의 같은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실버타운도 골라가는 재미가 있으면 좋겠으나 아직 그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선택지가 많지 않다.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실버타운이 등장해서 소비자들 입맛에 맞게 골라가는 재미가 생겼으면 좋겠다. 


이해를 돕기 위해 유료노인홈 6개의 시리즈를 중심으로 각 유형의 특징을 <표 1>에 정리하였다. 



입지도 아니고 비용도 아니다! 베네세를 선택하는 이유는 직원의 분위기나 대응!


베네세에서는 몇 년 전 자체적으로 계약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입주자와 입주자 가족에게 베네세에 입주하게 된 이유를 물었더니 직원의 분위기나 대응 때문이라는 응답이 1,890건의 응답중에서 7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주변 환경을 포함한 입지조건이 72%, 간호 체제나 의료 연계체제가 58%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입소자나 입소자의 가족들은 입지보다도 직원의 분위기나 대응 때문에 베네세를 선택했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시설의 입지, 디자인, 자재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서 시설을 만들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유료노인홈 업계의 TOP으로 꼽히는 베네세가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은 이유는 입지도 비용도 아니었음을 우리도 교훈 삼아야 할 것이다. 



직원 교육에 진심인 베네세, ‘진짜 신(마지카미)’급의 직원을 만들기까지


베네세스타일케어는 베네세홀딩스의 자회사로 베네세홀딩스는 원래 교육 관련 회사였다. 빨간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교육 관련 회사였던 베네세는 1994년에 보육 사업, 1995년에 개호 사업을 시작하였다. 교육사업으로 시작한 회사이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자부심과 직원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베네세에서는 자체적인 교육시스템을 통해 ‘진짜, 신(마지카미)’이라고 하는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마지카미의 기원은 한 가정에서 인지증을 앓고 있는 한 거주자가 긴장하고 웃지 않고 있었는데, 인지증 개호에 숙련된 직원이 서포트를 하러 와서 환자의 생활기록과 현재의 기분을 비교하면서 불과 몇 시간 만에 미소를 이끌었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그 상황을 무심코 본 젊은 사원이 [진짜, 신!(마지카미)]이라고 무심코 내뱉은 말이 어원이 되었다고 한다. 


마지카미 제도에는 ‘인지증케어’, ‘안전 관리와 재발 방지’, ‘개호 기술’, ‘의료 연계 및 ACP(사전치료계획(Life Conference).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사전에 삶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의료에 대해 반복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을 의미)’의 4가지 전문자격이 있으며 각각의 마지카미를 취득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인증 시험에 합격한 직원은 ‘마지카미’로 인정된다. 제도가 시작된 2019년부터 현재까지 292명의 직원이 ‘마지카미’ 인증을 받았다. 


고도의 기능을 갖춘 개호복지사나 보육 인력을 다수 배출하고 육성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 베네세는 2023년 베네세스타일아카데미를 설립하였다. 마지카미들은 본인들의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또 다른 마지카미를 육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자체적인 인재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계속해서 인재를 육성해 나가는 일이 우리나라 실버타운을 활성화시키는데 꼭 필요한 일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베네세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얼마 전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의 회장님과 부회장님과의 식사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과거에 비가 오는 날 깜짝으로 어르신들께 파전을 부쳐 드렸더니 너무 즐거워하셨다는 경험담, 외식을 하기가 어려운 어르신들을 전부 휠체어에 태우고 데크로 모시고 나가 삼겹살을 구워드렸다고 하는 경험담을 들으면서 다양한 시설들의 일화가 떠올랐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나물을 다듬고 모든 장을 손수 담가 식사를 정성스럽게 제공하는 시설, 매주 월요일마다 어르신들을 셔틀버스로 마트에 모시고 가서 장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시설 등등 우리나라에도 십수 년간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노력하는 시설들이 얼마나 많은가! 유료로 운영되고 있지만 ‘복지마인드’를 근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한국의 실버타운 역사가 시작된 지 올해로 36년을 맞이했다. 그 역사 안에서 운영을 중지한 곳들도 여럿 있다. 반면에 앞으로 새롭게 실버타운 사업으로의 진출을 예고한 기업들도 여럿 있다. 


일본의 베네세가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선택을 받으면서 계속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시작하는 "이용자 중심의 운영 마인드"와 개호의 근간을 사람이라고 여기고 기술과 마음을 갖춘 "사람"을 육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일본의 베네세가 한국의 실버타운 업계에 주는 교훈이며 우리가 고민해야 할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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