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관전포인트는?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관전포인트는?

글 : 이규성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선임매니저 2024-06-10

2024년 국내 경제 이슈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1월 정부가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을 제시한 이후로 5월초 기업가치 제고 공시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고, 상장기업의 의견수렴을 거쳐 5~6월부터 준비된 기업부터 자율공시가 시작되고 있다. 프로그램 발표부터 시행까지 겨우 5~6개월 만의 일이다. 2024년 1분기 외국인 누적 순매수액은 16.3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였는데,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이 우리나라 투자자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관심대상이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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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은 왜 뜨거운 감자인가?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취지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558조원(2023년 말 기준)으로 세계 13위권으로 성장하는 등 양적인 성장을 달성하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상장기업 가치는 주요국에 비해 저평가 되어 있다. 국내 상장기업의 10년 평균 PBR(순자산 대비 주가수준)은 1.04배로 선진국 평균(2.5배)에 비해 한참을 밑돌고, 양안갈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대만 상장기업 PBR(2.07배)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편이다.  


최근 우리나라 보다 앞서 시행(2023년 4월 시행)된 일본의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은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프로그램 도입 당시 PBR이 1배 미만인 일본상장기업 비중은 54%인 절반이상일 정도로 주요국인 미국(5%)과 유럽(24%)에 비해 기업에 대한 저평가 정도가 극심하였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저평가되는 주요 요인은 기업에 대한 성장 기대가 낮고 기업의 자산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저조한 투자심리를 개선하고자 2022년 6월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PBR 1배 미만의 저평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을 고안하였고, 시행 1년 만에 일본의 대표적 주가지수 니케이225는 2024년 2월 3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은 어떻게 기업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나


일본의 경우를 자세히 살펴보자. 프로그램 전담기관인 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는 PBR이 1배 미만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청하였다. 특히 기업들에게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개선을 요청하였는데 이때 자기자본이익률은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세후순이익 비율을 말한다. 거래소로 기업가치제고 방안을 요청받은 기업 입장에서는 ROE를 개선하기 위해 크게 두가지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나는 ROE 계산식의 분자인 세후순이익을 높이는 방법, 다른 하나는 분모인 자기자본을 줄이는 방법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인 사업 효율화를 통한 이익 개선안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회사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의 구조개편이 요구되는데 이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두 번째 방법인 자기자본 축소방안은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사회 결의만 있다면, 사내유보로 쌓인 이익잉여금을 주주에게 배당하여 자기자본을 줄이거나 자사주를 소각해 자기자본을 축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본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의 기대효과는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성장을 유도하고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의 주주환원율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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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의 체감효과는?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은 자율성에 기반하고 있다.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이 강제성을 띄게 된다면 프로그램 자체가 요식행위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정부의 우려가 반영되어 있다. 그 대신,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상장기업에게는 법인세 인하, 배당소득세의 분리과세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5종 세정지원(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R&D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 법인세공제∙감면 컨설팅 우대, 부가∙법인세 경정청구 우대, 가업승계 컨설팅)과 거래소 부과금 및 수수료 면제 혜택도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이러한 혜택들은 일본의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에서는 제공되지 않는 파격적인 혜택이다.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세미나에 참석해 살펴보면 상장기업의 입장은 다소 부담스러운 눈치이다. 프로그램 자체가 자율성을 띈다고 하지만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에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으니 자본시장에서 채권과 주식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기업입장에서 프로그램 시행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투자자의 액션플랜은?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상장기업의 경우 기업가치를 빠르게 제고하기 위해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해 그동안 쌓아 놓은 기업의 사내유보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자기자본수익률(ROE)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상장회사의 자본재배치가 효율화된다면 우리나라 기업 전반의 성장률이 제고될 가능성이 커져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해 투자자들은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연금계좌나 ISA(종합자산관리계좌)의 활용에 관심을 좀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론,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이 만능은 아니다.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일본의 경우처럼 기업지배구조개선 도모를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 행사 준칙) 강화 등의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업과 자본시장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내용과 시행 일정은?


우리나라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은 1월에 제시된 이후 5월초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었으며, 5월 중순 가이드라인 확정이후 준비된 기업부터 자율공시방식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스스로 수립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관련 장치(지수, ETF)를 11월 중에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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