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를 얻은 30인이 말하는 5가지 비결
글 : 이제경 /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2024-04-22
“장성한 자녀의 집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서 거주하면서,
손자녀를 자전거에 태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가끔씩 산에서 캠핑을 즐기고, 아이들을 차에 태워 해변으로 여행을 떠나고,
마라톤을 즐기면서, 시간제 일자리를 가리지 않고 재미 삼아 일하고 싶다.”
- 자산관리회사 메이포트 창립자 애덤 그로스먼이 말하는 행복한 노후 모습 -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은퇴 생활자의 모습이다. 이런 노후 삶을 살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무엇보다도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인생 목표로 삼아야 한다. 또한 ‘경제적 자유’를 누릴 만큼의 노후자금을 어떻게 모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실천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게 거의 없는 ‘흙수저’라도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살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경제적 자유인이 될 수 있을까. 조너선 클레먼츠가 쓴 ‘돈의 태도(My money journey)’에 해답이 있다. 미국 경제월간지 포브스에서 기자 활동을 시작했던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20여년 동안 재테크 칼럼을 연재했고, 시티그룹에서 개인자산관리 임원으로도 일했다. 이런 경험 덕분에 많은 경제적 자유인을 만날 수 있었고, 이들 가운데 30인의 생애를 직접 조명한 책이 바로 ‘돈의 태도’이다. 경제적 자유인 30인에는 저자도 포함돼 있다. 이들이 경제적 자유인이 될 수 있었던 비결 다섯가지를 탐색해 본다.
첫째, 소득이 늘어도 소비를 늘리지 않았다. 돈을 버는 것과 돈을 모으는 것은 별개다.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돈을 모을 수 없다. 검소한 생활은 경제적 자유인으로 가는 첫 걸음이다. 조금만 방심하면 소득이 많아질수록 덩달아 소비도 늘기 일쑤다. 늘어나는 수입을 빨아들이는 독버섯이나 다름없는 ‘라이프 스타일 인플레이션’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소득이 늘어날수록 저축률이 감소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소비를 통제하지 못하면 저축할 여력이 줄어들고, 무엇보다도 은퇴 후 생활비를 줄여야 하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둘째, 인덱스펀드로 장기투자에 나섰다. 지출이 수입보다 적다면 저축할 여력이 생기고, 드디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개인연금저축(보험과 펀드)은 물론이고 개인퇴직연금(IRP)에 최대한 납입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장기투자 대열에서 빠져나오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장기투자를 할 때엔 특히 수수료 비용을 잘 따져야 하고, 투자적기를 노리는 마켓 타이밍(Market Timing) 유혹을 떨쳐버려야 한다. 치고 빠지는 단기투자로 시장수익률 이상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정액분할투자는 경제적 자유로 가는 검증된 투자법이다.
셋째, 주택담보대출을 통해서라도 내집을 마련했다. 경제적 자유인들은 한결같이 집 장만에 대한 경제적 가치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다.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대출이자를 부담하면서도 내집을 장만하면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주택가격이 오르면 적절한 시점에서 매각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마켓 타이밍에 남다른 재능이 있다면 주식시장이 아닌 주택시장에서 한번쯤 노려볼만하지 않을까.
넷째, ‘대박’을 좇지 않고 위험관리에 치중했다. 포트폴리오 이론의 선구자인 해리 마코위츠는 “분산투자만이 투자 세계의 유일한 공짜 점심”이라고 말했다. 대박을 좇기 위한 몰빵 투자는 금물이다. 위험관리를 위한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대박에 있지 않고 살아남는 데 있다. 돈을 벌고 돈을 모으는 것 못지 않게 돈을 지키는 게 경제적 자유로 가는 지름길이다. 대박만을 노리는 몰빵 투자는 패망의 지름길일 뿐이다. 신경과 전문의이면서 금융이론가로 평가받는 윌리엄 번스타인은 ‘두 바구니 접근법’을 강조한다. 노후자금은 ‘안전자산 바구니’에 넣어두고, 사치품을 구매할 욕심이 있다면 ‘모험자산 바구니’에 여윳돈을 넣으라고 주문한다. ‘안전자산 바구니’에는 20여년 정도의 생활비를 쓸 수 있는 노후자금을 현금성자산이나 채권 형태로 잠거둬야 하고, 그래도 여유가 있으면 ‘모험자산 바구니’에 있는 돈으로 투자하라는 입장이다. 경제적 자유인들은 보험의 중요성도 잊지 않는다.
다섯째, 은퇴 이후에도 일을 중단하지 않았다. 경제적 자유를 누릴 만큼 노후자금을 비축한 그들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전히 다양한 일을 한다.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게 목적이지만, 덤으로 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기에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서둘러 수령할 이유가 없어진다. 늦게 받을수록 연금 수령액은 많아지게 마련이다.
노후에도 돈 걱정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경제적 자유인들의 남은 목표는 무엇일까. 경제적 자유인 30인은 한결같이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자녀들을 위해 직장을 포기하기도 한다. 경제적 자유인들은 대부분 자녀들에게 어느 정도의 재산을 물려줄 것인지와 무엇보다도 개인의 사회책임 실천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인다. 자녀들에게 돈을 물려줄 때엔 한꺼번에 주기보단 신탁제도를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래야 검소한 생활태도를 유지하고, 직장생활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그동안 축적한 돈을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게 쓸 수 있을지에 골몰한다. 경제적 자유는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여기는 그들이기에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해답도 의미 있는 삶에서 찾고 있다.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매경이코노미’ 편집장을 역임하기까지 21년 동안 매일경제신문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했고, 라이나생명에서 10년 동안 전무이사로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와 최고고객책임자(CCO)로 일했다. 주경야독을 통해 경제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경희대와 숙명여대에서 겸임교수로도 활동했다. 현재 ㈜에코마케팅 감사, 100세경영연구원 원장(비상임)으로 있다. 저서로는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 『All Ready? 행복한 은퇴를 위한 모든 것(대표저자)』, 『스타 재테크(공저)』, 『잘 나가는 기업, 경영비법은 있다(공저)』 『재테크박사』 등이 있다. 가치 있는 삶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개인의 사회책임(ISR) 지수’를 창안하기도 했다. 필자 이메일 주소: happylogin1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