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60대 유튜버 '꼰대박' 된 사연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우여곡절 끝에 60대 유튜버 '꼰대박' 된 사연

글 : 꼰대박 / N잡러(회사근무, 유튜버, 배우 및 모델, 강사, 모바일 쇼호스트, MC)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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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직을 찾으려면 나를 탐색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일까를 분석하면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확률은 높아진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해봤다. 호기심이 많고 낯선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며 사람을 웃기려는 마음이 있으며 인정욕구가 강해 칭찬에 목을 매고 단조로운 것보다 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말을 하기 좋아하고 머리보다는 몸을 쓰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에 목숨을 건다.


이것 외에도 또 내가 생각만해도 가슴 뛰는 동사를 열거 해봤다. 웃기다. 도전하다. 만나다. 상상하다. 발표하다.


이와 같은 조건에 부합한 직업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 바로 강사, 코미디언, 카운셀러, 정치인, MC 등이 이에 해당되는 직업이다. 정치인이나 MC는 현실적으로 불가하다고 생각해서 일찌감치 접었고 개그맨이나 강사는 도전 해볼만한 할 것 같긴 한데….


제발 생각 좀 그만 해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현실에 많은 것들을 내려 놓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당장 일정한 수입이 끊기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 현실적인 준비와 인내도 필요하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 하더라도 남들보다 재능이 있어야 그 일을 계속 할 수 있으며 그 재능이 돈이라는 결과물로 나와야 진정 좋아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또 현실에서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일에 얼마의 시간을 투자해야 직업으로 할 수 있으며 이 일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어떠한지? 그들의 소득은 얼마인지? 아! 생각하면 할수록 진척되는 것은 없고 머리만 아프다


무작정 온라인 개그카페 두 군데에 가입을 하고 홍대에 있는 개그맨 윤형빈이 운영하는개그학원에 등록하러 갔다. 그러나 60대에는 개콘에 나갈 수 없단다. 초장부터 기가 확 꺾인다.


그렇다면 강사에 도전해야하나? 그럼 일단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강사로 정하긴 했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 어떤 분야를 강의할까? 지식전달형 강사가 좋을까? 재미있는 강사? 나에게 누가 강의를 의뢰나 할까? 강사 학원을 다녀야 하나?




일단 내가 강사에 소질 있는지 스스로를 체크하기 위해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살면서 후회 되는 일,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대해서 그리고 만오천원짜리 삼각대를 구입한 다음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기로 했다.


원고를 기반으로 5분짜리 동영상을 찍는데 편집을 할 줄 몰라 한 번에 NG없이 하려니 100번을 넘게 시도했다. 힘들어도 넘 힘들었다…ㅠㅠㅠ


아들을 보여줬더니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있으니 올려보라고 했다. 그래서 10개 정도의 동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해봤다. 늙으면 후회하는 것, 자식과 잘 지내는 방법, 이런 친구 가까이 하지 마라. 이기적으로 살아라 등등을 주제로.


3만 구독자 유튜버 '꼰대박'의 탄생


업로드한지 두 달이 다 되가는데 영상별 조횟수는 고작 10회정도… 댓글 아니 악플도 하나 없다. 다시 말해 내 컨텐츠는 그냥 쓰레기라는 의미다.


남들의 영상이 궁금했다. 참 기발하고 재밌다….잘들 만든다. 남의 영상을 보면서 느낀 것은 컨텐츠는 이마를 탁 칠 정도로 재미있어야 하고, 독특하거나 감동적이며 주기적으로 끊임없이 업로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데 내 영상은 재미있기는커녕 텐션도 낮고 잔소리만 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늙은 꼰대 모습 그 자체였다.


흠… 꼰대? 그래 채널명을 꼰대박으로 짓자! 꼰대라는 뜻과 더불어 컨텐츠 대박나라, 꼰대 밖의 사람이 되자라는 복합적인 의미로 채널명을 꼰대박으로 바꿨다.


그리고 원고를 고쳐 쓰기 시작했다. 대사는 간결하며 짧게 쓰고 잔소리 같지 않으면서 재미를 주기 위해 반어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렇해서 나온 컨텐츠가 ‘자식을 불효자로 만드는 방법 3가지’, ‘며느리를 도망치게 하는 방법’, ‘아들을 찐따로 만드는 방법’ 등이었다.




그 중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이혼 당하는 방법 3가지’를 간단히 소개 하자면,

“내가 하는 일은 아내가 모두 이해 할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이혼 당하는 방법 3가지!

첫 번째 집에서 몸을 아끼고 최대한 쉬세요. 맞벌이 하신다고요~? 그래도 그녀는 여자잖아요.

어쩔 수 없이 할 경우 도와준다고 꼭 생색내세요! 잔소리하면 무시하고 말 안 통하면 소리 질러~~~~”




이런 식이다..ㅎㅎ 이렇게 반어법 컨텐츠를 업로드한지 2개월만에 구독자가 3만명이 넘으면서 공중파 방송국과 신문 및 기업 유튜브 채널에서 출연이 쇄도했다. 이건 뭐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이렇게 잘 풀리는 건가?


고통스러웠던 콘텐츠 기획과 편집


한 가지 참 희한한 점이 있다. 기성세대들이 보고 반성하라고 만든 영상의 구독자가 청소년들이 대부분이었다. 영상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이 많은 것을 보면 아마 부모나 힘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은 젊은이들이 부지기수인 듯하다.


그래서 청소년을 타겟으로 동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동영상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참 고되다. 일주일 내내 머릿속에는 컨텐츠 생각뿐이었다. 대본을 쓰기 위해 인터넷, 서적, 신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서치를 하고 심지어 요즘 청소년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알려고 길거리 인터뷰를 수도 없이 해야 했다.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이슈에 맞는 컨텐츠를 짧은 시간에 만들어 내는 일은 돋보기를 쓰고 독수리타법으로 노트북을 다루는 나에게 열정만으로는 힘겨운 작업이다. 작업 중에 가장 큰 어려움 아니 고통은 편집이다


컷편집에 자막 넣고 BGM(배경음악) 깔고 자막에 맞는 효과음이나 영상 삽입 등 할 것이 수없이 많아 3분 짜리 영상 하나 편집하는데 3일씩 걸렸다. 몇 달 후에는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마저 없어져 대머리가 될 지경이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3달 후에는 구독자 중 한 분이 도와 주셔서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


유튜브로 새로운 일 의뢰가 늘어나다


다행스럽게도 그 힘겨움에 대한 보상이 주어졌다. 몇 군데 매체에서 유망한 시니어 유튜버로 선정되면서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도 했고 유명 금융사의 컨텐츠 제작 의뢰, 지자체 시니어 축제 초청 등 예상치 못한 부수적인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명이 났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웃기는 법을 배워보기 위해 찾아갔던 개그학원은 문지방을 넘기도 전에 퇴짜 맞았고, 그 다음 좋아하는 일로 해보려던 강사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내 나름대로 추진력을 갖고 또 아들의 도움도 받아 우연치 않게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나를 찾아주는 곳들이 생겼다.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컨텐츠의 재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랩, 판소리도 배웠다. 심지어는 연극까지 배웠다. 기존 라이프 스타일에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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