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노후 행복의 복병... 뼈건강에 신경을 쓰자...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골다공증, 노후 행복의 복병... 뼈건강에 신경을 쓰자...

글 : 김동선 / 조인케어 대표/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초빙대우교수 2024-02-05

내가 75세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일까? 60세가 된 내 모습도 상상하기 힘든데, 75세라니? 상상이 어렵겠지만, 한 번 시도해보자. 배낭을 메고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거나 스키장에서 손주들에게 멋진 활강을 가르치고 있으려나? 75세에 휠체어를 탄 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모습은? 상상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런데, 현실의 75세는 어떨까? 

통계청에 따르면 70세 이상 여성 인구 370만 명 가운데 장기요양 인정을 받은 여성은 모두 73만7천여명. 5명 가운데 한 명은 누군가의 도움으로 생활을 해야 한다. 그런데 장기요양서비스가 필요한 상태에 이르는 주요 원인으로 치매, 뇌혈관질환, 쇠약, 낙상에 의한 골절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뇌혈관질환은 남자들에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여성이 요양서비스가 필요한 상태에 이르는 데에는 치매, 쇠약 다음으로 낙상골절을 꼽을 수가 있겠다.


액티브시니어였던 P씨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노인복지관에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나름 즐거운 노후를 보내던 그녀가 와상 환자가 되는 것은 순간이었다.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살짝 엉덩방아를 찧었을 뿐인데, 대퇴골 골절이 일어났다. 대수롭지 않은 사고였는데, 골다공증이 심했기 때문에 심각한 골절이 돼 버린 것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지만 이후 활동에 자신을 잃게 됐다. 좋아하는 등산은 커녕 산책을 하는 것도 조심스럽기만 했다. 두 번째 골절이 일어난 후 그녀는 더 이상 신체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사람들과 단절된 생활을 하다 보니 우울증과 치매가 이어지고 전체적으로 노쇠해져서 80대가 되기도 전인데 요양원에 갈 수 밖에 없게 됐다. 

노년기 건강과 삶의 질은 오로지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용돈 주는 자식, 주름없는 팽팽한 피부도 중요하지만 내가 혼자 외출을 할 수 있고, 혼자 화장실을 갈 수 있는 것이 마지막 자랑거리이다. 




낙상은 노년기에 흔히 일어나는 사고이다. 두 발의 밸런스가 맞지 않으며 자세가 흐트러졌을 때 다시 균형을 잡는 유연성이 떨어지는 데다 근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잠시 주저앉거나 엉덩방아를 찧는 등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낙상이 어떤 이에게는 행복한 노년기를 뺏어가는 날강도가 된다. 그런데 뼈가 튼튼하면 넘어져도 문제가 없다. 그러니 낙상은 드러난 위험일 뿐이고 보이지 않은 위험은 결국 골다공증인 셈이다.


골다공증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3배 발병이 높은 질환이다. 남자에 비해 작은 체구와 골격, 임신과 출산등으로 칼슘을 많이 소모했기 때문이다. 또한 폐경기가 되면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에스트로겐 감소는 뼈의 재형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 상태가 되기 쉽다. 그래서 50대 여성 4명 가운데 한 명은 골다공증이라고 한다. 연령별로 보면 아직 운동신경이 있어 넘어지며 손으로 짚는 60대는 손목 골절, 손으로 짚지 못하고 넘어지는 60~70대는 척추 골절, 75세 이상에서는 고관절 골절 위험이 높다. 골절 위험은 나이가 들수록 더 커진다. 세탁기에서 빨래물을 꺼내느라 팔을 뻗었다가 가슴뼈에 금이 가는 경우도 보았다. 심지어는 넘어지지 않았는데도 뼈가 저절로 부스러지는 경우까지 생긴다. 그래서 90대의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그대로 와상상태가 되는 경우도 보았다. 


여자 노후의 무서운 복병이면서 흔하게 있는 질병인데도 골다공증에 대해 경각심은 높지 않다. 골다공증 환자가운데 약물치료를 받는 비율은 10명 가운데 4명에 불과하다.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6개월 이상 지속하는 비율은 절반에 못 미친다고 한다. 자각 증상이 없고 치료에 대한 오해가 있기 때문이다. 


50대 후반인 필자 역시 지난해 어깨 X레이를 찍었다가 골다공증이 의심된다며 진단을 권유받았다. 요양원의 노인들이 낙상으로 자리보전하는 것을 많이 보아온지라 즉시 검사를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믿기에 어지간 하면 병원을 멀리하고 처방받은 약도 서랍에 쟁겨두는 스타일이지만, 골다공증에 대해서는 다르다. 내가 꿈꾸는 75세에는 낙상과 골절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치료법으로 약물과 주사 가운데 선택할 수 있었다. 한 달에 한 번씩 먹는 약을 선택했다. 달력에 동그라미가 그려진 그 날이 되면 비장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물을 대접으로 마시며 알약을 삼킨 뒤, 몸을 계속 움직여 준다. 오후가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몸살 기운이 돌면서 통증이 온 몸으로 퍼져간다. 모터를 달기라도 한듯 온 몸이 덜덜 떨려오다가 열감에 몸이 둥둥 떠다니다가 땅바닥에 패대기쳐진 듯 아파온다. 대개 그 다음 날까지 통증이 이어진다. 


사람에 따라 정도가 있다지만, 대개 이런 통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뼈를 깍는 고통은 들어 보았지만 뼈를 채우는 데에도 엄청난 진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이러니 많은 여성들이 골다공증 치료를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다만, 몇 달 째 약물을 복용하는 내 경험에 따르면, 약물에 대한 온 몸의 저항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줄어들고 견딜만한 정도가 된다. 의사에 따라서는 몇 년씩 약물치료할 것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1년 정도 지난 뒤 뼈가 회복되는 정도를 본 뒤 결정하면 된다. 




1. 어떤 사람이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야 할까?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을 필요를 못 느끼게 된다. 하지만 흡연 경험이 있거나 다이어트를 계속 해 온 경우, 부모님이 골다공증 이력이 있었던 경우라면 골다공증 위험군이라 생각하고 검사를 받도록 한다. 커피와 탄산음료를 물보다 더 많이 마시는 사람이라면 역시 골다공증 위험군에 속한다. 또 젊었을 때의 신장에 비해 키가 3cm이상 줄어들었거나, 벽에 발 뒷꿈치와 엉덩이, 등을 바짝 대고 똑바로 섰을 때 고개가 벽에 닿지 않는 경우,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골밀도 검사는 X레이를 찍거나 전신골밀도검사를 하면 된다. 골밀도검사는 건강보험에 적용이 된다. 해마다 수가가 오르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지만 만 원이 조금 넘는 비용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2.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유를 많이 먹는 것이 좋을까? 

뼈의 밀도와 강도를 이루는 것이 칼슘이기 때문에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슘은 저지방 단백질과 섭취시 흡수율이 높아지지만 섬유질이 많거나 고지방인 식사와 함께 했을 때에는 오히려 섭취가 잘 되지 않는다. 짠 음식은 신장에서 칼슘을 배출하므로, 피하도록 한다. 칼슘이 많이 들었다고 생각되는 우유 등 낙농제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세계에서 고관절골절이 가장 많은 국가들은 아이러니하게 미국,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선진국이다. 이들 나라는 낙농국가이기도 해, 우유 섭취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런 사실이 우유가 칼슘 섭취를 방해한다는 논리를 뒷받침하는데,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우유단백질에는 인이 많으며 인이 칼슘과 경쟁적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칼슘의 체내 흡수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또 우유에 있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 역시 신장에서의 칼슘 배설을 촉진하는 기제가 있어 여자들의 경우는 우유 및 유제품 섭취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북유럽국가에서 고관절골절이 많은 데에 대해서는 다른 요인들도 거론된다. 이들은 대부분 키가 크다. 키가 클수록 무게 중심이 높아져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 두 번 째로 일조시간을 꼽는다. 일조량은 체내 비타민D 합성에 관여하며 칼슘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거나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운동도 중요하다. 겨울이 길고 날씨가 흐린 지역에서는 야외 활동을 하기보다 실내활동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 역시 골다공증이 생기기 쉬운 조건이다. 




3.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운동이 좋을까?

햇볕을 쬐는 것이 중요하니까 아무래도 야외에서 즐기는 운동이 좋을 듯 하다. 특히 걷기, 근력 운동 등 뼈에 자극을 주는 운동이 권장된다. 뼈는 세로축으로 물리적 자극이 가해지면 미량의 전류가 뼈에 전달되어 강도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운동선수의 골밀도는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운동선수가 똑같이 골밀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운동의 종류에 따라 효과가 다른데, 물리적으로 부하가 큰 운동일수록 골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수영보다 중력이 작용하는 육상에서 뛰고 던지는 운동이 골밀도를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로 박태환선수보다 장미란 선수의 골밀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도 있겠다. 뼈는 보통 힘줄을 통해 근육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근력 운동을 통해 뼈에 자극을 주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웨이트 머신 등을 이용한 근력운동을 통해 원하는 부위의 뼈를 튼튼하게 할 수도 있다. 


성장기의 기초체력이 노년기 건강으로 이어지듯이 여자의 뼈 건강 역시 성장기, 청년기, 중년기에 걸친 생활습관에 의해 이루어진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뼈건강에 신경을 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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