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오른팔, 찰리 멍거가 남긴 부자되는 두 가지 비밀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버핏의 오른팔, 찰리 멍거가 남긴 부자되는 두 가지 비밀은?

글 : 이제경 /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2024-01-03

세계적인 투자 귀재, 찰리 멍거(미국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가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후 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겁다. 그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오른팔로 불릴 정도로 신임받았다. 멍거가 없었다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금처럼 세계 돈줄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란 평가도 받는다. 그의 순재산은 약 3조원(23억달러, CNBC 평가)으로 세계 1000대 부자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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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던 그가 이처럼 글로벌 거부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변호사 집안에서 자랐다고는 하지만 물려받은 재산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재벌 상속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신분은 아니었다. 그의 재산은 순전히 경영자로서의 근로소득과 함께 주말에도 쉬지 않고 돈이 돈을 버는 자산소득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가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재무적 안정과 독립 수준을 뛰어 넘어 ‘재무적 자유’를 누린 것 만은 분명하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투자업무를 죽을 때까지 남 눈치보지 않고 할 수 있었고, 엄청난 규모의 돈을 여러 학교에 기부했다는 점에서 존경받을 만한 부자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멍거가 성공적으로 재무적 자유를 누릴 만큼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비결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실패 정석(定石)의 길’을 걷지 않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성공 정석(定石)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멍거가 말하는 ‘실패 정석’은 ‘미친 짓’을 하지 않는 것이다. 도박과 가상자산 투자는 미친 짓이라고 단언했다. 술과 여자를 좋아하고, 레버리지(빚을 동반한 투자)를 우습게 여기는 태도도 미친 짓으로 규정하고 평생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단기투자 역시도 재산을 지키는 데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했다. 멍거는 특히 수수료 제로(Zero)를 외치는 금융서비스회사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수수료 제로를 앞세워 겉으론 투자자를 위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초단기투자를 부추겨 결국엔 대출을 받게 함으로써 이익을 챙긴다고 보기 때문이다. 


멍가가 말하는 ‘성공 정석’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지혜’다. 세상의 이치와 투자자들의 심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힘, 곧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지혜는 지난 1995년 하버드대에서 강연했던 주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당시 그는 ‘인간 오판의 심리학’이란 주제로 긴 연설을 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감정에 휩쓸려 현명하지 못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일쑤인데, 그 이유를 25가지 오판 사례를 들어가면서 설명했다. 이들 인지적 오류 가운데 ‘롤라팔루자 효과(Lollapalooza Effect)’는 멍거 자신이 이름 붙인 개념이다. ‘합주효과’로 해석되지만 좀 더 쉽게 말하면 시너지효과와 유사하다. 여러 개의 편향이 합쳐지면 결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 효과이든 관계없이 말이다. 멍거는 이를 좀더 체계적으로 분석했는데, 이게 바로 ‘다중심리모델(Multi Mental Models)’이다. 이는 물리학, 생물학, 시스템 사고, 수리, 미시경제학, 군사, 인간본성에서 얻어낸 지식을 ‘통섭(統攝)’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의사결정 솔루션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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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판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사결정 솔루션이라 할 수 있는 그의 ‘다중심리모델’은 끊임없는 독서를 통해 얻어낸 결과물이다. 이런 통섭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었던 힘은 높은 윤리의식과 검소한 생활에서 비롯됐을 것 같다. 그는 70년 넘게 자신이 설계해서 지은 집에서 살았고, 운전기사 없이 손수 운전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빌린 차를 되돌려줄 때엔 반드시 주유를 가득해서 주라’는 부친의 가르침을 평생 실천하려고 노력했고, 그의 자녀들도 100세될 때까지 잊지 말고 실천해 주길 바랐다고 한다.      


한 평생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 같은 그에게도 아픔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결혼 생활 10년이 안된 상황에서 이혼을 해야 했고, 이혼 후 2년도 지나지 않아서는 9살짜리 아들을 백혈병으로 잃었으며, 50대엔 백내장 수술 실패로 왼쪽 눈을 잃기도 했다. 여덟 자녀들(전처 2명+두번째 부인 6명)에게 재산을 물려줘야 하는 가정사 때문에 버핏 회장과 빌 게이트 회장 등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는 ‘기부서약(Giving Pledge)’ 모임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가 기부에 인색했던 것은 절대 아니지만, 기부서약 모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는 늘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기부활동을 펼쳐 왔음을 보면 말이다. 


그의 순재산은 3조원이지만 130조원에 달하는 버핏 회장과 함께 일하면서도 늘 버핏을 존경했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버핏과 불협화음 없이 일했던 멍거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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