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돈에 집착했던 이유를 돌이켜보니,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그렇게 돈에 집착했던 이유를 돌이켜보니,

글 : 버들치 / 작가 2023-12-28

사람들은 돈 돈 하지만 막상 원하는 돈이 얼마인지에 대한 개념은 없다. 그저 다다익선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얼마를 벌고자 하는지 기준이 없다. 막연하게 100억 정도면 부자라고 느낄 것 같다는 생각 정도만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원하는 돈의 성격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과시용 돈을 원한다. 사람들의 이목을 받기를 위해서 그리고 자랑질을 하기 위한 돈이 필요하다. 성공을 담보하기 위한 돈 말이다. 돈에 대한 개념이 얕고 통속적이다. 과거의 나도 그랬다. 복수를 위한 돈도 있다. 어린 시절 돈 없는 설움에 마음속에 칼을 갈고 쟁취한 돈이다. 그런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은 그 칼에 마음을 베이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욕망을 위한 돈도 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위태로움도 무릅쓰고 목숨을 걸고 쟁취한 돈이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보면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풍요로운 돈이다. 내가 추구하는 돈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을 믿으며 돈은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생각이다. 돈 보다 마음의 평화를 먼저 생각한다. 당신은 어떤 돈을 추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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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나는 왜 돈에 집착했나. 


30대 중반 전에 결혼했다. 다소 늦은 결혼이었다. 결혼하기 전까지 대충 산 것 같다.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면서 목표도 야망(?)도 없이 남들이 사는 만큼만 살면 되는 줄 알았다.


IMF 사태 때 모든 걸 잃었다. 살던 집도, 동고동락했던 친구도, 믿었던 후배도, 신뢰했던 선배도 그리고 남편으로서의 지위와 자격마저도 잃었다. 전세 얻을 돈이 없어 처가살이를 1년 정도 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기였지만 나중에 알았다. 그 고통의 시간이 성장통이었다는 사실을...


그 후 뼈아픈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스스로에 다짐했다. 절대 속지 않는다. 믿을 건 자신뿐이다는 좌우명을 뼈에 새겼다. IMF 때 수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았지만 다행히 우리 회사는 벼랑 끝에서 살아남았다. 야근을 밥 먹듯이 했지만 기사회생한 회사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회사에 오래 남아있고 싶었다. 그렇게 10년간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열심히 일 한 만큼 회사에도 인정도 받고 우수 사원 표창도 몇 번 받았다.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에 본사 근무를 그만두고 지점 영업직을 지원했다. 지금 생각하면 객기 반, 용기 반의 선택 있지만 운이 좋았다. 몇 년 간 영업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잘 했다. 나중에 계산해 보니 22년간 받은 월급만큼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내 나이 40대 중반이었다. 가장 잘나가던 시기였고 자신감이 넘치던 때였다.


호사다마라고, 그렇게 기고만장하다 실족하여 큰 부상을 당했다. 감독원 감사를 받고 곧이어 중징계를 받았다. 징계를 받은 사실보다도 임원들 관심 범위에서 멀어졌다는 생각이 더 괴로웠다. 잠시나마 임원을 꿈꾸던 직장인의 로망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


임원의 꿈을 접고부터 일 대신 재테크에 더 관심이 갔다. 증권회사에 다녔으니 주식은 물론이고 펀드,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부동산 경매 그리고 금 투자까지 해볼 만한 것은 다 해봤다. 하지만 돈은 좀처럼 눈에 띄게 불어나지 않았다. 때가 되었는지 아니면 운이 좋았는지 50대 중반부터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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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돈에 집착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가난 때문도 아니고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성공의 증거로서 돈이 필요했던 것 같다. 부모님에게 장인. 장모님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나락으로 떨어진 위상을 회복하고 싶었다. IMF 사태로 한없이 떨어진 자존심을 돈으로 회복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재기의 증거로서 돈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 당시 돈 이외에 모든 게 다 부차적인 문제로 보였다. 


심리적인 은퇴(65세)를 7년 앞둔 현재는 돈을 떠나 평온하고 여유롭게 살고 싶다. 가끔 친구들과 만나면 다들 건강과 돈 얘기뿐이다. 돈과 건강이 중요한 것은 알겠는데 전부는 아니다. 다만 돈은 필요한 만큼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대 사회에서 돈은 버는 비결은 무엇인가?


남 보다 잘 사는 비결은 원시시대는 주먹(힘) 이었다. 즉, 폭력과 공포심으로 상대방을 제압했다. 아직까지 그 잔재가 조폭이라는 흔적으로 남아 있다. 조선시대까지 잘 사는 비결은 신분이었다. 귀족의 특권으로 일반 평민들을 수탈하여 호의호식했다. 현대 사회는 돈이다. 돈은 누구에게 폭력을 쓰지도 수탈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주지 않던가? 돈은 상대방에게 만족을 주어야 벌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돈이 그나마 가장 공정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유의 주장에 동조하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것이다.


돈을 버는 비결이 감수성이라고 하면 다들 갸우뚱일 것이다. 감수성은 타인의 아픔과 불편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정서적 반응이다. 인류 공영과 공존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곧 감수성이다. 돈을 버는 사람들은 타인의 불편과 아픔을 치유하고 해결해 주고 행복과 기쁨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지갑을 기꺼이 열지 않던가? 당신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고 있는가? 잘 살기 위해선 남이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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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아무나 성공할(돈 벌) 수 없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도 없고 타인의 불편과 아픔에 눈을 감고 사는 사람은 큰 것은 고사하고 구멍가게 하나도 제대로 꾸려나가기 어렵다. 아직까지 나는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이 큰 성공은 고사하고 작은 성공 하나도 제대로 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세상이 정의롭게 보이지 않아도 나름 정의롭게 움직인다.


인생의 시기마다 달라지는 돈에 대한 생각 


삶은 처음과 다르게 매번 나의 생각을 시험하고 기만하고 심지어 배반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길 잃은 생각과 신념을 다시 제자리에 올려놓아야 한다. 생각은 변질되기 쉽다. 의지는 약해지고 처음의 결심과 생각은 희미해진다.


돈에 대한 생각도 예외일 수 없다.. 수시로 바뀐다. 원망의 돈이었다가 간절한 돈으로 바뀐다. 없어도 그만인 돈이었다가 꼭 필요한 돈으로 바뀐다. 인생의 시기마다 나이에 따라 돈에 대한 욕망은 밀물과 썰무처럼 들어왔다 물러났다를 반복한다. 그래서 돈은 풍족하면 풍족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잘 관리되어야 한다. 돈은 방치하면 안 될 중요한 부분이고 절대 시 하면 오히려 위태로워진다. 그래서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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