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현직 시니어가 말하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여는 멘토링 방법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40년 현직 시니어가 말하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여는 멘토링 방법

글 : 송양민 / 가천대학교 명예교수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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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년이 되어 직장에서 퇴직하더라도, 우리가 사회생활을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내가 살아가는 지역사회(community)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몰두하다보면 은퇴생활의 또 다른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지역사회 자원봉사활동이고, 그 가운데서도 최근 주목받는 활동이 자신이 경험했던 지식과 생존기술을 다음 세대에게 가르쳐주는 ‘멘토링(mentoring)’ 또는 ‘코칭(coaching)’이다. 


 시니어들은 오랜 경험과 지식 축적을 통해 인생의 지혜가 풍부하다. 이런 시니어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생활지도와 조언 등을 하면서 젊은이들이 세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잠재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젊은 시절, 같은 그룹 회사를 다녔던 CEO와 임원들이, 특정고교와 대학을 함께 다녔던 동창들이 팀을 만들어, 대학생과 신입사원 등 후배들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이 그런 사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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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멘토링 경험에서 느낀 것 


멘토링과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선배 세대의 인내심(忍耐心)이 아닌가 싶다. 멘토링과 코칭은 사회적으로 좋은 뜻을 가지고 있으나, 실제 멘토링을 진행하다보면 좋은 효과를 거두는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가에서 이뤄지는 선배세대의 멘토링 사업을 보면, 5년 이상 지속된 사례를 찾기 힘들다. 초기에는 학생들의 호응이 크다가도, 몇 년이 지나면 열기가 확 식어버린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요즘 젊은이들은 ‘무엇을 꼭 성취해야겠다.’는 의지가 별로 강하지 않다. 특히 마음가짐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이 약하다. 그래서 선배세대들이 “책을 많이 읽고 인문학 지식을 쌓아야 통찰력이 커진다.”고 하거나 “기술을 배우면 취업능력이 높아지고, 미래의 생활이 편해진다.”고 말하는 게 별로 먹히질 않는다. 대학졸업 후 부닥칠 어려운 세상에 대해서 부모가 잘 가르쳐주지 않았고, 지금까지 누려온 생활도 매우 풍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업의 공포’, ‘빈곤의 공포’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지금 누리는 안락한 생활이 앞으로 오랫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친구들과 즐겁게 노는 시간을 포기하고, 밤을 새며 공부해야 하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밤을 새며 공부하는 소수(少數)의 학생들도 있다. 이러한 결과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소수의 부자와 대다수의 가난한 사람으로 나뉘는 이른바 ‘사회양극화’, ‘소득양극화’ 현상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회가 되어갈수록 선배세대의 멘토링 책무는 중요해진다고 하겠으나, 대학가에서 이뤄지는 멘토링 분위기는 약간 싸한 느낌이다. 교수들은 매학기 지도학생들과 1~2차례씩 만나, 학업상의 애로와 취업 고민 등을 청취하고 상담을 해준다. 그런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상담 신청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교수가 강제로 상담시간을 정해 만나자고 통보해야 겨우 상담실로 오는 편이다. 

 

또 수업 중에 질문을 하라고 해도 많은 학생들이 침묵으로 일관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만 이런 것인지 몹시 걱정이 되어, 다른 대학 교수들을 만날 때마다 그쪽 학생들은 질문을 하는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대답을 종합해보면, 요즘 대학들 분위기가 다 그렇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입학해서, 줄곧 화상수업으로 공부해온 학생들은 토론식 수업에 더욱 적응이 안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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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선택이 효과를 좌우한다 


그래서 필자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편하게 받아들이는 동영상(유튜브)와 신문 등 시각적(視覺的) 자료를 자주 이용해 강의를 한다. 유튜브와 신문이 다루는 주요 이슈에 대해 먼저 자료를 읽거나 시청하도록 한 뒤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는 게 좋을지를 놓고 얘기를 나누는 것이다. 머릿속에만 등장하는 탁상공론(卓上空論)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이슈를 확인하고 다루다 보니 효과가 꽤 있는 편이다.    


특히 유튜브에는 저명한 석학(碩學)들의 훌륭한 강연과, 공중파 방송들이 정리해놓은 다큐멘터리와 특집취재 프로그램이 아주 많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신문기사 아카이브(archive)도 교육 자료의 보고(寶庫)이다. 주제어나 사람 이름(강연자)을 입력하면 관련 자료들이 수 십 개, 수 백 개씩 쏟아진다. 이런 자료들을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고른 뒤에, 단체 카톡방에 올리고, 미리 읽거나 시청하고 오라는 과제를 부과하기도 한다.       

 

작년부터는 학생상담 방법을 약간 바꿔보았다. 특별한 개별적 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은, 교수연구실 대신에 학교 커피숍이나 식당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는 방식을 사용한다. 아무래도 교수연구실 상담은 분위기가 딱딱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편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장소를 택하는 것이다. 일반 회사에서 상사가 부하직원과 대화를 하거나, 조언을 해야 하는 경우, 장소를 잘 선택해야 기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40년 현장경험에서 얻은 3가지 노하우  

 

필자는 신문기자로 25년, 대학교수로 15년을 일하고, 내년 2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평생을 정보와 지식을 판매하는 업종에서 일한 셈이다. 달리 표현해서, 말하기와 글쓰기 기술을 익혀 밥벌이를 해온 셈인데, 40년 현장 경험을 통해 필자가 익힌 몇 가지 노하우를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먼저, 추상적인 말(조언)보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한 설명과 비유가 사람들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냉정한(cold type) 신문 기사보다는 생생한(hot type) 동영상이 사람들의 집중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단순히 말로 하는 강의보다는 동적인 ppt 사용 강의가 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말하는 사람(화자, 話者)와 듣는 사람(청자, 聽子)이 서로 마음을 열고 교류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을 때에 이뤄진다.


그러나 세상을 둘러보면, 그런 일은 별로 없는 듯하다. 그래서 학생들이 다 좋은 성적을 받기 힘들고, 신입사원들이 다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하나 확실한 것은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훌륭한 상사 밑에서 훌륭한 부하직원이 길러진다는 점이다. 후세대의 훈육과 교육은 어디까지나 앞선 세대의 책임이라는 점에서, 시니어 멘토링이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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