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기술로 먹고 살려는 이에게 하는 마지막 당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퇴직 후 기술로 먹고 살려는 이에게 하는 마지막 당부

글 : 버들치 / 작가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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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퇴직 후 거의 쉬는 시간 없이 바로 취업했다. 아니, 먼저 취업을 하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남들은 실업급여를 타먹으라고(?) 했지만 나는 타먹는 게 싫다. 어디 실업 급여만 그렇겠는가? 국가로부터 타먹는 것 중에 자랑스러운 것이 있기나 한가? 상당 부분이 꽁돈이라는 이미지가 겹친다. 실업 급여의 취지는 실직한 노동자가 구직할 때까지의 최저생계비 정도를 지원하자는 목적이다. 실직한 노동자는 맞지만 최저생계비를 지원받아야 할 만큼 취약계층은 아니다. 또 자발적으로 바로 취직한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실업 상태 없이 바로 취직하는 것이 좋다. 고용보험료를 냈으니 받을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받아도 족하다. 내겐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실업급여를 타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꽁돈을 모두 똑같이 갈라 먹는 게 평등이 아니다. 그러나 요즘 돌아가는 것을 보면 소 키울 생각은 않고 모두 잡아먹을 생각만 하는 것 같다. 능력에 따라 상황에 따라 평등해야 한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더 일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사회 안전망의 혜택을 보면 된다. 평등이 뭐 대단한 일이 아니다. 자신이 맡은 소임을 꾀부리지 않고 하는 것이다. 꾀를 부리는 사람이란 능력 밖의 일을 도모하거나 놀고먹는 것을 당연시 하는 사람이다. 


퇴직 후 기술 배우며 몸으로 체득한 11가지 


지금까지의 글을 요약해 보자면...


1 퇴직 후의 계획은 미리미리 세워 두는 것이 좋다. '닥치면 하지'라는 생각은 항상 후회를 동반한다. 계획한 일은 무조건 몸으로 부딪혀봐야 한다. 


2. 제2의 직업은 자신이 몸담은 직업과 관련이 없는 생소한 분야의 일이라면 좋을 것이다. 그래야 흥미도 있고 지루하지 않다.


3. 기능을 누가 친절하게 가르쳐 줄 거란 생각은 아예 집어치워야 한다. 그런 사람은 없다. 아무 연고도 없는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은 사기꾼뿐이다. 


4. 요즘 기능을 배울 때 국비지원을 많이 해준다. 도배와 중장비, 타일 학원 등은 모두 국비로 배웠다. 개인당 3백만 원까지 지원해 준다.


5. 조직 생활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어느 조직이나 또라이들이 꼭 한 명 씩 있기 때문이다. 또라이와 싸우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럼 평생 여기저기를 전전할 수 밖에 없다. "어, 우리 조직은 또라이가 없는데..."라고 하는 분이 계시다면 당신이 또라이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6. 기능을 배울 때마다 갈등이 생긴다. '써먹지 못할 수도 있는데'라는 의심을 하는 순간 게을러진다. 그러나 막상 수업이 시작되면 또 어떻게 어떻게 이어간다. 모르는 걸 배웠다는 생각이 그냥 좋았다. 편하게 놀고먹을 생각을 걷어차면 생동감이 생긴다.


7. 기술교육원을 통해 기술과 기능을 배우는 것도 좋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기술교육원이 있는데 서울에 주소를 둔 사람이 대상이며 북부, 동부, 중부, 남부 등 네 곳에 교육원이 있다. 무료 교육이고 주간반과 야간반이 있다. 그 외 한국 폴리텍 대학이 있는데 실직자만 대상이고 주간만 있다. 그밖에 건설기술교육원이 있다. 모두 다 무료다.


8. 모든 기능은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배우는 게 좋다. 특히 체력을 요하는 미장, 타일 등은 늦어도 40대 중반에 진입하는 것이 좋겠다. 체력적으로 50이 넘어가면 힘이 부친다. 자신의 체력과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여 업종을 결정해야 한다.


9. 시설 관리인이 되기 위해선 자격증이 필요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자격증은 전기기능사, 소방안전관리자, 공조냉동기능사, 열관리기능사, 건축도장기능사 등 어느 한 가지라도 있으면 족하다. 늦은(?) 나이라면 처음부터 정규직을 기대하지 말고 기간제로 출발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10. 시설 관리 중 교대 근무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심야 시간의 취침이다. 큰 시설이 경우 보통 2사람 이상이 함께 자는데 잠버릇이 다양하다 보니 잠결이 예민한 사람은 무척 괴롭다. 또 팀원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사소한 다툼도 많다. 잠결이 밝은 사람은 교대 근무 조가 자신 1명인 작은 조직이 들어가는 것이 좋다. 조직원이 적으면 남들과 섞일 일이 없어 적적하지만 속은 편하다. 


11. 가장 중요한 얘기다.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 것이라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인생의 모든 부분이 그렇지만 대충 하겠다거나 일단 맛이나 보겠다고 시작하면 답이 없다.


지금까지 기능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나름의 노력과 발자취를 회상해 보았다. 기능을 배울 때 월 4백을 목표로 했었다. 가능한 일이지만 나이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달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40대 초반이라면 기능을 배워 좀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50대라면 돈에 대한 기대를 접는 편이 좋다. 물론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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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단점보다 장점에 주목하자


직업을 찾을 때 단점에 주목하면 할만한 직업은 아무것도 없다. 그동안 내가 열거한 기능 중에 어디 배울만한 기능이 하나라도 있던가?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간 저래서 안 좋다. 그보단 장점에 주목하라. 그 일을 하면서 내가 발전적인 그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찾아야 한다. 더 높은 레벨로 가기 위한 가능성을 찾아 직업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간은 이래도 가고 저래도 간다. 아무 의미 없이 흘려버리는 시간이 꽤 많다. 초창기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우두커니 있다가 갑자기 마음을 다잡고 무엇을 해 보겠다는 생각은 정말 어리석다. 생각만으로 일을 도모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판. 검사가 되고 대통령이 되었을 것이다. 실행이 없는 생각은 사상누각이다. 개인의 발전과 위대함은 계획을 세워서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자못 지난하고 험난하다. 모두가 그 지루함과 재미없음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떨어진다.


형편이 된다고 놀고먹을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자신을 위해서도 아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노는 것도 타고나야 한다. 은퇴하기 전에는 은퇴한 후의 낭만적인 여러 계획을 세우지만 정작 은퇴하고 나면 낭만적인 놀이가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시골의 전원주택에서 목가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는 사람도 많다. 혼자 가서 생활할 수 있는 분이라면 좋지만 아내와 함께 갈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것이 좋다. 장인어른이 시골로 내려가시고 친구 한 명도 전원주택에 산다. 그러나 장인어른이든 친구든 내가 부러워할 만한 사람은 없다. 다만 왜 저렇게 불편하게 살까라는 생각은 해봤다. 전원주택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서울로 되돌아오는 것은 어렵다. 오른 집값과 자신의 선택이 잘 못되었음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생 후반으로 갈수록 신중해서 나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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