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옷’ 입은 치매환자, 어디서 뭐 하는지 다 알 수 있다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스마트 옷’ 입은 치매환자, 어디서 뭐 하는지 다 알 수 있다

글 : 이경원 / 텍사스 주립대학 교수 2023-04-06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치매로 고생하는 사람이 5000만 명이 넘는다. 그 수는 2030년 8200만 명, 2050년에는 1억5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인구 증가라는 전 세계적 추세로 인해 가족 간병인들이 짊어진 책임과 고충, 어려움들을 돌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가족 간병인은 치매에 걸린 가족을 보살피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많은 부담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겪은 코로나는 나이·성별·인종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특히 치매환자들과 간병인에게 미친 영향은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와의 접촉이 줄어들고 야외활동이 중단되면서 치매환자들은 인지, 행동, 일상생활 기능 수준 저하를 보였다. 지역사회 및 장기요양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 기간이 길어지고, 치매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치매 가족 간병인들 또한 정서적 스트레스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하지만 소득도 있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많은 연구인들과치매 전문의들은 치매 간병에 원격 의료, 비디오 및 전화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로 다양한 기술이 가족 간병인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들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소소하지만 반복적인 간병 활동을 돕는 것들이 많아, 늘 치매 부모님 곁에 붙어있어야 하는 가족들에게 어느 정도의 숨 쉴 틈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 가지 기술을 소개한다. 




1. 치매환자 밀착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옷(Smart Clothes)’ 


‘스마트 옷’은 일상생활 활동 척도를 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치매환자의 걸음 수, 위치, 밤에 일어나는 횟수, 자세, 외출 시간 등을 모니터링한다. 집에서 지내는 치매환자의 경우 가족간병인의 감독 없이 집을 떠나려는 시도를 하는지,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알 수 있다. 길을 잃어 헤매고 있을 때 위치를 추적할 수 있고, 밤에 일어나는 빈도수 등을 체크하면서 환자의 전반적인 일상생활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정보들이 해당 스마트폰 앱에 저장되기 때문에 의료진과 공유할 수 있고, 나아가 간병 지원을 강화하는 데 참고가 된다. 


대만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치매환자에게 스마트 옷을 24시간 착용하게 하고, 그들의 생활 정보가 간호사의 스마트폰 앱에 전송되도록 설정했는데, 이를 통해 간호사는 치매환자들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게 됐고, 추후 어떤 간병 활동이 얼마나 필요한지도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를 통해 가족들은 치매 가족 간병에 있어 실제적인 도움을 얻고 있다. 




2. 약 복용 챙겨주는 알람 ‘리마인더 로지(Reminder Rosie)’ 


대부분의 치매환자는 인지기능을 위한 약물부터 시력 관련 또는 몸 떨림 방지 약까지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게 된다. 어떠한 약은 취침 직전에 먹어야 하고, 어떤 약은 아침 공복에 먹어야 하는 등 복잡한 지침을 따라야 한다. 가족 간병인이 매일 옆에서 챙겨주지 않는다면 이러한 약물 관리는, 특히 기억력으로 고생하는 치매환자에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최근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 섭취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에서부터 제 시간에 적정 약을 내보내는 전자 약물통까지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가령 ‘리마인더 로지’라는 제품은가족 간병인이 스스로 최대 25개의 음성 메시지를 녹음하고 일정 시간에 녹음이 켜질 수 있도록 예약할 수 있는 핸즈프리 알림 기계다. 예를 들어 1시가 되면 “아빠, 오후 1시예요. 지금 빨간알약 2개와 파란 알약 1개를 드세요”라고 자녀들의 목소리가 플레이 되는 식이다. 익숙한 목소리로 알람을 듣게 되면 치매환자가 마음의 위안을 얻게 돼 실제로 잊지 않고 약을 먹게 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알람 설정 시 약물과 관련한 메시지뿐만 아니라 병원 방문, 생일, 가족 방문 등과 같은 일정에 대한 알람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 전반에 도움이 된다. 




3. 치매 노인에 최적화된 휴대전화 ‘라이블리(Lively)’ 


‘라이블리’는 의료 경보 기기이자 대부분의 서비스가 스마트폰과 유사한 제품이다. 노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인터넷 및 통화 플랜도 제공하고 있다. 라이블리의 역사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반에 라이블리는 노인 친화형 휴대전화로 시작했다. 복잡한 핸드폰 기능을 단순화해 노인들에게 필요한 전화·문자·사진 등 소수의 기능만 탑재한 것이다. 단순화된 메뉴 및 대형 아이콘을 통해 노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를 시작으로 2015년 12월 노인과 간병인들을 위한 건강·의료·안전 앱을 추가하고, 콜센터 긴급 대응 상담 서비스까지 더해지면서 노인 건강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미국에서 90만 명 넘는 노인이 이 제품을 사용 중이라고 한다. 


라이블리는 기존 스마트폰에 라이블리 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고, 라이블리 노인 친화형 휴대전화를 별도로 구매해 쓸 수도 있다. 라이블리 노인 친화형 휴대전화는 증폭 스피커가 있어 청력이 좋지 않은 노인이 보다 쉽게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긴급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의료 경보 기계(목걸이형)는 치매환자들의 GPS 위치 추적뿐만 아니라 활동 모니터링, 넘어짐 감지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사용자가 넘어지는 등 비상상황이 벌어질 경우, 버튼을 누르면 비상 대응 콜센터 직원과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고 한다. 기계 자체가 방수 기능이 있기 때문에 노인의 넘어짐 빈도수가 높은 화장실, 샤워 부스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길 잃어도 걱정 끝!




 4. ‘프로젝트 라이프세이버(Project Lifesaver)’


손목에 팔찌처럼 차는 이 기계는 무선 주파수를 사용해 길을 잃은 노인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의 몇몇 도시에서는 이 기계에서 전송하는 무선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치매환자가 보호자 없이 집에서 나와 방황할 경우 가족 간병인이 이를 신고하면, 경찰은 팔찌가 전송하는 무선 신호를 사용해 그들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예컨대 뉴욕의 웨스트체스터 카운티(Westchester County)는 ‘모두가 살기 좋은 커뮤니티 구축’이라는 모토 아래 이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찰관에게 치매환자에 대한 교육까지 시키고 있다. 프로젝트 라이프세이버의 한 담당자는 “프로젝트 라이프세이버는 치매환자의 안전을 위한 기기지만, 결국 간병인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말했다.


치매환자가 방황하고 길을 잃는 경우, 간병인이 받는 스트레스는 보통이 아니다. 치매환자가 집 안에서 넘어지거나 약을 먹는 시간 등을 놓치게 될 경우 간병인은 본인이 간병활동을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죄책감으로 마음고생을 하기도 한다. 때문에 가족 간병인이라면 매년 개발되고 또 개선되고 있는 다양한 성능의 기기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환자를 위해, 간병인 스스로를 위해, 이런 기술에 대한 정보를 알고 이용해 간병활동의 부담을 덜 필요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등으로 타인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우 이러한 기술의 혜택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출처: 투자와연금 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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